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폭염이 이어지는 한여름, 이현재 하남시장이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민생 현장으로 향했다. 시민의 일상과 밀접한 생활폐기물 적환장을 비롯해 폭염에 취약한 주거 환경과 지하철역 등을 우선적으로 살폈다. 무더위 속에서 일하는 현장 노동자의 안전과 취약계층 보호, 시민 생활환경 개선을 시정의 우선순위에 놓겠다는 행보다.
이 시장은 3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민생 현장으로 왔다”며 적환장과 폭염 취약 거주지, 지하철역 등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번 현장 행보에서 특히 눈길을 끈 곳은 생활폐기물 적환장이다. 적환장은 가정과 상가 등에서 수거한 폐기물을 일정 장소에 모은 뒤 처리시설로 옮기는 중간 집하 공간이다. 시민에게는 좀처럼 드러나지 않지만, 도시의 위생과 생활환경을 유지하는 핵심 기반시설이다.
여름철 적환장은 악취와 해충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작업자의 노동 강도도 높아진다. 폐기물의 종류가 제대로 구분되지 않은 채 섞여 들어오면 선별에 더 많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하다. 깨진 유리나 날카로운 금속류가 일반 쓰레기와 함께 배출될 경우 작업자가 다칠 위험도 있다.
이 시장이 적환장 방문 과정에서 생활폐기물의 ‘투명 비닐 모아 배출’을 언급한 것도 이런 현장의 어려움을 직접 확인했기 때문이다.
또한 “여러 차례 적환장을 통해 민생 현장을 방문해 보니 생활폐기물을 투명 비닐에 모아 배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투명 비닐 배출은 혼합배출을 방지하고 선별장의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작업자의 안전과 편리성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핵심은 배출 단계에서부터 폐기물의 내용물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내용물이 보이지 않는 봉투에 여러 종류의 폐기물이 뒤섞이면 수거·운반 단계에서 이를 구분하기 어렵다. 결국 선별장에서 작업자가 봉투를 일일이 뜯고 내용물을 확인해야 하는 부담이 커진다.
반면 투명하거나 내용물을 확인할 수 있는 봉투를 활용하면 잘못 배출된 폐기물과 위험 물질을 비교적 빠르게 식별할 수 있다. 재활용품과 일반폐기물이 섞이는 것을 줄이고 선별 과정의 효율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이 시장의 판단이다.
다만 투명 비닐 배출을 실제 정책으로 추진하려면 세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현행 종량제봉투 사용 원칙과 어떤 방식으로 조화를 이룰 것인지, 적용 대상을 일반폐기물로 할지 재활용품으로 한정할지 등을 명확히 해야 한다. 투명 봉투 사용에 따른 사생활 노출 우려와 시민의 추가 부담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
따라서 현장의 아이디어가 제도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폐기물 종류별 배출 기준과 적용 범위를 구체화하고, 시범사업을 통해 효과와 문제점을 검증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시민에게 새로운 배출 방식을 요구하기에 앞서 충분한 안내와 의견 수렴도 필요하다.
이번 민생 점검은 폭염 취약 주거 환경으로도 이어졌다. 냉방시설이 충분하지 않거나 단열 성능이 떨어지는 주택에 거주하는 시민에게 폭염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재난이 될 수 있다.
특히 홀몸노인과 장애인, 만성질환자 등은 폭염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온열질환 위험이 크다. 행정기관이 이들의 거주 상태와 냉방기 작동 여부, 무더위쉼터 이용 가능성 등을 세밀하게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지하철역도 폭염 대응과 시민 안전을 동시에 살펴야 하는 대표적인 생활 현장이다. 출퇴근 시간대 이용객이 집중되는 데다 역사 안팎의 온도 차이가 크고, 이동이 불편한 교통약자에게는 환승과 대기 과정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
시는 역사 내 냉방과 환기 상태, 승강장과 이동통로의 안전시설, 교통약자를 위한 편의시설 등을 지속해서 점검할 필요가 있다. 현장에서 확인된 불편 사항이 시설 개선과 운영 대책으로 연결될 때 현장 행정의 의미도 커진다.
이 시장의 이번 행보는 시민의 일상을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현장에 행정의 시선을 돌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깨끗한 거리와 안전한 지하철역, 폭염 속에서도 유지되는 생활환경 뒤에는 환경미화원과 폐기물 선별 작업자, 시설 관리 노동자들의 노력이 자리하고 있다.
이 시장은 현장 관계자들에게 “고생이 많다”며 감사의 뜻도 전했다. 그러나 현장 노동자에 대한 격려가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려면 휴게시설과 냉방 장비 확충, 충분한 휴식시간 보장, 안전장비 지급 등 구체적인 근무환경 개선책이 뒤따라야 한다.
과제는 현장에서 발견한 문제를 얼마나 신속하게 정책으로 전환하느냐에 있다. 적환장에서 제기한 배출 방식 개선 방안은 관련 부서의 검토와 시민 의견 수렴을 거쳐 실행 가능성을 따져야 한다. 폭염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일회성 방문을 넘어 정기적인 안부 확인과 냉방 지원, 긴급 대응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민생 행정의 성과는 방문한 현장의 수가 아니라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로 평가된다.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시작한 이 시장의 현장 행보가 생활폐기물 처리체계 개선과 폭염 취약계층 보호, 대중교통 이용환경 향상으로 이어질지 기대된다.
이코노미세계 / 이주은 기자 pin82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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