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쿠폰 이벤트가 백년가약의 열쇠로
- 저출산 해법 모색하는 지방정부 모델

[이코노미세계] '성남시장이 중매쟁이 노릇을 하고 있다.' 신상진 성남시장이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의 한 대목이다. 성남시가 추진한 ‘솔로몬의 선택’ 프로그램을 통해 만남을 가진 청년들 가운데 11쌍이 실제 결혼하거나 결혼 날짜를 확정했다.
이 가운데 두 커플은 최근 신 시장 집무실을 찾아 청첩장을 직접 전하며 고마움을 전했다. 단순한 만남 주선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가 청년들의 삶의 전환점을 만들어주는 ‘공공 중매’ 실험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신상진 시장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성남시장이 성남시장의 중매쟁이가 되고 있다”며 소회를 밝혔다. 그는 “오늘 두 쌍의 예비부부가 청첩장을 들고 찾아와 즐겁게 대화를 나눴다”며 “그 순간, 인생의 획기적 전환에 작은 계기가 결정타가 될 수 있음을 실감했다”고 적었다.
특히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프로그램 속 이벤트였던 ‘커피쿠폰’이 화제가 됐다. 성남시는 모든 참가자에게 커피쿠폰 3장을 나눠주고, 이를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전달하도록 했다. 신 시장은 “커피쿠폰이 서로의 마음을 움직이는 열쇠가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웃음을 지었다.
성남시의 ‘솔로몬의 선택’은 결혼 적령기 미혼 남녀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결혼 지원 프로그램이다. 단순한 미팅이나 소개팅을 넘어서 참가자들의 가치관, 취향, 생활패턴을 고려한 매칭이 특징이다.
이처럼 공공기관이 청년층의 결혼을 직접 지원하는 사례는 전국적으로도 이례적이다. 성남시는 해당 프로그램을 ‘저출산 해법의 한 축’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결혼 감소가 출산율 하락의 직접적 원인이라는 점에서, 지자체 차원의 결혼 장려 프로그램은 국가적 과제와도 직결된다.
전문가들은 “결혼을 원하는 청년들이 있어도 사회·경제적 요인 때문에 기회를 갖기 어렵다”며 “지자체가 공간과 프로그램을 제공해 만남을 지원하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한다. 다만 단기적 성과보다 지속적인 관계망 형성과 사후 관리가 관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프로그램에 참여해 인연을 맺은 한 예비 신랑은 “처음에는 단순한 이벤트라고 생각했는데, 작은 계기가 평생의 인연으로 이어졌다”며 “성남시 덕분에 결혼을 앞두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예비 신부는 “커피쿠폰을 건네는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지자체의 세심한 배려가 결정을 앞당겼다”고 소감을 전했다.
신상진 시장은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긍정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지방정부의 시대적 책무”라며 “성남시는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청년들의 삶을 응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성남시는 향후 프로그램 확대와 함께, 신혼부부 주거 지원, 아이 돌봄 서비스,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 정책과 연계해 종합적인 결혼·출산 지원 모델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솔로몬의 선택’은 단순한 만남 주선 프로그램이 아니다. 저출산·고령화라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 지방정부가 발 벗고 나선 실험이자, 공공이 청년의 삶에 실질적 변화를 만들어내는 사례다. 작은 커피쿠폰 하나가 백년가약을 맺는 계기가 된 것처럼, 성남시의 ‘공공 중매’ 실험은 한국 사회에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김나경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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