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개발에 따른 시민 불안과 지역 현안 집중 설명
[이코노미세계] 용인 지역에서 추진되는 대규모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이 인접 도시인 안성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놓고 지역사회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가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기대 이면에 송전선로와 LNG 발전소, 방류수 등 각종 기반시설이 안성시민의 생활환경과 안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보라 안성시장은 윤종군 국회의원과 함께 김성환 기후부 장관을 만나 안성시가 당면한 주요 현안을 전달하고 정부 차원의 협조를 요청했다고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이번 만남에서 김 시장은 용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산업단지 조성에 따라 예상되는 안성시의 변화와 시민들의 우려를 설명했다. 특히 송전선로와 LNG 발전소, 방류수 문제에 대한 안성시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전달하며 국가산업단지 조성 과정에서 인접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시장은 “무엇보다 시민들의 안전과 환경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밝혔다.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의 필요성과 국가적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적·사회적 부담이 특정 지역에 집중돼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장관은 이에 대해 주민들의 의견을 현장에서 직접 듣고 관계자들과 함께 해법을 찾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정부가 현장 의견 수렴 의지를 나타낸 만큼 향후 안성시민과 정부, 관계 기관 사이에 실질적인 협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용인에서 추진되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산업단지는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다. 산업단지가 본격적으로 조성되면 기업 투자와 일자리 확대, 관련 산업 성장 등 다양한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대규모 산업단지가 들어서기 위해서는 전력과 용수, 발전·환경시설 등 광범위한 기반시설이 필요하다. 이들 시설은 산업단지가 들어서는 해당 지역뿐 아니라 주변 지방자치단체의 생활환경과 토지 이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안성시가 주목하는 것도 이 대목이다. 산업단지는 용인에 조성되지만 전력 공급이나 발전시설, 방류수 처리 과정에서 안성지역이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산업단지의 경제적 효과와 기반시설에 따른 부담이 서로 다른 지역에 배분될 경우 지역 간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배제하기 어렵다.
안성시가 이번 장관 면담을 통해 송전선로와 LNG 발전소, 방류수 문제를 한꺼번에 제기한 것은 개별 시설의 설치 여부를 넘어 산업단지 조성 전반이 안성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요구로 해석된다.
대규모 개발사업은 계획 단계에서부터 인접 지역의 생활권과 환경권을 함께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사업이 상당 부분 진행된 뒤 주민 의견을 수렴하면 노선이나 시설 위치, 환경대책 등을 조정하는 데 한계가 생길 수 있어서다. 주민들이 체감하는 우려를 사업 초기부터 공론화하고 이를 계획에 반영할 수 있는 협의 구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안성시가 정부에 전달한 현안은 크게 송전선로와 LNG 발전소, 방류수 문제로 압축된다. 모두 반도체 산업단지의 안정적인 운영과 관련된 기반시설이지만, 주민 입장에서는 주거환경과 안전, 자연환경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생활 현안이다.
송전선로 문제는 노선과 설치 방식에 따라 주민 재산권과 경관, 지역개발 계획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따라 노선 검토 단계부터 주민과 지방자치단체에 관련 정보를 충분히 공개하고 대안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요구가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
LNG 발전소 역시 전력 공급을 위한 시설이라는 기능과 별개로 입지 주변 주민들이 안전성과 환경 영향을 우려할 수 있다. 시설의 필요성만을 앞세우기보다 입지 선정의 타당성과 환경·안전대책을 객관적으로 제시하고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 관건이다.
방류수 문제는 수질과 하천 생태계, 농업용수 등 지역 주민들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방류수가 어떤 과정을 거쳐 어디로 배출되는지에 따라 주민 불안의 정도도 달라질 수 있다. 철저한 처리와 관리, 지속적인 수질 점검, 관련 정보 공개 등이 전제돼야 하는 사안이다.
세 가지 현안은 성격이 서로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 국가산업 발전을 위한 기반시설이 지역주민의 삶과 충돌하지 않도록 정부와 사업 시행자가 책임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다.
