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2025년의 끝자락, 김보라 안성시장이 전한 송년사는 한 해의 성과를 나열하는 관행적 보고와는 결이 달랐다. 수상 실적과 숫자는 등장했지만, 중심에는 ‘누가, 어떤 삶의 변화를 겪었는가’라는 질문이 놓여 있었다. 행정·복지·안전·문화·산업 전반을 관통한 메시지는 분명했다. “도시의 성장은 시민의 일상에서 증명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 시장은 2025년을 “어느 하나 쉬운 과제가 없었던 해”로 규정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기후위기, 재난 위험의 상시화 속에서 지방정부의 선택지는 결코 넓지 않았다. 그럼에도 안성은 ‘시민중심·시민이익’이라는 원칙 아래 정책 방향을 유지했고, 그 결과는 수치로도 드러났다.
안성의 인구는 21만 명을 넘어섰다. 단순한 증가가 아니라, 도시가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기능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2025년 안성시는 행정·재정·복지·교육·문화·농업·환경 등 전 분야에서 40여 개의 상을 받았다. 그러나 김 시장은 이를 “자랑의 목록”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해 온 과정의 결과표”라고 선을 그었다.
정신건강증진사업, 1인가구 지원, 사회복지종사자 처우 개선, 민·관 협력 사례관리 등은 공통점이 있다. 정책의 대상이 아닌 ‘사람의 삶’을 중심에 둔 설계였다. 주거복지대상 최우수, 주택행정 최우수 등 주거 분야 성과 역시 임대료·관리비·이사 부담이라는 시민의 실제 고민에서 출발했다.
재난관리평가, 안전한국훈련, 풍수해·대설·한파 대응 평가에서 안성은 모두 우수 성적을 거뒀다. 눈이 오면 가장 먼저 출근하고, 기상특보에 퇴근을 미루며 현장을 점검한 것은 일선 공무원들이었다.
이 과정에서 확보한 4억5천만 원의 포상금은 다시 시민 안전에 재투자된다. 김 시장은 “일상의 무탈함은 보이지 않는 책임의 축적”이라고 강조했다. 교통안전지수 상승과 교통분야 최우수 평가 역시 행정만의 성과가 아닌 시민의 참여와 준법 의식이 더해진 결과다.
미세먼지 저감, 하수도 운영, 환경개선부담금 징수율 최우수 평가는 시민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했다. 농업 분야에서도 지역먹거리지수, 농정업무평가, 스마트축산 AI 경진대회 대상 등 성과가 이어졌다.
특히 고향사랑기부제는 상징적이다. 목표액 20억 원 조기 달성, SBS 고향사랑기부대상 ‘대상’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 수상은 참여가 필요를 정확히 찾아가고, 변화로 응답한 사례로 평가된다.
안성 밤마실, 바우덕이축제, 동아시아 문화도시 선정은 문화가 소비를 넘어 공동체를 묶는 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면 지역 작은도서관, 평생학습관, 공감센터, 가족센터 등은 단순한 공공시설이 아니라 사람을 잇는 사회적 인프라로 기능하고 있다.
이용자 수 증가는 곧 체감 변화다. “도움을 청해도 괜찮다”는 믿음,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용기가 공간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유네스코 글로벌 학습도시 네트워크 가입과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은 안성의 도시 철학이 국제 기준에서도 유효함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명패가 아니라 ‘안성에서 나고 자라며 배우고, 일하고 살고 싶은 도시’라는 정책 목표가 구조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2025년은 산업 전환의 분기점이기도 했다. 1조2천억 원 규모 미래 모빌리티 배터리 캠퍼스 착공, 산업진흥원 설립 추진, 안성–화성 반도체 고속도로 민자 적격성 통과는 도시의 다음 10년을 가를 변수다. 김 시장은 “안성의 미래는 외부가 정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든다”고 강조했다. 2026년, 전략산업 육성·민생경제 활성화·에너지 전환·생활인구 확충이 과제로 제시됐다.
송년사의 마지막은 다시 시민이었다. 새벽 이웃의 눈길을 함께 쓸던 사람, 김장 한 포기를 더 얹어 안부를 묻던 손길, 이름 없는 기부자와 자원봉사자들. 김 시장은 “이 모든 장면이 안성을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성과를 말했지만, 결론은 명확했다. 도시는 숫자가 아니라 사람으로 완성된다. 2025년 안성이 남긴 메시지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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