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강수연 양주시장이 11월 26일부터 28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린 ‘SEOUL FOOD in Bangkok 2025’ 국제 식품박람회에 지역 식품기업 7곳과 함께 참여하며 양주시 공동관을 운영했다.
강 시장은 박람회 참가 외에도 태국 상공회의소, 현지 식품 대기업과 잇따라 면담을 진행하며 수출 판로 확보와 경제 네트워크 구축을 외교 채널을 넘어선 ‘지방정부형 경제외교 모델’로 확장하는 행보를 보였다.
이번 일정은 강 시장이 29일 자신의 SNS를 통해 직접 공개한 것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의 국외 경제사절단 활동이 단순 의전 행사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수출 성과 중심의 체계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양주시가 이번 전시회에 참여한 방식은 단순 관람이나 정보 수집 수준이 아니다. 이번 박람회는 관내 식품 기업의 첫 해외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한 실전형 출장, 그리고 기초지자체 최초 단체관 구성 방식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강 시장은 박람회 첫날 행사장에서 박용민 주태국 대한민국 대사를 비롯한 각국 기업·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양주시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나섰다. 이어 양주시 공동관과 타 국가 전시 부스를 직접 둘러보며 해외 소비자 반응, 유통망 구조, 현지 기업 협업 가능성 등을 면밀히 파악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 외교성 방문이 아닌 기업 동행형 시장 진입 전략(Business Delegation Strategy)으로 분류한다. 이는 한국 기업이 해외시장에 진출할 때 지방정부가 ‘브랜딩·네트워크·공공외교’를 결합해 가교 역할을 하는 방식으로, 최근 서울·경기도 산하 일부 공공기관이 시범 추진하던 모델이다.
강 시장은 박람회 외에도 태국 경제 단체와 별도의 경제 외교 일정도 소화했다. 그중 가장 눈길을 끈 일정은 태국 최고 경제기관인 태국상공회의소(The Thai Chamber of Commerce) 방문과 태국 식품산업 대표 기업 INTEQC 그룹 접견이다.
면담 주제는 세 가지 핵심 키워드로 정리된다. ▲양주시 기업의 동남아 시장 수출 확대 및 유통망 연결 ▲지속 가능한 경제 네트워크 구축 및 공동 사업 추진 ▲소비 테스트 현지 테스트 마켓 운영·POP-UP 운영 협의 등이다.
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관내 기업들의 실질적 비즈니스 기회를 지원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며 향후 후속 B2B 매칭과 실증형 소비시장 테스트 기반 구축을 예고했다.
현재 태국 식품 시장은 최근 5년간 연평균 6~7% 성장률을 유지하며 동남아 소비시장 중 가장 빠른 성장을 기록한 국가로 꼽힌다. 특히 K-식품의 경우, 할랄 인증·한류 콘텐츠 소비·온라인 유통 확장을 통해 이미 시장 기반이 형성돼 있어, 중소기업이 진출하기 유리한 환경으로 평가된다.
양주시가 밝힌 전략은 단순 참여 수준을 넘어 실질적 성과 도출 체계에 가깝다. SNS 메시지에 나타난 정책 방향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단계별 구조다. ▲1단계로 해외 박람회 참가, 시장 반응 및 동향 파악 ▲2단계는 현지 경제 단체·대기업 협력 체결 ▲3단계는 테스트 마켓 운영 및 공동 사업화 ▲4단계는 유통망 진입 및 상용화(Export Execution) 등이다.
이 방식은 단순히 한 번의 해외 방문에서 끝나는 방식이 아니라 지속형 수출 인큐베이팅 구조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금까지 많은 지방자치단체의 해외 방문은 성과가 불명확하거나 ‘행사 중심’이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 양주시 사례는 ‘정책 목적성과 후속 사업 구조’, 그리고 기업 동반 참여 방식을 통해 측정 가능한 결과 기반 체계로 옮겨가려는 흐름으로 평가된다.
지역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스스로 구축하기 어려운 국가 간 네트워크·외교적 접근 권한·브랜드 신뢰도를 지방정부가 보완해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중소기업 수출의 허들 제거 역할”로도 분석된다.
다만 과제도 있다. ▲실제 계약 및 수출 물량 확보 ▲태국·아세안 규제·인증 절차 대응 ▲지속형 후속 출장 및 B2B 매칭 체계 유지 ▲성과 데이터 공개 및 평가 시스템 구축 등이다.
특히 해외 경제 교류 사업은 “사진은 남고 계약은 없는 사업”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향후 성과 발표 방식과 투명성은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강 시장은 SNS 글에서 “이번 출장은 기업이 해외 시장에서 실질적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며, “태국 상공회의소 및 식품 산업 기업들과의 지속적 협력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번 출장이 ‘일회성 홍보’가 아닌 ‘수출형 지역경제 체제 구축의 출발점’임을 선언한 메시지로 읽힌다.
한편, 양주시의 이번 행보는 지방정부가 행정 단위를 넘어 경제·시장으로 역할을 확장하는 실험이다. 이 모델이 지속성·성과·신뢰도를 확보한다면, 한국 지방정부 경제활동의 새로운 표준 모델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코노미세계 / 김나경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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