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최근 의왕시 부곡동 왕송호수 일대 차량기지 검토 문건을 둘러싼 논란이 지역사회 갈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김성제 의왕시장이 “국가철도망 건의 과정에서 작성된 단순 검토 자료일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한채훈 의왕시의원은 “검토 문건 자체가 시의 정책 방향과 행정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며 정면 반박에 나섰다.
한 의원은 15일 발표한 논평에서 “시민들은 단순한 행정 표현이 아니라 반복되는 불투명 행정의 패턴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왕송호수 일대가 또다시 기피시설 후보지로 언급된 사실 자체가 문제”라고 주장했다.
논란의 핵심은 의왕시가 국가철도망 구축계획과 관련해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검토 문건에 부곡동 왕송호수 인근 하수처리장과 캠핑장 일대가 차량기지 후보지로 언급됐다는 점이다. 김 시장은 이에 대해 “확정된 사안이 아니며 행정 검토 수준이었다”고 설명했지만, 지역사회에서는 “이미 특정 부지를 가용 부지로 판단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한 의원은 특히 “광역철도망 구축계획과 같은 대형 국책사업 문서에 특정 부지가 구체적으로 명시됐다는 것은 단순 참고 수준을 넘어선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는 시 행정 내부에서 해당 지역을 실제 활용 가능한 공간으로 인식했다는 의미”라며 “결국 부곡동 왕송호수 일대를 또다시 기피시설 후보지로 바라본 행정적 시각이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부곡동 일대는 지난해 말부터 생활폐기물 소각장 후보지 논란으로 주민 반발이 거셌던 지역이다. 당시에도 주민들은 “환경·혐오시설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이번 차량기지 검토 문건까지 공개되면서 지역사회에서는 “부곡동이 반복적으로 희생 대상이 되고 있다”는 불만이 다시 고조되는 분위기다.
한 의원은 “행정의 최고 정책 결정권자는 결국 시장”이라며 책임론도 제기했다. “국토교통부에 제출되는 공식 문건에 시민 재산권과 주거 환경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차량기지 관련 내용이 담겼는데, 시장의 결재나 묵인 없이 제출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논란이 커지자 ‘확정이 아니다’라는 표현 뒤에 숨는 것은 시민을 기만하는 태도로 비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위례~과천선 연장 논의 과정에서 차량기지 필요성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서도 “왜 하필 부곡동 왕송호수 일대여야 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한 의원은 “철도 운영에 기반시설이 필요하다는 점은 이해할 수 있지만, 주민 휴양시설과 자연환경이 밀집한 지역이 우선 검토된 배경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행정 문서 공개 과정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의왕시는 일정 기간이 지나며 행정 시스템상 문건이 공개로 전환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한 의원은 “오히려 시 행정의 폐쇄성을 드러낸 셈”이라고 비판했다. 시민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 정책 검토였다면 초기 단계부터 정보를 공개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했어야 했다는 주장이다.
한 의원은 이번 논란이 단순히 차량기지 문제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민선 8기 이후 부곡동 지역에서 반복된 여러 행정 갈등 사례가 누적되며 주민 불신이 커졌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의왕도시공사 사옥 이전 추진 과정과 부곡커뮤니티센터 출입구 설계 논란 등을 대표 사례로 언급했다.
의왕도시공사 사옥 이전 문제의 경우, 당초 내손동에 계획됐던 사업이 부곡동으로 변경되는 과정에서 주민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주민 요구사항이 사실상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일부 발언이 지역 주민들에게 상처를 남겼다는 주장도 나왔다.
부곡커뮤니티센터 논란 역시 학부모 의견 수렴 없이 초등학생 통학로 인근에 공사장·주차장 출입구를 설계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주민 반발 이후 계획이 일부 수정됐지만, 충분한 사전 협의 없이 사업이 추진됐다는 지적은 여전히 남아 있다.
한 의원은 “결정은 행정이 내리고 갈등과 부담은 주민들이 떠안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며 “이번 차량기지 문건 역시 같은 맥락에서 시민 불신을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의 본질은 외부의 왜곡이 아니라 주민과 충분히 소통하지 않은 채 추진된 불투명한 행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성제 시장에게 △왕송호수 일대가 차량기지 검토 대상에 오른 배경 △검토 과정에서 주민 의견 수렴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 △향후 부곡동 개발 및 시설 계획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설명할 것을 촉구했다.
지역사회에서는 이번 논란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차량기지 검토가 실제 추진 단계는 아니라 하더라도, 주민들은 “행정이 어떤 방향성을 갖고 있었는지 확인됐다”는 인식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각장 논란 이후 누적된 지역 불신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에서, 시의 설명만으로 논란을 잠재우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결국 이번 논란은 단순한 철도시설 검토 여부를 넘어 지방자치단체의 정책 결정 과정에서 주민 소통과 정보 공개가 얼마나 충실히 이뤄졌는지를 둘러싼 문제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정책 추진 초기 단계부터 주민 참여와 공개 절차를 제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조금석 기자 press1@economyworl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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