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50년 전 허허벌판이던 성남에서 버스를 타고 통학하던 소년이 이제 경기도지사로 돌아왔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이 적었다. “오늘은 ‘달달버스’를 타고 대한민국 혁신의 심장,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상전벽해한 성남으로 달려왔다”며 감회를 전했다.
김 지사가 이날 찾은 곳은 ‘대한민국 최초’의 두 현장이었다. 하나는 세계경제포럼(WEF)과 경기도가 함께하는 글로벌 스타트업 육성 프로젝트 ‘코리아 프론티어스’ 출범식, 또 하나는 전국 최초 지방정부 주도 팹리스(반도체 설계) 아카데미 개관식이다.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두 축이 바로 성남에 세워졌다”며 “성남은 더 이상 기회를 기다리는 도시가 아니라 기회를 만드는 도시”라고 강조했다.
경기도와 세계경제포럼(WEF)이 손잡은 ‘코리아 프론티어스(Korea Frontiers)’ 프로젝트는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첫 민·관 협력형 창업 프로그램이다. 이번 출범으로 성남은 아시아 혁신 생태계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했다. 특히 판교 테크노밸리를 중심으로 한 ‘스타트업 허브 도시’의 위상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경기도는 이 사업을 통해 ▲국내 유망 스타트업의 글로벌 투자 연계 ▲AI·반도체·바이오 분야의 차세대 기술 기업 육성 ▲WEF 산하 글로벌 네트워크와의 협력 플랫폼 구축 등을 추진한다. 김 지사는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미래 산업 생태계를 여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성남은 혁신의 실험실이자 새로운 경제 성장 엔진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같은 날 문을 연 성남 팹리스 아카데미는 전국 최초로 지방정부가 주도해 만든 반도체 설계 전문 인재 양성기관이다. 이곳에서는 청년 엔지니어와 대학생들이 실무 중심의 팹리스 교육을 받고, 경기도 내 반도체 기업들과 연계해 현장 실습·채용 연계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산업계에서는 “지방정부가 중앙정부 수준의 전문인력 육성 모델을 만든 첫 사례”로 평가한다.
김 지사는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은 설계에서 시작된다”며 “팹리스 아카데미를 통해 경기도가 반도체 산업의 ‘두뇌’를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경기도는 이를 통해 ▲설계·소자·장비를 아우르는 반도체 클러스터 완성 ▲용인·성남·화성·이천을 잇는 산업벨트 강화 ▲청년 기술인력 일자리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이날 일정 중 성남만남자활센터도 방문했다.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드는 데 앞장서고 계신 분들을 만나 감사드렸다”며 “대형 아파트가 들어선 지금도 이곳은 제 어린 시절 천막집 터 바로 근처라 감회가 남다르다”고 전했다. 김 지사가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했던 곳 역시 성남이다. “성남은 제 인생의 출발점이자 도전의 상징”이라며 “도민 한 분 한 분의 삶 속에서도 성남처럼 변화와 희망이 꽃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방문을 통해 드러난 핵심 메시지는 명확하다. 성남은 더 이상 중앙정부의 지원만을 기다리는 도시가 아니다. 스타트업과 반도체라는 ‘쌍두마차’를 앞세워 스스로 기회를 창출하는 도시, 즉 ‘기회의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김동연 지사의 이번 행보는 단순한 지역 방문을 넘어, 경기도 산업정책의 ‘현장 중심 전환’을 상징한다. 김 지사는 취임 이후 ▲‘현장행정 버스’(달달버스) 운행 ▲도민 체감형 혁신프로젝트 도입 ▲청년 인재 육성 네트워크 확충 등을 이어왔다. 이는 행정 중심이 아닌, 정책을 현장에서 직접 실험·확인하는 ‘리빙랩형 행정 모델’로 평가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김동연표 혁신 행정’이라 부른다. 한 지방정책 전문가는 “도지사가 직접 현장을 순회하며 지역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단순한 상징을 넘어 정책 설계의 구조를 바꾸는 일”이라며 “성남 일정은 그 대표적 사례”라고 분석했다.
김동연 지사는 어린 시절 성남에서 천막집에 살며 버스로 통학했다. 반세기 후, 그는 같은 길을 ‘달달버스’에 올라 다시 달렸다. 그 버스는 이제 한 개인의 꿈을 넘어, 경기도의 산업 비전과 미래를 실어 나르고 있다.
김 지사는 글 말미에 이렇게 남겼다. 성남은 기회를 기다리는 곳이 아닌 기회를 만드는 곳이다. 도민 한 분 한 분의 삶에도, 우리 경제와 산업에도, 성남은 언제나 ‘기회의 도시’가 될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달달버스’의 여정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다. 그것은 경기도가 나아갈 혁신, 포용, 도전의 상징적 루트라고 했다.
한편 성남에서 시작된 변화의 바람이 경기 전역으로 확산될 때, 경기도는 진정한 의미의 ‘한국의 실리콘밸리’, 그리고 ‘기회를 만드는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이코노미세계 / 김나경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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