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미세계] 경기도 서남부의 내해(內海) 시화호가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의 중심 무대로 주목받고 있다. 한때 ‘죽음의 호수’로 불렸던 시화호는 30여 년의 환경 회복 과정을 거쳐 이제는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실천’을 상징하는 친환경 도시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다.
10월 16일 시흥·안산·화성 등 시화호를 공유하는 3개 시와 경기도가 함께 ‘시화호 활성화를 위한 공동협약’을 체결하고, ‘시화호 국제포럼’을 열며 대대적인 공동 비전을 선포했다. 임병택 시흥시장은 “시화호의 가치는 단순한 지역 개발을 넘어, 치유·회복·기후위기 대응의 상징적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경기도, 안산시, 화성시와 함께 세계가 주목하는 지속가능 생태도시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경기도가 중심이 되어 세 도시와 함께 시화호를 국제 생태교류의 허브로 육성하기 위한 협력 체계를 확립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시화호의 날’을 경기도 대표 기념일로 제정하고, 생태·기후·환경 관련 정책적 지원을 약속했다.
김성중 경기도 행정부지사, 안산·화성시 부시장, 임병택 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번 협약식에서는 시화호 수질 관리, 조력발전소 인근 생태벨트 확장, 해양레저산업 육성 등 세부 실천과제 10여 항목이 논의됐다.
특히 ‘국제시화호포럼’을 매년 정례화하여 글로벌 기후행동 도시 간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UN SDGs(지속가능발전목표) 연계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시흥시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시화호권 탄소중립벨트’를 조성하고, 시화MTV와 거북섬 일대를 중심으로 해양·생태·문화 복합공간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임병택 시장은 “시화호는 단순한 수변공간이 아니라 기후위기 시대의 치유와 회복의 상징”이라며 “국제포럼을 통해 글로벌 도시들과 연대하고,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환경정책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시흥시는 이미 ‘생태문화 복합단지’, ‘배곧생명공원’, ‘탄소제로 시화호 그린웨이 조성사업’ 등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 이번 협약으로 행정적·정책적 지원이 결합되면, 시화호 일대는 경기 서남권의 대표적 국제환경거점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시화호 프로젝트가 단순한 생태복원 사업을 넘어 ‘환경·산업·관광’의 삼각축 전략을 형성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시화MTV의 첨단산업단지, 대부도·오이도의 해양관광자원, 그리고 시화호 생태공원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제관광객 유치에도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임병택 시장은 협약 직후 자신의 SNS를 통해 “경기도와 시흥·안산·화성이 함께 시화호를 대한민국의 자랑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시화호의 가치는 단순히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이 기후위기 시대에 어떤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가의 문제”라며 “지속가능한 생태평화의 상징으로 세계가 찾는 시화호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시화호 협약은 경기도가 주도한 ‘광역 기후 거버넌스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중앙정부 주도의 탄소중립 정책 틀 안에서 지방정부가 스스로 연대해 ‘생활권 단위 기후정책’을 실행하는 선례로, 향후 인천 송도·화성 송산 등과의 연계도 거론된다.
한편 시화호는 이제 단순한 호수가 아니다. 그 안에는 환경과 산업, 시민과 행정, 그리고 지역과 세계를 잇는 새로운 ‘공존의 모델’이 담겨 있다.
이코노미세계 / 이해창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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