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의왕시 김성제 시장이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쓰러졌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은 지난 주말이었다. 자칫 생명을 위협할 수 있었던 긴박한 상황은 현장에 있던 한 시민의 즉각적인 심폐소생술로 반전을 맞았다.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 시작된 심폐소생술은 결정적이었다. 그 시민은 다름 아닌 안양시 고위공직자 출신으로, 평소 교육을 통해 체득한 응급 대응 능력을 실제 위기 상황에서 주저 없이 발휘했다.
이 사실은 최대호 안양시장이 1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하며 알려졌다. 최대호 시장은 “김성제 시장이 회복 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가슴을 쓸어내렸다”며 “무엇보다 구급대가 오기 전, 현장에 있던 주민이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는 점이 놀라웠다”고 밝혔다. 이어 “그 주민은 현재 공로연수 중인 이원석 전 기획경제실장으로, 시에서 반복적으로 받은 심폐소생술 교육을 기억해 즉시 실천에 옮겼다”고 전했다.
이번 사례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미담을 넘어선다. 심폐소생술은 심정지 발생 후 4분 이내 시행 여부가 생존율을 좌우하는 대표적인 응급 처치다. 의료진이 아닌 일반 시민의 개입이 결정적 역할을 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이원석 전 실장의 대응은 개인의 침착함을 넘어, 반복된 공공 교육이 실제 생명을 구하는 결과로 이어졌음을 보여준다.
안양시는 이태원 참사 이후 재난·응급 대응 체계를 전면적으로 점검하며 심폐소생술 교육을 대폭 강화해 왔다. 공무원 대상 의무 교육을 넘어,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심폐소생술과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법을 생활 속에서 익힐 수 있도록 상설 교육과 체험 기회를 확대했다.
많은 시민이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실제 상황에서 행동으로 옮길 수 있을지에 대해선 막연한 두려움을 느낀다. 안양시는 이러한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시청 로비에 상설 체험관을 마련해 누구나 자유롭게 연습할 수 있도록 했고, 소방서와 연계해 반복 훈련 중심의 교육을 운영했다.
최대호 시장 역시 안양소방서와 함께 간부 공무원들과 직접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으며 ‘4분의 기적’을 몸으로 체감했다고 밝혔다. 단발성 강의가 아닌, 실제 상황을 가정한 훈련이 위기 대응 능력을 키운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공무원 교육의 경우, 단순한 내부 역량 강화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 전체로 확산되는 ‘파급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공직 경험을 가진 시민이 위기 상황에서 공동체의 안전망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김성제 의왕시장은 현재 회복 중이다. 의료진의 조치와 함께, 현장에서 시작된 심폐소생술이 생존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다. 김성제 시장의 쾌유를 바라는 목소리와 함께, 침착하게 대응한 이원석 전 실장에게 감사의 뜻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건은 행정이 시민의 생명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도로와 건물을 짓는 것만이 정책이 아니다. 위급한 순간,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생명을 붙잡을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것 역시 행정의 중요한 역할이다.
안양시의 사례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심폐소생술 교육을 일회성 캠페인이 아닌 상시적·체계적 시스템으로 구축할 필요성이 분명해졌다. 생명 안전은 통계로만 평가할 수 없는 영역이지만, 준비 여부에 따라 결과는 극명하게 갈린다.
한 번의 훈련이, 한 번의 실천으로 이어지고, 결국 한 생명을 살렸다. 이번 ‘4분의 기적’은 우연이 아닌, 준비된 행정과 학습된 시민이 함께 만든 필연에 가깝다. 그리고 그 가치는 시간이 지나도 퇴색되지 않는다.
이코노미세계 / 김나경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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