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 전문가 존중하는 시정 철학 강조
[이코노미세계] 새해 아침,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떡국 한 그릇 앞에서 안양시의 한 해가 조용히 시작됐다. 정제된 연단도, 형식적인 신년사도 없었다. 대신 소박한 식탁과 서로의 안부를 묻는 목소리가 자리했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이 장면을 “짧았지만 마음이 통하는 자리”였다고 표현했다. 새해 첫 업무 일정으로 선택한 이 자리는 행정의 출발점이 어디여야 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자리에 함께한 이는 만안구청장과 동안구청장, 그리고 각 국·소의 책임자들이었다. 회의실 대신 식탁에 둘러앉은 이들은 딱딱한 보고 대신 현장의 이야기를 나눴다. 최대호 시장은 “말이 통하고 생각이 이어질 때, 공직사회도 한결 부드러워질 수 있다”고 했다. 행정의 효율은 지시의 강도가 아니라 소통의 밀도에서 나온다는 판단이다.
이번 메시지의 핵심은 분명하다. 정책보다 먼저 조직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하는 방식도 그때 비로소 합리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분위기 전환을 넘어, 행정 시스템 전반의 체질 개선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위계 중심의 보고 체계에서 벗어나, 현장의 판단과 전문성이 살아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지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공직자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이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을 “안양시의 진짜 전문가”라고 규정했다. 정책의 설계자가 책상 위에만 있지 않고, 시민을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는 현장에 있다는 인식이다. 이는 최근 지방행정에서 강조되는 ‘현장 중심 행정’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최대호 시장은 새해를 맞아 직원들에게 한 가지를 분명히 당부했다. “조금만 더 힘을 내서 팍팍한 일상을 견디는 시민들의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도록 함께 뛰어보자”는 말이다. 행정의 성과를 수치나 실적이 아닌 시민의 체감으로 판단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는 안양시가 앞으로 추진할 각종 정책의 기준점이 ‘시민의 삶’에 놓여 있음을 시사한다. 복지, 교통, 도시정비 등 개별 정책을 관통하는 공통의 질문은 하나다. 이 정책이 시민의 하루를 얼마나 덜 힘들게 만드는가 하는 점이다. 시장의 이 발언은 공직자들에게 행정의 목적을 다시 묻는 질문이기도 하다.
이날 자리에서는 새로 임명된 간부들을 향한 당부도 이어졌다. 최대호 시장은 “처음 공직에 발을 들여놓던 날을 떠올려 달라”며 시민을 향한 책임감과 공직의 무게를 늘 가슴에 품어달라고 말했다. 이는 초심을 잃지 말라는 상투적인 표현을 넘어, 권한이 커질수록 책임도 무거워진다는 경고에 가깝다.
공직 사회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관성이다. 익숙함은 효율을 낳기도 하지만, 동시에 시민의 목소리를 둔감하게 만들 수 있다. 시장의 이 주문은 행정이 스스로를 점검하는 장치를 끊임없이 유지하라는 요구로 해석된다.
최대호 시장이 그리는 안양시정의 모습은 분명하다. 서로를 존중하는 조직, 말이 자유롭게 오가는 조직, 그리고 사람의 온기가 남아 있는 시정이다. 이는 성과 중심, 속도 중심 행정에 대한 일종의 보완 선언이기도 하다. 결과만을 향해 달려가는 행정이 아니라, 과정에서도 시민과 공직자가 함께 숨 쉬는 행정을 지향하겠다는 것이다.
최 시장은 이 길을 “차분하지만 꾸준하게” 동료들과 함께 걸어가겠다고 했다. 급격한 변화보다 지속 가능한 변화에 방점을 찍은 표현이다. 행정의 신뢰는 단기간에 쌓이지 않으며, 일관된 태도와 반복된 실천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인식이 읽힌다.
“2026년 새해, 우리는 다시 현장으로 나갑니다.” 최대호 시장의 이 말은 선언에 가깝다. 정책의 출발점과 도착점이 모두 현장에 있음을 재확인하는 문장이다. 책상 위에서 완성되는 행정이 아니라, 시민의 삶 속에서 검증되는 행정을 하겠다는 다짐이다.
떡국 한 그릇을 사이에 둔 소박한 신년의 장면은 그래서 가볍지 않다. 형식보다 본질을, 지시보다 소통을, 실적보다 시민의 삶을 앞세우겠다는 시정 철학이 그 안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최대호 시장이 말한 “성실히 뛰겠다”는 약속이 2026년 안양시 곳곳의 현장에서 어떤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김병민 기자 bmk8899@naver.com
[저작권자ⓒ 이코노미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