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멀리 가지 않아도 아이와 함께 물놀이를 즐길 수 있어 좋았다. 11월 23일 파주시 운정다목적체육관. 실내에 마련된 물놀이장에는 수영복 차림의 아이들과 이를 지켜보는 부모들로 하루 종일 북적였다. 파주시가 새롭게 선보인 ‘가족 물놀이장’이 첫 운영부터 시민들의 높은 호응을 얻으며, 생활체육시설의 새로운 활용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파주시 가족 물놀이장은 단순한 체육 프로그램을 넘어, 가족 단위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체험형 여가공간으로 기획됐다. 기존 체육관이 운동 중심의 공간이었다면, 이번 물놀이장은 ‘머무는 공간’, ‘함께 즐기는 공간’으로 성격을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운정다목적체육관에서 처음 문을 연 물놀이장에는 약 200명의 아이들과 부모들이 방문했다. 추운 겨울철임에도 불구하고 실내 공간을 활용해 따뜻한 환경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되면서, 주말 가족 나들이 장소로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한 보호자는 “아이에게는 놀이 공간이 되고, 부모에게는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가 된다”며 “대형 워터파크보다 부담이 적고 접근성이 좋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파주시는 1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가족 물놀이장을 지역별로 순차 운영할 계획이다. 오는 21일에는 파주스타디움 내 금촌다목적실내체육관에서 두 번째 물놀이장이 열린다.
운영 방식은 운정과 동일하다. 하루 두 차례로 나눠 회차별 정원을 제한해 안전성과 쾌적함을 동시에 확보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1부(10:00~13:00), 2부(14:00~17:00)로 운영되며, 각 부당 150명 정원이다.
이 같은 ‘순회형 운영’은 특정 지역에 이용이 집중되는 것을 막고, 생활권별 체육시설의 활용도를 고르게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용 절차 역시 간편하다. 시민들은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를 통한 사전 예약은 물론, 당일 현장 결제로도 이용할 수 있다. 이용 요금은 성인 7,000원, 청소년 5,000원, 어린이 4,000원으로 책정됐다. 관외 거주자는 50% 할증이 적용된다.
민간 워터파크나 놀이시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높은 접근성은 공공시설이 가진 경쟁력을 그대로 보여준다. 특히 물놀이장 운영이 방학이나 여름철에 한정되지 않고, 계절과 관계없이 실내에서 가능하다는 점은 시민 체감 만족도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파주시는 이번 가족 물놀이장을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생활체육 정책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이창우 파주시 체육과장은 “시민들이 가족과 함께 몸과 마음을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고 싶었다”며 “앞으로도 생활체육시설을 확대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시민들의 건강과 행복 증진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번 물놀이장은 ▲가족 중심 여가 ▲아동 친화 공간 ▲기존 공공시설의 효율적 활용이라는 세 가지 정책 키워드를 동시에 담고 있다. 이는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이 주목하는 ‘생활밀착형 체육·여가 정책’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전문가들은 가족 물놀이장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지속성과 안전 관리가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단기적인 호응에 그치지 않으려면 정기 운영 여부, 계절별 프로그램 다양화, 안전 인력 확보 등이 함께 검토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어린이를 주요 대상으로 하는 만큼 수질 관리와 안전 요원 배치, 응급 대응 체계는 지속적으로 보완돼야 할 과제로 꼽힌다. 동시에 이용 수요에 따른 예약 경쟁 문제, 지역 간 형평성 문제 역시 향후 운영 과정에서 점검이 필요하다.
가족 물놀이장은 파주시가 추진하는 생활체육 정책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 체육관을 ‘운동만 하는 공간’에서 ‘머무르고 즐기는 공간’으로 전환하는 시도는,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지방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하나의 해법이기도 하다.
파주시가 이 실험을 일회성 성과에 그치지 않고, 생활체육과 가족 정책 전반으로 확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주말마다 웃음소리로 채워진 체육관이, 향후 파주형 생활체육 모델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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