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를 위해 애쓰는 분들 덕분에 살 만한 세상”
[이코노미세계] 선거가 끝나면 정치도 잠시 쉬어갈 것 같지만, 지방자치의 현장은 오히려 그때부터 다시 시작된다. 시민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듣고, 공동체를 연결하며, 삶의 현장을 살피는 일이 지방정부의 본래 역할이기 때문이다.
최근 김보라 안성시장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한 주말 일정은 이러한 지방행정의 본질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읽힌다. 선거운동 기간 동안 미뤄졌던 각종 지역행사에 참석하며 시민들과 다시 만난 김 시장의 행보는 단순한 행사 참석을 넘어 지역공동체의 현재 모습을 확인하는 시간이 됐다.
이번 주말 안성 곳곳에서 열린 체육행사와 보훈행사, 봉사활동, 다문화가족 행사, 지역축제는 지역사회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으며 지방자치가 시민 삶과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는지를 보여주는 축소판이었다.
김 시장의 주말 일정은 현충일 기념식 참석으로 시작됐다. 현충일은 국가를 위해 희생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기리는 날이지만, 지역사회에서는 공동체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은 보훈정책을 단순한 예우 차원을 넘어 미래세대 교육과 공동체 가치 확산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안성 역시 다양한 보훈사업과 추모행사를 통해 세대 간 역사 인식을 공유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김 시장은 현충일 행사에 참석한 뒤 삼죽면에서 열린 올해 첫 면민체육대회 현장을 찾았다. 이는 단순한 체육행사가 아니라 농촌지역 공동체 결속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고령화와 인구감소가 진행되는 농촌지역에서 면민체육대회는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교류하고 공동체 의식을 다지는 대표적인 행사로 평가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지역행사가 점차 정상화되면서 주민 간 교류가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공도 가족공원에서 열린 ‘나라사랑 어린이 그림그리기 대회’도 눈길을 끌었다. 김 시장은 어린이들의 상상력과 그림 실력에 감탄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어린이 대상 문화행사는 단순한 놀이 프로그램을 넘어 미래세대의 창의성과 시민의식을 키우는 교육의 장으로 기능한다.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은 인구감소와 저출생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아동친화도시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문화와 예술,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해 아이들이 지역 안에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어린이 그림대회는 지역 역사와 나라사랑 정신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참가 어린이들은 그림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부모들은 함께 행사에 참여하며 가족 공동체의 의미를 되새긴다.
주말 동안 안성에서는 다양한 체육행사도 열렸다. 기수별 축구대회와 전국 시장기 야구대회가 대표적이다. 김 시장은 축구인들과 만나고 전국대회에 출전한 안성 야구팀의 경기를 관람했다. 실력 차이가 있었지만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생활체육은 지역사회의 건강성과 공동체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생활체육 관련 통계에 따르면 생활체육 참여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지방도시에서도 각종 동호회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축구와 야구 같은 생활체육은 단순한 운동을 넘어 세대와 직업, 지역을 연결하는 사회적 네트워크 역할을 한다. 특히 지역 대표팀이 전국대회에 참가할 경우 시민들의 응원과 관심이 이어지면서 지역 정체성 강화에도 기여한다.
지방정부가 생활체육 인프라 확충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요일 일정 가운데 가장 주목받은 행사는 자동차 전문정비업소의 차량 정비 봉사활동과 한·베 가족 한마당 행사였다.
자동차 정비 봉사활동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민간 주도형 사회공헌 활동이다.
자동차는 현대사회에서 생계와 직결되는 이동수단이다. 차량 수리비 부담 때문에 안전 문제를 감수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간 정비업체들의 재능기부는 취약계층의 생활 안정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준다.
김 시장 역시 봉사활동 현장을 방문한 뒤 “공동체를 위해 애쓰는 분들이 있어 세상이 살 만하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됐다”는 취지의 소감을 밝혔다. 이는 지방자치가 행정기관만의 역할이 아니라 시민사회와 민간의 참여를 통해 완성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같은 날 열린 한·베 가족 한마당 행사 역시 지역사회의 변화상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안성을 비롯한 경기도 남부지역은 농촌과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결혼이주민과 외국인 주민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다문화가정은 이제 지역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으로 자리 잡았다.
김 시장은 주말 마지막 일정으로 스타필드 안성점에서 열린 지역축제를 방문했다. 행사장에는 안성 농산물과 공예품을 직접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으며 많은 방문객들이 찾았다.
이 행사는 최근 지방도시들이 추진하고 있는 ‘로컬브랜드 경제’ 전략과 맞닿아 있다. 과거 지역축제가 관광객 유치에 초점을 맞췄다면 최근에는 지역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대형 복합쇼핑몰과 지역 농가, 공예인이 협력하는 모델은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주목받는다.
안성은 배, 포도, 쌀 등 우수 농산물 생산지로 알려져 있으며 다양한 공예·문화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자원을 대형 유통공간과 연계할 경우 지역 생산자들의 판로 확대는 물론 도시 브랜드 가치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
실제로 전국 여러 지방자치단체들은 로컬푸드 직매장과 지역특산물 판매전, 생활문화 체험행사를 결합한 형태의 축제를 확대하고 있다.
이번 주말 김보라 시장의 일정은 화려한 정책 발표나 대규모 개발사업과는 거리가 있었다. 시장 방문, 체육대회, 어린이 행사, 봉사활동, 다문화가족 축제, 농특산물 행사 등 시민들의 생활과 가장 가까운 현장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지방자치의 성패는 이러한 생활밀착형 현장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시민들이 체감하는 행정은 거창한 계획보다 일상 속에서 만나는 서비스와 공동체 활동에서 비롯된다. 주민들이 함께 웃고 뛰고 봉사하며 교류하는 과정 속에서 지역에 대한 신뢰와 소속감도 형성된다.
선거가 끝나고 다시 시작된 안성의 주말 풍경은 지방자치가 결국 사람을 향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지역사회의 미래는 거대한 건물이나 예산 규모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어린이의 그림 한 장, 운동장에서 흘린 땀방울, 봉사자의 손길, 다문화가족의 웃음, 농부가 정성껏 키운 농산물 한 상자가 모여 도시의 경쟁력이 된다.
김 시장이 주말 내내 찾았던 행사들은 바로 그런 지역공동체의 힘을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그리고 그 현장 속에서 안성의 또 다른 미래가 조금씩 만들어지고 있었다.
이코노미세계 / 이해창 기자 okna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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