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 의정부시가 창업 생태계의 무게 중심을 ‘지원 중심’에서 ‘실증·정책 연계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기술이 행정과 결합해 현실 문제를 해결하는 구조, 다시 말해 “혁신이 곧 정책이 되는 도시 모델”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은 최근 “스타트업 기술을 도시문제 해결과 연결하는 모델은 지방정부 최초”라며 “단순한 행사나 지원금이 아니라 기업이 성장하고 행정도 혁신되는 생태계”라고 강조했다.
이 실험은 ‘창업 경진대회’라는 기존 프레임을 벗어나 도시 전역을 실험장(Test Bed)으로 활용하는 방식에서 시작됐다.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수년간 추진해온 창업지원 정책은 주로 △보조금 △멘토링 △경진대회 △IR 행사로 반복돼 왔다. 그러나 지원은 많았지만 행정 현장과의 연결, 정책화 과정, 실사용 단계까지 가는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의정부시는 이 틀을 흔들었다. 지원의 끝을 ‘정책 반영’과 ‘생활 속 서비스 적용’으로 설계했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는 이제 ‘창업을 돕는 도시’가 아니라 ‘혁신기술을 활용해 도시문제를 해결하는 도시’다.” “기업은 테스트 공간과 검증 데이터를 갖고 성장하고, 도시는 검증된 정책을 시민 복지로 돌려준다.”
지난해 우승기업 노이랩(㈜)의 ‘치매 예방 솔루션’은 그 실험의 첫 결과물이다. 시는 단순 파일럿 체험 수준에서 멈추지 않고, 신곡·송산 치매안심센터에서 총 16회 정식 프로그램으로 운영했다.
운영 결과를 본다면 △참여율 높음 △시민 만족도 긍정적 △효과성 검증 후 정책화 단계 진입 등이다. 그리고 민간기술이 “체험, 검증, 행정 적용, 사회복지 프로그램화”까지 이어진 첫 사례였던 셈이다.
한편, 올해 대상은 AI 기반 SNS 마케팅 솔루션을 개발한 시그마인이 선정됐다. 이 사업은 초기 창업자·소상공인의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를 줄이기 위한 맞춤형 AI 마케팅 자동화 플랫폼이다.
의정부시가 이를 실험 대상으로 선택한 이유는 명확하다. △고령 자영업 비중 높음 △점포 간 경쟁 심화 △디지털 광고·마케팅 역량 부족 등이다. 즉 “현실적 수요가 높은 기술”이었기 때문이다.
김동근 시장은 24일 SNS에 남긴 글에서 이렇게 적었다. “혁신기업들에게 의정부를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인식시키고, 기업들이 성장할 기회를 만들겠다.” 또, “의정부가 앞으로는 혁신 스타트업들에게 ’기회의 도시’, ’성공의 도시’가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시는 내년부터 △데이터 기반 사업평가체계 △민간투자형 프로그램 △跨(跨)기관 공동실증 플랫폼 확대 등 후속 전략을 추진한다.
그리고 의정부의 실험은 아직 완성형이 아니다. 그러나 기술, 행정, 시민을 하나의 구조로 묶는 새로운 행정 플랫폼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전국 지자체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혁신기업에게는 “실험할 수 있는 도시”, 시민에게는 “정책이 빨리 바뀌는 도시”, 행정에게는 “비용보다 효과가 명확한 정책 생산 방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실험이 일회성이 아닌 ‘도시 DNA’로 뿌리내릴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김나경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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