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 제2순환도로 조기 추진·공무국외출장 개선 촉구
- 하남, 지방정치 연대의 중심지로 부상
 
[이코노미세계] 경기도 31개 시군의회 의장님들이 모두 모이는 중요한 행사다 보니 며칠 밤잠을 설쳤다. 하남시의회 금광연 의장은 10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렇게 적었다.
이날 하남시 종합복지타운에서는 경기도시군의회의장협의회 제179차 정례회가 열렸다. 경기도 내 각 시군의 대표 의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방의회 운영과 지역 현안을 논의한 뜻깊은 자리였다.
정례회에는 동두천시의회 김승호 의장을 비롯해 25개 시군 의장단이 참석했으며, 하남시의회 의원들과 이현재 하남시장도 함께 자리해 회의를 빛냈다. 금 의장은 “경기도 각 시군이 협력해야 지방의회의 위상과 시민의 권익이 함께 높아질 수 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날 정례회의의 주요 안건 중 하나는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안산~인천 구간(시화IC~오이도IC~남송도IC)의 1구간 우선 추진 건이었다. 이 노선은 경기 서남부와 인천을 잇는 핵심 교통축으로, 물류 효율성을 높이고 수도권 교통 분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국가 기반 사업이다. 그러나 일부 구간은 예비타당성 조사와 지역 간 이해관계로 인해 장기간 지연돼왔다.
협의회는 “교통 혼잡 해소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조속한 사업 착수가 필요하다”며 공동 건의문을 채택했다. 하남시의회 관계자는 “지방의회가 지역 현안을 중앙정부에 전달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안건은 ‘지방의회 공무국외출장 제도 개선 촉구의 건’이었다. 일부 지방의회의 해외연수 남용 논란이 반복되면서, 제도 전반의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협의회는 △출장 목적과 일정의 투명화 △성과보고서 공개 의무화 △지방의회 교육연수기관과의 협업 강화를 제안했다.
금광연 의장은 “지방의회가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청렴 행정을 실현해야 한다”며 “출장 제도를 개선하고 책임 있는 의정활동으로 신뢰받는 지방의회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회의에서는 하남 시민들의 주요 관심사인 미사경정공원 반환 문제도 논의됐다. 금 의장은 “하남시 지역사회에서 미사경정공원 반환에 대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며 “기초지방정부가 함께 관심을 갖고 주민의 권익 보호를 위해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미사경정공원은 하남시민에게 ‘닫힌 공원’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경정장 운영권이 중앙기관에 묶여 있어 지역주민의 접근이 제한되고, 개발 방향도 지역 의견이 반영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져 욌다. 이 문제는 단순한 시설 반환을 넘어 지역자치권 강화의 상징적 사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행사 준비에 투입된 의회사무국 직원들의 노고에 대한 금 의장의 감사 인사도 눈길을 끌었다. 금 의장은 “며칠 밤잠을 설칠 만큼 긴장된 행사였지만, 사무국 직원들이 헌신적으로 준비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며 “공직자 가족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전했다.
경기도시군의회의장협의회는 단순히 의장들의 정례 모임이 아니다. 지방의회 간의 정책 연대체이자, 중앙정부와의 협상 창구로서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교통, 환경, 복지 등 광역적 사안을 다루는 경기도에서는 시·군 간 협력이 곧 지역 발전의 열쇠다.
정치학자들은 이번 회의를 “지방의회의 기능 전환 신호탄”으로 본다. 서울대 행정대학원의 한 교수는 “지방의회가 중앙정부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선 연대와 집단행동이 필수적”이라며 “협의회를 ‘정책 네트워크’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하남시는 이번 회의를 통해 ‘지방의회 중심 협치 모델’의 중심에 섰다. 금광연 의장은 “지방의회의 권한은 시민으로부터 나온다. 각 지역의 문제를 넘어 경기도 전체의 균형 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남시의회는 향후 협의회를 기반으로 미사경정공원 반환, 도로·교통망 확충, 공무원 제도 개선 등 시민 체감형 의정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역 정치의 새로운 모델로 떠오른 하남의 움직임은, 지방자치 30년의 다음 단계를 예고하고 있다.
하남에서 열린 이번 협의회는 단순한 행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중앙 중심의 행정 구조 속에서 지방의회가 협력으로 정책 의제를 선점하고, 시민의 권익을 보호하는 실질적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선언이었다.
금광연 의장의 말처럼, 지방의회의 품격은 곧 도시의 품격이다. 경기도 각 시군의회가 연대의 정신으로 지방정치의 새 지평을 연다면, 하남은 그 출발점으로 오래 기억될 것이다.
이코노미세계 / 김나경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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