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폐선된 ‘106번’의 공백, 1년 만에 메워지다. 지난해 여름, 서울시가 의정부에서 서울을 오가던 106번 시내버스 노선을 일방 폐지하면서 의정부 서부권 주민들은 하루아침에 서울 출퇴근 수단을 잃었다. 역세권과 인구밀집 지역이 많음에도 대체 노선 없이 버스가 사라지자, 주민들은 “사실상 교통 고립 상태”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리고 1년 4개월 만, 멈췄던 노선이 다른 방식으로 귀환한다. 의정부시는 오는 2025년 상반기, 버들개를 출발해 녹양동과 가능동을 지나 서울 종로·광화문까지 가는 직행 광역버스를 정식 운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의정부 서부 흥선권역에서 처음으로 도입되는 광역급행형 노선이다. 특히, 당초 주민 요구의 핵심이었던 “서울행 직행 버스 복원”이라는 의미에 더해, 이 노선은 단순한 대체교통이 아니라 정책적·행정적 관문을 뚫은 결과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로 들어가는 버스 노선 신설은 단순히 노선도를 그리는 수준에서 끝나지 않는다. 의정부시는 이번 노선을 확보하기 위해 서울시–국토교통부–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 등 여러 기관과 협의를 거쳤다.
서울시는 지난 2023년부터 도시 내 버스 공급 과밀 문제, 노선 중복 억제 정책, 광역교통체계 정비 기준 강화를 이유로 타 지자체 신규 노선에 매우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그래서 “서울 진입하는 새로운 버스 노선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 일반 분위기였다.
하지만 의정부시는 106번 폐선 이후 축적된 주민 민원, 출퇴근 조사, 교통취약지 데이터, 이동권 보장 필요성 등을 근거로 서울 진입의 필요성을 정책 논리와 수요 분석으로 설득했다.
정책 과정에 참여한 한 행정 관계자는 “서울 노선은 하나가 생기기까지 수많은 기관 설득과 조정의 과정이 필요했다. 그러면서 이번 노선은 단순한 개통이 아니라 행정이 주민 편의를 위해 전략적으로 움직인 결과물이라고 했다.”
한편, 106번 폐선 직후 의정부 서부권역 주민들은 500명 규모 서명, 시의회 진정, 온라인 커뮤니티 캠페인 등을 이어갔다. “서울 접근성이 떨어지면 지역 경쟁력도 떨어진다”, “대중교통을 버린 도시가 어떻게 청년과 일자리 정책을 논하나”라는 주장은 반복됐다.
실제 주민 생활 반경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서울 종로 출퇴근 소요 시간 1시간 10분에서 1시간 50분, 버스 환승은 1에서 2회 증가, 택시·자가용 이용 비율 증가로 교통비 연 평균 최대 70만 원 추가 발생 추정, 특히 원룸 밀집지, 직장인 거주지역인 녹양·가능 일대에서는 커뮤니티 단위 항의 글과 실태 사진이 지속적으로 공유됐다. 그 공백이 이번 직행 광역노선 개통으로 메워지게 된 셈이다.
운행 구간은 버들개 ~ 녹양동 ~ 가능동 ~ 서울 종로·광화문, 현재 공개된 노선 구성에 따르면, 지역 내부 이동보다 서울 도심 접근성 향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는 출퇴근형 광역노선의 목적과 일치하며, 사용자의 실제 이동 패턴에 기반한 설계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새 노선이 정착하려면 개통 이후 수요 유지와 지속 검증 체계가 필요하다. △배차 간격 문제 △상·하행 수요 격차 △서울 시내 정체 구간 대응 △준공영제 적용 검토 여부 △향후 환승체계 연계 설계 등이다. 이는 단순한 노선 확보가 아닌, 지속 가능한 광역교통체계 구축이라는 다음 단계 과제를 남긴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은 2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이번 노선은 흥선권역 주민과의 약속이었다. 서울로 진입하는 버스노선을 신설하기 쉽지 않았다. 여러 기관과 협의하고 행정을 실행한 공무원들의 노고에 박수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안전하고 편안한 대중교통 서비스 확충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추가 지속 정책을 예고했다.
한편, 이번 의정부 서울 광역버스는 교통 정책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동안 소외되었던 지역에 다시 이동권이 보장되고, 지역생활권과 광역생활권을 잇는 도시 연결선이 복원되는 과정이다.
앞으로 이 노선이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지역균형·정주성·경제활동·도시 미래전략에 영향을 미치는 성장축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김나경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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