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미세계] 하남시의회가 19일 열린 제342회 제2차 본회의에서 총 1조1천896억 원 규모의 ‘2025년도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최종 확정했다.
치솟는 가계부채와 불확실한 부동산 경기 속에서 시의회는 세밀한 심사를 통해 일부 불요불급한 사업 예산을 삭감하며 ‘재정 효율화’ 기조를 분명히 했다. 이번 추경은 재난·재해 복구와 민생 현안 해결에 중점을 두되, 향후 재정 건전성 확보 과제도 함께 제기됐다.
이번 본회의에서 시의회는 예산안을 비롯해 총 26건의 안건을 의결했다. 그중에는 ▲행정사무감사 계획서 승인, ▲정신건강복지센터 민간위탁 동의안, ▲진로교육 활성화 지원 조례안 등이 포함돼 있어 복지·교육·행정 전반에 걸친 안건이 다뤄졌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당초 집행부가 제출한 예산안 1조1천896억 원 가운데 일부 항목을 삭감했다. 내용에는 △정책 설문조사(2천200만 원), △시민 소통협의체 회의 참석 수당(416만 원), △하남시청역 실내 조경 개선공사(1천만 원) 등 총 3천616만 원이 삭감돼 유보금으로 돌려졌다.
강성삼 위원장은 “고금리·고물가·부동산 불확실성 등 엄중한 경제 환경 속에서 시민 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꼭 필요한 곳에 신속히 투입한다는 원칙을 세웠다”고 밝혔다. 이는 지방재정이 단순 집행이 아니라 ‘선택과 집중’을 요구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남시 재정은 최근 몇 년간 인구 증가와 도시개발 사업 확대로 지출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 이번 추경에서 ‘재난·재해 복구’와 ‘민생 안정’이 강조된 것은 경기 둔화와 재난 위험 증가라는 복합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금광연 의장은 폐회사를 통해 “동료 의원과 집행부의 협조에 감사한다”며 “지적사항은 적극 반영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본회의 전후로 의원들의 5분 자유발언은 시정 전반에 대한 날선 문제 제기를 쏟아냈다.
발언 주제는 다양했다. △정병용 의원은 “K-스타월드 추진 현황” 공개 요구, △최훈종 의원은 “미사경정공원 물길 복원과 미사섬 개발," △정혜영 의원은 “시민 대표를 침묵시키는 행정” 비판, △임희도 의원은 “미사3동 교통 해소” 촉구, △박선미 의원은 “급식도우미 노인일자리 연계 방안” 제안 등이다.
이는 단순한 예산 심의가 아니라 도시개발·복지·행정 투명성 전반을 놓고 시의회와 집행부 간 긴장 관계가 존재함을 보여준다.
추경이 늘어날수록 시의회는 ‘선심성 예산’ 우려를 견제해야 한다. 불요불급한 사업을 걸러낸 이번 조정은 긍정적이지만, 전체 규모가 1조 원을 넘는 상황에서 지속적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개발 수요가 집중되는 미사·위례 신도시와 상대적으로 낙후된 구도심 간 균형 투자 문제는 하남시의 오래된 과제다. 이번 추경에서도 교통·주거·문화 기반을 어떻게 균형 있게 배분하느냐가 쟁점이었다.
아울러 설문조사와 회의비용 삭감은 ‘형식적 행정’을 줄이고 실제 시민 삶에 도움이 되는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그러나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 사업 성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이번 하남시의회의 제3회 추경 확정은 단순한 예산 조정이 아니라 도시개발, 복지, 행정 신뢰도까지 아우르는 종합적 의미를 지닌다. 일부 예산 삭감은 ‘선택과 집중’의 원칙을 보여주지만, 향후 시민 체감 성과를 얼마나 이끌어내느냐가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지방재정이 곧 시민 삶의 질과 직결되는 만큼, 하남시의회와 집행부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김나경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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