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올해 연말, 포천시청 앞 잔디광장은 평소와 다른 분위기로 가득하다. 10m가 넘는 성탄트리와 조형물, 겨울 감성의 조명들이 어둠을 대신하고 있다.
11월 29일 열린 점등식에는 시민과 지역 교회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크리스마스 장식은 더 이상 ‘구경거리’ 넘어, 지역 정서와 공동체의 상징이자 참여형 축제 콘텐츠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백영현 포천시장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연말 분위기를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시청 앞 잔디광장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단순한 소개가 아니라, 지역민이 함께 참여하고 즐기는 공간으로 도시를 설계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그리고 “이번 점등식은 많은 교인분들과 시민들이 함께해 감동의 크기를 더했다”며 뜨거운 참여 열기를 강조했다.
전국 지자체들은 최근 겨울철 도시 브랜드 강화를 위한 시즌 콘텐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부산 해운대 빛축제, 대구 약령시 미디어파사드 등 지역 겨울 콘텐츠는 관광 유입뿐 아니라 지역민의 체감 만족도를 높이는 핵심 정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포천시의 이번 크리스마스트리 설치도 그 연장선에 있다. 백 시장은 점등식 메시지를 통해 “트리는 화려한 장식품이 아니라 희망과 사랑, 생명, 축복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단순 가로등·조형물이 아닌 ‘메시지형 공공디자인’으로 접근한다는 발언으로 읽힌다. 특히 ‘빛으로 어둠을 밝힌다’는 문구는 지역 발전과 공동체 회복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최근 국내 관광 소비 트렌드는 ‘경험·체류·감성 소비’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단순히 명소를 방문하는 것이 아닌, 사진·스토리·공간 정서까지 느낄 수 있는 장소가 시민과 관광객에게 선택받는다.
포천시는 자연 관광지로 잘 알려져 있지만, 도심형 문화 콘텐츠·야간 경관 연출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 점등 행사가 소규모 시작이라 하더라도, 포천의 겨울 이미지를 새롭게 구축하는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역 상권 역시 기대가 크다. 인근 카페·소상공인들은 이미 연말 한정 메뉴, 포토존 제공 등 연계 마케팅 준비에 들어갔다.
백영현 시장은 메시지의 마지막 부분에서 “올해도 모두 따뜻하고 행복한 연말 보내시길 기원한다”고 남겼다. 단순한 행사 안내문이 아닌, 공동체적 소통 메시지의 성격이 강하다.
이번 점등식은 규모보다 ‘의미’가 앞섰다. 겨울 도시 이미지 구축, 공동체 회복, 시민 감정 회복, 지역 상권 활력까지 연결되는 행정 실험이기 때문이다.
포천시청 앞 광장을 가득 채운 수많은 조명은 단순한 트리가 아니다. 팬데믹 이후 관계단절과 지역 문화 침체 속에서, “다시 시민이 모이는 도시”를 향한 첫 신호로 읽힌다.
이제 남은 질문은 하나다. 이 겨울, 포천이 만들어낸 빛은 연말을 넘어 도시의 정체성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그 답은 앞으로 광장을 찾을 시민의 발걸음이 말해줄 것이다.
이코노미세계 / 김나경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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