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거리·무료 이용 앞세운 도심형 여가복지 주목
[이코노미세계] 시원하게 쏟아지는 물줄기 사이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번진다. 커다란 물놀이 시설을 타고 내려온 어린이는 다시 출발점으로 달려가고, 풀장 주변에서는 부모들이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본다. 멀리 피서지를 찾지 않아도 집 가까운 공원에서 여름을 즐기는 ‘도심형 피서’가 수원의 새로운 여름 풍경으로 자리 잡고 있다.
수원특례시가 올림픽공원에 조성한 ‘2026 새빛 어린이 워터파크’를 비롯해 지역 곳곳의 공원 물놀이장을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여름방학을 맞은 어린이에게는 신나는 놀이터를, 부모에게는 비용과 이동 부담을 덜어주는 생활권 피서 공간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시원하게 쏟아지는 물줄기에 까르르 터지는 웃음, 푹푹 찌는 더위에는 역시 물놀이만 한 피서가 없다”며 새빛 어린이 워터파크와 지역 내 무료 물놀이 시설을 소개했다.
이 시장은 “올림픽공원 새빛 어린이 워터파크가 올해도 활짝 문을 열었다”며 “대형·소형 에어풀장과 슬라이드는 물론 매주 토요일에는 마술쇼와 버블쇼, 풍선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다”고 밝혔다.
새빛 어린이 워터파크는 수원시청 맞은편 올림픽공원에 마련됐다. 도심 공원의 유휴 공간을 여름철 어린이 물놀이 공간으로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고가의 민간 물놀이 시설이나 먼 거리 휴양지를 찾지 않고도 가족이 함께 여름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였다.
운영 기간은 지난 7월 21일부터 오는 8월 23일까지다. 오전 11시 문을 열어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매주 월요일과 비가 오는 날에는 문을 닫는다. 월요일이 공휴일이면 당일은 운영하고 다음 날 휴장한다.
워터파크에는 대형 에어풀장 2개와 소형 에어풀장 2개, 슬라이드 2개가 설치됐다. 대형 풀장에는 높이 3.5m 규모의 슬라이드, 소형 풀장에는 높이 2.5m 규모의 슬라이드가 마련돼 연령과 신체 조건에 따라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용료는 무료다. 가족 단위 이용객의 편의를 고려해 남녀 샤워실과 탈의실 등 부대시설도 갖췄다. 물놀이와 함께 공연·체험을 즐길 수 있도록 매주 토요일에는 어린이 특별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마술쇼와 레크리에이션, 풍선 버블쇼가 이어지고 삐에로가 어린이들에게 매직 풍선을 만들어주는 행사도 열린다.
단순히 물을 채운 임시 풀장을 운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볼거리와 체험 프로그램을 결합한 것이다. 어린이에게는 특별한 여름 추억을 제공하고, 부모에게는 아이와 함께 머무를 수 있는 가족 여가 공간을 제공하려는 시도다.
워터파크 운영시간은 매 시각 정각부터 50분 동안 시설을 가동한 뒤 10분간 쉬는 방식이다. 휴식시간에는 이용객이 물 밖으로 나와 몸 상태를 점검하고 운영진은 풀장과 시설을 살핀다. 장시간 물놀이로 인한 피로와 안전사고를 줄이려는 조치다.
수원시는 총괄관리자 1명과 풀장 관리요원 4명, 야간 순찰요원 2명 등 모두 7명의 안전관리 인력을 배치했다. 시설별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운영이 끝난 뒤에는 순찰을 통해 시설물 이상 여부 등을 점검한다. 수원시 공식 자료
수원시의 여름 물놀이 정책은 올림픽공원에만 머물지 않는다. 장안·권선·팔달·영통구의 생활권 공원 18곳에서도 물놀이장을 운영한다. 시민이 거주지와 가까운 곳에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역별로 분산 배치한 것이다.
장안구에서는 정자동 노루마당어린이공원과 천천동 샘내공원, 송죽동 만석공원, 일월호수공원 등 4곳이 운영된다. 권선구에는 권선공원과 마중공원, 산들어린이공원, 매화공원, 고래의모험어린이공원, 당수체육공원 등 6곳이 마련됐다.
