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 사라졌다”
[이코노미세계] 교권을 지키는 일에 시민이 직접 나선다. 교권 침해 문제가 학교 현장의 주요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경기교육이 ‘교권보호전담관’을 통해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교권 보호를 교사 개인이나 학교만의 책임으로 남겨두지 않고 교육공동체와 시민이 함께 풀어가겠다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교권보호전담관 면접이 이번 주 토요일까지 진행된다고 밝혔다. 또 휴가까지 반납하고 면접 현장을 직접 챙기고 있다고 했다. 단순히 지원자의 경력만 확인하는 자리가 아니라 경험과 역량, 교권 보호에 대한 의지를 종합적으로 살펴 공정하게 선발하겠다는 것이다.
안 교육감은 “서류심사를 통과한 지원자들의 경험과 역량, 교권 보호에 대한 의지를 꼼꼼히 살펴 공정하게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눈길을 끄는 것은 지원자들을 바라보는 안 교육감의 평가다. 무더위 속에서도 면접에 참여한 시민들을 만나면서 “경기교육과 대한민국 교육의 희망을 보았다”고 했다. 첫날 면접에 대해서도 “감동과 배움의 연속이었다”고 평가했다.
교권보호전담관 선발 과정이 단순한 인력 충원의 차원을 넘어 경기교육이 추진하는 교권 보호 정책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현장이 되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교권보호전담관에 관심이 쏠리는 가장 큰 이유는 ‘누가 교권을 지킬 것인가’라는 질문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교권 문제는 대부분 학교 안의 문제로 인식돼 왔다. 교권 침해가 발생하면 교사와 학교가 대응하고 교육당국이 사후 지원하는 방식이 일반적인 인식이었다.
하지만 교권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학교 내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문제의식도 커지고 있다. 교권은 단순히 교사 개인의 권익에만 머무는 문제가 아니다. 교사가 안정적인 환경에서 학생을 가르칠 수 있어야 정상적인 수업이 가능하고, 궁극적으로 학생의 학습권도 보호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교권과 학생의 권리는 서로 충돌하는 개념이라기보다 건강한 학교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함께 지켜야 할 가치에 가깝다. 교권보호전담관을 바라볼 때도 이 같은 시각이 필요하다.
특히 안 교육감이 면접 과정에서 지원자의 ‘경험과 역량’뿐 아니라 ‘교권 보호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교권 문제를 다루는 데 필요한 것은 제도에 대한 이해만이 아닐 수 있다. 학교 구성원 사이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어려움을 바라보는 태도, 교육공동체에 대한 이해와 책임감 역시 중요하기 때문이다. 안 교육감이 지원자들을 만나면서 교육의 희망을 봤다고 평가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번 면접 현장에서 안 교육감이 강조한 또 하나의 표현은 ‘자신감’이다. 안 교육감은 첫날 면접을 진행한 뒤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은 사라지고, 교권을 반드시 지킬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새로운 정책을 현장에 안착시키는 과정에서는 제도 자체 못지않게 참여자의 의지와 공감대가 중요하다. 아무리 취지가 좋은 정책이라도 현장에서 이를 수행할 사람이 부족하거나 정책 목표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지속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교권보호전담관에 지원한 시민들의 참여는 의미가 있다.
안 교육감 역시 이들의 지원 동기를 단순한 직무 지원 이상의 의미로 평가했다. “교권보호전담관 지원은 교육공동체에 대한 관심과 깊은 봉사정신에서 비롯된 소중한 결심”이라고 했다. 이어 “지원자들의 뜻과 마음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선발에 성심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교육공동체에 대한 관심’과 ‘봉사정신’을 직접 언급했다는 점은 교권보호전담관에게 요구되는 역할이 무엇인지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교권 보호는 규정이나 절차만으로 완성되기 어렵다. 학교 현장에서 교사가 겪는 어려움을 이해하고 교육공동체 구성원 사이의 신뢰를 회복하려는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따라서 이번 선발의 성패를 가르는 기준도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실제 학교 현장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느냐가 될 가능성이 크다.
교권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 교권을 보호한다는 말을 교사의 권한을 확대하는 것으로만 이해하면 학생·학부모와 교사를 서로 대립하는 위치에 놓을 위험이 있다.
교권 보호의 궁극적인 목적은 교사가 정상적으로 학생을 가르치고 생활지도를 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드는 데 있다고 볼 수 있다.
