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 안양시의 핵심 정책들이 추진 동력 약화와 행정 공백 논란 속에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시청사 이전과 기업유치 정책, 그리고 수암천 건천화 문제까지 도시 경쟁력과 시민 생활을 좌우하는 주요 현안이 동시에 도마 위에 오르면서, 안양시 행정의 실행력과 정책 방향을 둘러싼 논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안양시의회 김정중 의원은 9일 열린 제309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이들 현안을 집중적으로 다루며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계획이 아니라 이미 제시된 정책을 실제로 움직이게 하는 실행력”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이 가장 먼저 지적한 사안은 시청사 이전과 기업유치 정책이다. 해당 정책을 단순한 개발 사업이 아닌 “안양의 도시 구조를 바꾸는 핵심 전략”으로 규정했다. 도시 경쟁력 강화는 물론 일자리 창출, 세수 확대, 만안·동안 지역 간 균형발전까지 직결된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현재 추진 상황에 대해서는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기업유치 전략 수립 용역이 사실상 지연 상태에 놓여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2024년 시작된 용역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시가 제시한 상반기 공모 일정 역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일정 자체가 실행 가능한 계획인지부터 다시 점검해야 한다”며 “시간표만 앞세운 정책은 결국 신뢰를 잃는다”고 말했다.
기업유치 추진 과정에서도 이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초 약 280개 기업과 접촉했다는 자료와 달리 이후 접촉 기업 수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전략 변화인지, 아니면 정책 추진 동력 자체가 약화된 것인지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기업유치추진단장이 공석 상태라는 점은 정책 추진 체계의 공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기업 공모를 앞둔 시점에서 핵심 책임자가 부재하고 관련 위원회 활동까지 중단된 상황은 정상적인 정책 운영으로 보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 의원은 “지휘부가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대규모 기업유치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느냐”며 “지금은 조직 정비가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기업유치의 실효성을 좌우하는 인센티브 정책 역시 도마에 올랐다. 현재 안양시가 제시하는 조건이 기존 제도 수준에 머물러 있어, 타 지자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규제 완화와 보다 강력한 지원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시의 대응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김 의원은 “이 정도 조건으로 기업의 이전 결정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정책 재설계를 요구했다.
또한 공유재산 관리 조례 개정안과 관련해 수의계약 가능 사유가 모호하게 규정된 점도 지적했다. 이는 자칫 특혜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보다 명확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날 시정질문에서는 환경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수암천 건천화 현상이 장기간 반복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근본 원인에 대한 정밀 진단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김 의원은 “유지용수 방류량을 늘렸음에도 일부 구간에서 여전히 건천화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는 단순한 물 부족 문제가 아니라 하천 구조나 유입 체계 등 구조적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특히 하천이 단순한 시설이 아닌 도시 환경과 생태를 보여주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바닥이 드러난 하천과 고인 물로 인한 악취, 해충 문제는 시민 생활의 질을 직접적으로 떨어뜨리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김 의원은 시정질문을 마무리하며 안양시 정책 전반에 대한 방향 전환을 촉구했다. 시청사 이전과 기업유치는 도시의 미래를 결정짓는 구조적 정책이며, 수암천 문제 역시 시민 생활과 직결된 핵심 사안이라는 점에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구호와 계획만으로는 시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며 “이제는 실행과 결과로 평가받아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안양시는 수도권 핵심 도시로서 성장 잠재력을 갖추고 있지만, 정책 실행력과 행정 체계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할 경우 경쟁력 확보는 요원해질 수 있다. 이번 시정질문은 단순한 문제 제기를 넘어, 안양시 행정이 ‘계획 중심’에서 ‘성과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경고로 읽힌다.
결국 관건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과 실행이다. 도시의 미래를 좌우할 정책들이 선언에 그칠지, 실질적 변화를 이끌지에 따라 안양의 향후 10년이 달라질 수 있다.
이코노미세계 / 이해창 기자 okna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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