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속에서 예방으로, 지방정부 주도 안전 정책 시험대
[이코노미세계] 안전은 사고 이후의 대응이 아니라,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준비하는 데서 시작된다. 전국 기초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시행된 ‘산업안전 지킴이 합동점검’이 9일 화성특례시에서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직접 방문해 산업현장의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지방정부 주도의 산업재해 예방 정책을 살폈다.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전국 기초지자체 최초로 시행된 산업안전 지킴이 합동점검을 위해 김영훈 장관이 화성을 방문했다”며 “노동자의 생명을 최우선에 두는 국정 철학이 현장에서 실천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고 밝혔다.
화성특례시가 운영 중인 ‘산업안전 지킴이’ 제도는 산업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중소사업장과 제조업 현장을 중심으로, 사전 점검과 지도·계도를 병행하는 예방 중심 안전 정책이다. 단속 위주의 사후 행정에서 벗어나, 위험 요인을 사전에 발견하고 개선을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합동점검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산업현장에 들어가 제도의 실효성을 확인하고, 향후 확산 가능성을 점검하는 성격을 띠었다. 특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직접 참여했다는 점에서, 화성특례시의 안전 정책이 ‘지방 실험’ 수준을 넘어 국가 정책 모델로 검토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영훈 장관은 그동안 여러 차례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지방정부와의 협업 필요성을 강조해 왔으며, 방송을 통해서도 화성특례시의 산업안전 지킴이 운영 사례를 모범 사례로 언급한 바 있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기초지자체의 선도적 시도를 공식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화성특례시는 인구 106만 명을 넘어선 수도권 대표 성장 도시다. 반도체, 제조업, 물류산업 등 산업 기반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산업재해 위험 역시 함께 커지고 있다. 도시의 성장 속도에 비례해 안전 행정의 중요성도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명근 시장은 합동점검에 앞서 김영훈 장관에게 △수도권 안전 체험 교육장 건립 △경기지방고용노동청 화성지청 신설 필요성을 건의했다. 산업 규모 확대에 걸맞은 안전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시는 특히 “사고 발생 이후의 행정 대응만으로는 시민의 생명과 노동자의 안전을 지킬 수 없다”는 문제의식 아래, 예방 중심 정책으로의 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실제 행정 조직과 예산, 현장 운영 방식까지 바꾸는 구조적 변화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합동점검의 또 다른 의미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역할 분담과 협업 구조를 점검하는 데 있다. 산업안전은 법·제도 측면에서는 중앙정부의 권한이 크지만, 실제 현장은 지방정부가 가장 가까이에서 관리할 수밖에 없다.
화성특례시는 산업안전 지킴이 제도를 통해 지방정부가 ‘현장 조정자’이자 ‘예방 관리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중앙정부는 제도와 기준을 마련하고, 지방정부는 현장에 맞게 이를 적용·보완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모델이 정착될 경우, 산업재해 대응 체계는 보다 입체적인 구조로 전환될 수 있다. 단속과 처벌 중심에서 예방과 교육 중심으로, 중앙집중형 관리에서 지역 맞춤형 관리로의 이동이다.
정명근 시장은 “106만 화성특례시민의 안전은 언제나 시정의 최우선 가치”라며 “앞으로도 중앙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노동자와 시민 모두가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예방 중심의 안전한 도시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도 남아 있다. 산업안전 지킴이 운영 인력과 예산의 안정적 확보, 점검 이후 개선 조치의 실효성 관리, 소규모 사업장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인센티브 설계 등이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합동점검은 ‘사고 이후 책임을 묻는 행정’에서 ‘사고 이전 위험을 줄이는 행정’으로의 전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코노미세계 / 김나경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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