교사가 수업과 학생 지도에 집중하기 어려워지면 그 피해는 결국 학교 전체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반대로 교사가 존중받고 학생 역시 존중받는 학교에서는 교육공동체 구성원 사이의 신뢰가 형성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 때문에 경기교육이 추진하는 교권보호전담관 역시 교사만을 위한 제도로 머물기보다는 학교 공동체 전체의 신뢰를 높이는 방향으로 자리 잡을 필요가 있다.
특히 현장에서 갈등이 발생했을 때 문제를 키우기 전에 대응하고, 교사가 혼자 어려움을 감당하지 않도록 하는 지원 체계를 어떻게 만들어가느냐가 중요하다.
이번 면접에서 안 교육감이 지원자들의 경험과 역량을 꼼꼼하게 살펴보겠다고 강조한 이유도 결국 현장 대응력을 갖춘 인력을 선발해야 한다는 판단과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교권보호전담관 선발은 출발점이다. 앞으로 더 중요한 것은 선발된 인력이 학교 현장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고 교사들이 실질적으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느냐다.
새로운 제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역할과 책임이 명확해야 한다. 학교와 교육당국, 교권보호전담관 사이의 협력 체계 역시 중요하다.
현장에서는 다양한 유형의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하려면 실제 사례를 축적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운영 방식을 지속적으로 보완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교 구성원들의 신뢰다. 교사는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하고, 학생과 학부모 역시 교권 보호가 자신들의 권리를 제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한 제도라는 점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접점을 만들어내는 것이 앞으로 교권보호전담관에게 주어진 중요한 과제가 될 수 있다.
안 교육감이 직접 면접 현장을 챙기면서 지원자들의 경험과 역량뿐 아니라 교권 보호 의지를 강조하는 것도 제도의 첫 단추인 ‘사람’을 제대로 뽑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번 면접에서 주목할 부분은 무더위 속에서도 지원자들이 참여했다는 사실이다. 안 교육감은 이들을 ‘훌륭한 시민들’이라고 표현하면서 경기교육뿐 아니라 대한민국 교육의 희망을 봤다고 했다. 이는 교권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가 반드시 교사와 교육공무원에 한정될 필요가 없다는 메시지로도 읽힌다.
학교는 지역사회와 분리된 공간이 아니다. 학생은 지역사회의 구성원이고 학부모 역시 시민이다. 교사 또한 지역사회 안에서 생활한다. 결국 학교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도 지역사회와 시민의 관심이 필요하다.
교권보호전담관 지원자들의 참여가 의미를 갖는 이유다. 교육 문제를 ‘학교가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바라보는 데서 벗어나 시민이 교육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참여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안 교육감 역시 지원자들의 선택을 ‘소중한 결심’이라고 평가하면서 그 배경에 교육공동체에 대한 관심과 봉사정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제 관심은 면접 이후로 향한다. 면접을 통해 어떤 경험과 역량을 갖춘 인력이 선발되고, 이들이 학교 현장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가 교권보호전담관 제도의 실질적인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정책은 선언보다 체감이 중요하다. 교권 보호를 강조하는 정책이 아무리 많더라도 일선 교사가 “학교에서 가르치는 일이 달라졌다”고 느끼지 못한다면 정책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반대로 교사가 어려움을 겪을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혼자 대응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면 변화는 학교 현장에서부터 나타날 수 있다.
이번 교권보호전담관 선발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경기교육이 교권 보호의 책임을 학교와 교사 개인에게만 맡기지 않고 교육공동체와 시민의 참여를 통해 새로운 보호 체계를 만들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안 교육감은 첫날 면접을 마친 뒤 ‘두려움이 사라졌다’고 했다. 대신 “교권을 반드시 지킬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하지만 면접장에서 확인한 가능성을 학교 현장의 변화로 연결하는 일은 이제부터다.
지원자의 선의와 봉사정신, 교육당국의 정책 의지가 실제 학교 현장에서 작동하는 제도로 이어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교권이 바로 서야 교사가 학생에게 집중할 수 있고, 교사가 교육에 전념할 수 있어야 학생의 배움도 안정될 수 있다. 무더위 속에서 이어지고 있는 교권보호전담관 면접이 단순한 인력 선발 이상의 의미를 갖는 이유다.
경기교육이 시작한 새로운 실험이 교권 회복을 넘어 무너진 교육공동체의 신뢰를 다시 세우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코노미세계 / 이주은 기자 pin82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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