김 시장이 장관에게 시민들의 우려를 상세하게 전달한 것도 이러한 문제들이 행정기관 사이의 단순한 협의를 넘어 주민의 안전과 환경권에 관한 사안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 시장이 이번 면담에서 가장 강조한 원칙은 시민의 안전과 환경 보호다. 이는 안성시가 국가산업단지 조성 자체를 단순히 찬반의 문제로 바라보기보다, 개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역 부담을 최소화하고 주민 권익을 지키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국가적 필요에 따라 추진되는 사업이라고 해도 그 영향권에 포함되는 주민과 지방자치단체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 특히 송전선로와 발전시설, 방류수처럼 생활환경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은 계획과 평가, 공사, 운영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투명성이 확보돼야 한다.
정부와 관계 기관이 사업의 필요성과 추진 일정만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민들이 우려하는 사안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주민설명회나 현장 간담회를 형식적인 절차로 운영해서는 갈등을 해소하기 어렵다. 주민들이 제기한 질문에 객관적인 자료로 답하고, 가능한 대안과 불가능한 대안을 분명히 설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환경과 안전 문제는 사업이 시작된 뒤 사후적으로 보완하는 것보다 계획 단계에서 예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노선과 입지, 시설 규모, 처리 방식 등을 결정하기 전에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살펴야 사회적 비용과 갈등도 줄일 수 있다.
안성시로서는 시민들의 우려를 정부에 전달한 이번 면담을 출발점으로 삼아 현안별 대응 논리를 구체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주민 의견을 체계적으로 수렴하고 예상되는 영향을 객관적으로 분석해 정부와 관계 기관에 지속해서 제시할 필요가 있다.
김 장관은 김 시장의 설명을 들은 뒤 주민들의 의견을 현장에서 직접 청취하고 함께 해법을 찾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장 방문과 주민 의견 수렴이 실제로 이뤄진다면 안성시 현안을 정부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검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관건은 현장 방문 이후다.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송전선로와 LNG 발전소, 방류수 등 각각의 현안에 대해 담당 기관과 사업 주체가 참여하는 협의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사업별 추진 상황과 예상 영향, 관련 절차를 주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으면 불확실성이 커지고, 불확실성은 다시 주민 불안과 행정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안성시와 정부, 사업 시행자,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소통 창구를 마련하고 논의 결과를 지속해서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쟁점이 발생할 때마다 일회성으로 대응하기보다 정기적으로 현안을 점검하고 대책의 이행 여부를 확인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윤종군 의원의 역할도 주목된다. 이번 면담에 함께한 만큼 국회와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사이의 협의를 연결하고 지역의 요구가 정책 결정 과정에 반영되도록 하는 가교 역할이 기대된다.
김 시장은 “바쁜 일정에도 시간을 내어준 김성환 장관과 함께해 준 윤종군 국회의원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는 국가 산업정책 차원에서 추진되는 대형 사업이지만, 사업의 영향은 행정구역 경계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전력 공급과 발전시설, 용수와 방류수 문제는 주변 지역까지 연결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산업단지가 들어서는 지역과 기반시설의 영향을 받는 지역 사이에 편익과 부담이 어떻게 배분되는지를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 국가적 사업이라는 이유로 인접 지역 주민의 희생을 당연하게 여겨서도 안 되고, 지역의 우려만을 이유로 산업정책의 필요성을 외면해서도 안 된다.
결국 필요한 것은 국가산업 경쟁력과 주민 안전, 환경 보호를 함께 달성할 수 있는 조정과 합의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책임 있게 중재하고 관계 지방자치단체와 사업 시행자가 정확한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주민 역시 계획 수립과 대안 검토 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장관 면담은 안성시의 우려를 중앙정부에 공식적으로 전달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김 장관이 약속한 현장 의견 청취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와 주민들의 요구가 실제 정책과 사업계획에 얼마나 반영될지가 다음 단계의 핵심이다.
반도체 산업단지가 국가 성장의 동력이 되기 위해서는 주변 지역의 신뢰와 동의가 뒷받침돼야 한다. 산업 발전의 성과는 넓게 공유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담은 최소화하는 것, 그것이 안성시가 정부에 요구한 해법의 출발점이다.
이코노미세계 / 이해창 기자 okna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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