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미술관은 2025년 프로젝트갤러리 신진작가 옴니버스전의 마지막 전시로 강나영 작가의 개인전 《드림하우스》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개인적 경험에서 출발한 가족의 이야기와 사회적 돌봄의 문제를 예술적 언어로 확장해 관람객에게 깊은 사유의 시간을 제공한다.
특히 이 전시는 단순한 미술 전시를 넘어, 우리가 일상 속에서 쉽게 지나쳐온 ‘돌봄’과 ‘상실’, 그리고 이루어지지 못한 미래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전시의 출발점은 작가의 동생이 가족에게 공유했던 ‘함께 살 집’의 도면이다. 그 도면은 가족이 함께 그려보았던 미래의 공간이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사고 이후 이 계획은 더 이상 현실에서 실현될 수 없는 꿈으로 남게 됐다.
작가는 바로 이 ‘실현되지 못한 계획’에서 예술적 서사의 단서를 발견했다. 집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기억이 담긴 장소이며, 미래를 상상하는 공간이다. 강나영 작가는 이 집의 도면을 통해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현실, 그리고 이루어지지 못한 미래 사이의 간극을 탐색한다.
전시는 그 간극을 하나의 공간적 경험으로 풀어낸다. 작가는 동생이 남긴 도면과 모형, 스케치 등을 기반으로 전시장 전체를 하나의 설치 작품처럼 구성했다. 시트지 설치 작업을 활용해 실제 공간 속에 도면의 선과 구조를 확장시키며 관람객이 마치 그 집의 내부를 걷는 듯한 경험을 하도록 연출한다.
이 과정에서 개인적 기억은 하나의 서사로 재구성되고, 관람객은 그 서사 속에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된다.
강나영 작가의 작업은 단순한 가족 이야기에 머물지 않는다. 작가는 그동안 ‘돌봄’을 필요로 하는 취약한 존재들과 그들을 둘러싼 사회적 구조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인간의 삶에서 돌봄은 필수적인 요소이지만, 동시에 사회에서 종종 보이지 않는 노동이 되기도 한다.
작가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작품 속에 녹여 왔다. 개인의 감정과 기억을 섬세하게 포착하고 이를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확장하는 방식이다. 이번 《드림하우스》에서도 이러한 작업 방식은 이어진다.
전시장에는 도면뿐 아니라 작가가 동생과 나누었던 대화의 기록도 함께 소개된다. 이 기록들은 단순한 자료가 아니라, 관람객이 작품 속 이야기에 감정적으로 연결되는 장치로 작동한다. 이처럼 전시는 개인의 기억을 출발점으로 삼지만, 결국 관람객 각자의 삶과 기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드림하우스》가 던지는 가장 중요한 질문은 ‘지어지지 않은 집’이다. 우리 삶에는 실현되지 못한 계획들이 존재한다. 이루어지지 못한 꿈, 멈춰버린 시간, 그리고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과거의 순간들이다.
작가는 바로 그 지점에서 관람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어떤 미래를 꿈꾸었으며, 그 꿈이 사라졌을 때 어떻게 현재를 살아가는가. 전시는 개인적 기록이 보편적 감정으로 확장되는 순간을 보여준다.
관람객은 작품을 통해 자신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지어지지 않은 집’을 떠올릴 수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이루지 못한 꿈일 수도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지나간 시간일 수도 있다. 이처럼 작품은 개인적 서사를 통해 공감의 지점을 만들어낸다.
이번 전시는 경기도미술관이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신진작가 옴니버스전은 예술을 통해 사회적 문제와 삶의 관계를 탐구하는 작가들을 발굴하고 소개하기 위해 기획된 전시다.
특히 36세에서 40세 미만의 작가들을 초대해 새로운 시각과 실험적 작업을 소개하는 것이 특징이다. 경기도미술관은 그동안 다양한 신진 작가들을 소개하며 현대미술의 새로운 흐름을 조명해 왔다.
이번 강나영 작가의 전시는 2025년 세 번째 초청 작가 전시이자 옴니버스전의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전시는 12월 19일부터 내년 3월 1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경기도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개인적 서사가 예술적 경험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자리”라며 “관람객들이 작품을 통해 각자의 삶과 기억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코노미세계 / 조금석 기자 press1@economyworl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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