[이코노미세계] 경기 서남부 대표 성장 도시 시흥시가 ‘정책 자립 도시’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단순 행정 집행을 넘어, 스스로 정책을 설계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구조로의 변화가 본격화됐다는 평가다.
임병택 시흥시장은 최근 “60만 시흥시민의 바람을 담은 시흥시정연구원이 출범했다”고 밝히며, 도시 성장 단계에 맞는 정책 연구 기반 마련을 강조했다.
이번 시정연구원 출범은 단순한 조직 신설이 아닌, 시흥시가 ‘도시 경쟁력의 축’을 어디에 두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읽힌다.
시흥시는 최근 수년간 급격한 인구 증가와 산업 구조 변화를 동시에 겪어왔다. 인구 50만을 넘어선 도시는 더 이상 단순한 행정 운영만으로는 대응이 어려운 복합 문제에 직면한다.
교통, 주거, 교육, 산업, 환경 등 다양한 정책 영역이 서로 얽히며 고도화되는 가운데, 외부 용역 중심의 단기 정책으로는 한계가 명확해졌다.
임 시장이 “정책을 연구하고 제안하며 비전을 제시할 연구원을 만들 자격이 생겼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구조적 변화를 반영한다.
눈에 띄는 대목은 ‘어려운 재정 여건’ 속에서도 연구원 설립을 강행했다는 점이다. 임 시장은 “어려운 재정 상황이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는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방정부의 연구기관은 단순 비용이 아니라, 정책 실패 비용 절감, 중복 사업 방지, 국비 확보 전략 강화 등 장기적으로는 재정 효율성을 높이는 투자로 평가된다.
이번 시정연구원은 약 10여 명의 박사급 연구진으로 출범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초기 단계에서 ‘정예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목할 점은 단순 연구기관이 아닌 ‘실행형 싱크탱크’를 지향한다는 점이다.
기존 일부 지방연구원이 학술 중심 보고서 생산에 머물렀다면, 시흥은 정책 설계, 실행 지원, 성과 분석까지 연결하는 구조를 목표로 한다. 이는 행정과 연구의 ‘분리’가 아닌 ‘결합’을 통해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초대 원장으로는 행정 경험과 전문성을 겸비한 이소춘 원장이 취임했다. 연구기관의 성패는 조직 규모보다 ‘리더십’에 좌우된다는 점에서, 초대 원장 인선은 중요한 변수다.
행정 경험이 있는 원장은 정책 현실성 확보, 부서 간 협업 조율, 정치·행정 리스크 관리에 강점을 가진다. 이는 연구 결과가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는 ‘전환율’을 높이는 핵심 요소다.
임 시장은 시정연구원을 “시흥시민의 씽크탱크이자 자부심”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연구기관의 성과는 단순한 ‘보고서 수’가 아니라,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로 평가받는다.
향후 연구원이 집중해야 할 핵심 과제로는 신안산선 등 교통 인프라 대응 전략, 정왕·배곧 등 지역 간 균형 발전, 산업 구조 고도화 및 일자리 창출, 교육·복지 통합 정책 등이 꼽힌다.
특히 시흥은 산업·주거·해양이 결합된 복합 도시 구조를 가지고 있어, 맞춤형 정책 설계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시정연구원 출범은 단순한 조직 신설을 넘어, 지방정부가 ‘정책 생산자’로 전환되는 흐름을 상징한다. 중앙정부 의존형 정책에서 벗어나, 지역 특성에 맞는 전략을 스스로 설계하는 ‘정책 자립’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시흥의 선택이 성공한다면, 중소·중견 도시들에게도 하나의 모델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초기 성과 창출과 조직 안정화, 정치적 중립성 확보 등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결국 관건은 하나다. 연구가 ‘책상 위 보고서’로 남느냐, 아니면 ‘시민 삶을 바꾸는 정책’으로 이어지느냐다. 시흥시정연구원이 그 답을 증명해야 할 시간이 시작됐다.
이코노미세계 / 이해창 기자 okna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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