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도 추가경정예산안에 포함된 지방채 발행과 예산 재배분을 둘러싸고 재정 건전성과 행정 신뢰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경기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이혜원 의원은 최근 정책 현안 회의를 통해 추경안의 구조적 문제를 조목조목 짚으며 강도 높은 비판을 제기했다.
이혜원 의원은 23일 양평 지역사무실에서 경기도 도로정책과 관계자들과 만나 ‘2026년도 제1회 경기도 추가경정예산안’을 집중 점검했다. 이번 회의는 추경안에 포함된 지방채 발행 규모와 사업비 조정 내역의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해 마련됐다.
경기도가 편성한 이번 추경안은 총 1조 6,234억 원 규모로, 민생 경제 안정이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그러나 이 중 약 2,000억 원을 지방채 발행으로 충당하면서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경기도의 누적 지방채 발행액은 약 1조 6,27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민생 지원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과도한 지방채 발행은 결국 미래 세대의 부담으로 돌아간다”며 “재정 운용의 유연성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의원은 일부 사업이 지방채 발행 요건을 명시한 '지방재정법' 제11조를 충족했는지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민생을 위한 예산일수록 법적 근거와 집행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민생 대책이라는 이유만으로 예산 집행 기준이 흐려져서는 안 된다”며 “법적 정당성과 절차적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정책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도와 의회 간 사전 협의 부족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도민 대표기관인 의회와 충분한 논의 없이 예산안이 추진된 점은 절차적 정당성을 훼손하는 요소라는 지적이다.
논란의 핵심은 지방채 사용 방식이다. 이 의원은 국가 매칭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지방채를 발행하는 구조를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이 의원은 “도민에게 직접 쓰여야 할 재원을 국가사업에 투입하기 위해 빚을 내는 것은 사실상 도민을 기만하는 행정”이라며 “이는 자치재정의 독립성을 스스로 포기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지방정부의 재정 자율성과 중앙 의존 구조 사이의 근본적 문제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이번 추경안에서 가장 큰 쟁점 중 하나는 이른바 ‘예산 돌려막기’ 의혹이다. 경기도는 ‘국지도 88호선(강하-강산)’ 건설 사업비 10억 5,500만 원을 전액 삭감하는 대신, 동일한 금액을 ‘양평 양근대교 국지도 건설’ 사업에 재편성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기존 사업을 중단하거나 축소해 다른 사업에 재원을 돌리는 방식은 계획성 없는 행정의 전형”이라며 “도정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양근대교 사업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현장 방문 당시 조속 추진을 약속한 사업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정치적 약속 이행을 위한 ‘재정 재편’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 의원은 특히 행정의 방향성을 강하게 문제 삼았다. “지역 숙원사업 추진 자체는 환영할 일이지만, 다른 필수 인프라 예산을 희생시키는 방식은 공신력을 떨어뜨린다”며 “이는 계획적 행정이 아니라 단기적 성과를 위한 생색내기 행정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추경은 본래 긴급 상황 대응을 위한 수단이지, 도지사의 현장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재원 조달 수단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도로정책과 관계자는 일부 행정 지연과 추진 미흡을 인정하면서도 개선 의지를 밝혔다. 또 “사업 추진 과정에서 미흡했던 부분이 있었지만 조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앞으로 예산 수립 과정에서 의회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법적 요건 검토도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끝으로 추경의 본래 취지를 강조하며 재정 운영 방향 전환을 촉구했다. “추경은 급격한 경제 변화나 긴급 상황 대응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며 “선심성 사업을 위한 예산 돌려막기는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속가능한 재정 운영을 위해서는 본예산 중심의 체계적인 재원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예산 편성 문제를 넘어 지방정부 재정 운영의 방향성과 원칙을 둘러싼 구조적 갈등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민생 지원 확대라는 정책 목표와 재정 건전성 유지라는 원칙 사이에서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가 향후 경기도정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지방채 의존 구조와 정치적 사업 추진 방식에 대한 논쟁은 추경 심의 과정에서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의회와 집행부 간 긴장 관계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번 추경안이 어떤 형태로 수정·통과될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이해창 기자 okna999@naver.com
[저작권자ⓒ 이코노미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