팔달구에서는 숙지공원, 영통구에서는 방죽공원과 지성공원, 망포체육공원, 물봉선어린이공원, 고래등어린이공원, 영통사근린공원, 매여울공원 등 7곳에서 물놀이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물놀이장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45분 동안 가동한 뒤 15분간 쉬는 방식이다. 여기에 수원 지역 29개 바닥분수도 여름방학 기간 집중적으로 가동된다. 대형 워터파크 한 곳에 이용객이 몰리는 것을 줄이고, 시민이 집 가까운 곳을 선택해 이용하도록 한 생활권 중심의 분산형 운영이다. 수원시 물놀이 시설 안내
이재준 시장은 “동네 공원 곳곳도 신나는 물놀이터로 변했다”며 “매주 월요일과 비 오는 날에는 운영하지 않으니 방문 전에 꼭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같은 공공 물놀이 시설은 폭염이 일상화된 도시에서 공원의 역할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원이 산책과 휴식 중심의 정적인 공간에서 놀이·문화·피서 기능을 함께 제공하는 생활 밀착형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여름방학은 자녀가 있는 가정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온다. 어린이의 체험 활동과 여가 수요는 늘어나지만 숙박비와 교통비, 입장료 등 휴가 비용도 함께 증가하기 때문이다. 인기 피서지로 이동하려면 교통 정체와 많은 인파도 감수해야 한다.
무료 공공 물놀이장은 이 같은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다. 별도의 입장료 없이 이용할 수 있고 거주지와 가까워 교통비와 이동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특별한 휴가 계획을 세우기 어려운 가정이나 어린 자녀와 장거리 이동이 부담스러운 부모도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다.
특히 공공 물놀이 시설의 확대는 시민 누구나 여름철 여가를 누릴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경제적 여건에 따라 어린이의 여가 경험이 달라지는 격차를 완화하고, 공공 공간을 통해 최소한의 놀이 기회를 보장하는 ‘여가복지’의 성격을 갖기 때문이다.
지역 공원을 활용하면 원도심과 신도시 간 생활 인프라의 차이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대규모 상업시설이 부족한 지역에서도 공원과 광장 등 기존 공공시설을 활용해 계절형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어서다.
도심형 물놀이 시설은 지역 상권과의 연계 가능성도 있다. 가족 단위 이용객이 공원을 찾으면 주변 음식점과 카페, 편의점 등의 이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실제 지역경제 효과를 판단하려면 시설별 방문객과 주변 소비 변화 등 객관적인 자료를 축적할 필요가 있다.
물놀이장의 성패는 시설 규모보다 안전과 위생 관리에 달려 있다. 어린이가 주로 이용하는 공간인 만큼 작은 관리 소홀도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용객이 몰리는 주말과 폭염이 심한 시간대에는 현장 통제와 응급 대응 체계가 더욱 중요해진다.
수원시는 안전관리 인력을 배치하고 시설 가동 중간에 정기적인 휴식시간을 두고 있다. 그러나 안전요원 배치만으로 모든 위험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보호자 역시 어린이를 가까이에서 살피고 이용 연령과 신장 등 시설별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수질과 시설 위생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야외 물놀이장은 많은 이용객이 한꺼번에 찾고 높은 기온에 노출되는 만큼 수질 점검과 소독, 시설물 청소가 중요하다. 미끄럼 사고를 막기 위한 바닥 관리, 풀장과 슬라이드의 고정 상태, 샤워실과 탈의실의 청결 상태도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폭염과 집중호우 등 급변하는 기상 상황에 대응하는 운영 기준도 필요하다. 비가 올 때 시설을 휴장하는 것은 수질 악화와 낙뢰, 미끄럼 사고 등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시민은 방문 전 수원시 홈페이지나 공지사항을 통해 운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시설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그늘막과 휴게공간, 주차와 대중교통 안내 등 편의시설에 대한 요구도 커질 수밖에 없다. 수원시는 이용객 의견과 시설별 운영 결과를 분석해 혼잡 관리와 편의시설을 지속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
새빛 어린이 워터파크는 여름철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시설이지만, 그 안에는 공공 공간을 시민 생활과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라는 도시정책의 과제가 담겨 있다.
공원을 계절에 따라 다르게 활용하면 새로운 대규모 시설을 건립하지 않고도 시민의 문화·여가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 여름에는 물놀이장, 봄과 가을에는 공연·체험 공간, 겨울에는 계절 행사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기존 공간의 활용도를 높이면서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원시는 새빛 어린이 워터파크와 생활권 물놀이장의 운영 경험을 축적해 이용객 수와 만족도, 안전사고 발생 여부, 지역별 수요 등을 면밀하게 분석해야 한다. 이용 수요에 비해 시설이 부족한 지역은 없는지, 장애 어린이나 영유아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지, 대중교통 접근성이 적절한지도 살펴볼 과제다.
시민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한 시설만이 아니다. 무더운 날 아이와 손잡고 걸어갈 수 있는 물놀이터,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그늘,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깨끗한 공공 공간이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도 한다.
이 시장은 “시민 여러분 모두 건강하고 시원한 여름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올림픽공원에서 시작된 아이들의 웃음이 수원 곳곳의 동네 공원으로 번지고 있다. 폭염이 길어지는 시대, 집 가까운 공원에 마련된 물놀이터는 단순한 피서 시설을 넘어 시민의 여름 일상을 지탱하는 생활 기반시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이주은 기자 pin82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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