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미세계] 매일 아침, 경기 북부 의정부 고산지구 주민들은 ‘서울행 교통전쟁’을 치른다. 특히 잠실, 강남 방면으로 향하는 직행노선은 만성적인 혼잡으로 탑승조차 어려운 상황. 고산지구는 택지개발로 인구가 급증하고 있지만 광역교통망 확충은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주민들의 불편은 오랫동안 누적돼 왔다.
고산 정음마을2단지에 거주하는 김지연(34) 씨는 “출근 시간대엔 G6100번 버스가 경기도청북부청사 쪽 정류장에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만차여서 타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몇 정거장 전으로 걸어가도 헛수고일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의정부시는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7월 14일부터 고산 정음마을2단지에서 출발하는 G6100번 전세버스를 신설했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은 “출근길 불편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아침 8시 5분에 출발하는 노선을 새로 투입했다”며 “퇴근길 역시 20시 30분에 운영하는 전세버스도 마련해 양방향 편의를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 시장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직접 현장을 방문한 사실을 전하며 “운행상황을 점검하고 탑승을 기다리는 시민들의 의견도 직접 들었다”며 “앞으로도 현장 중심의 교통행정을 펼쳐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고산지구 주민들은 이번 전세버스 신설을 ‘작지만 확실한 변화’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직장인이 밀집한 잠실로의 직행버스는 통근 시간 단축과 피로도 감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는 반응이다.
정음마을1단지에 거주하는 직장인 최민수(42) 씨는 “기존 노선은 타기도 힘들고, 서서 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정류장에서 여유롭게 탑승할 수 있어 너무 만족스럽다”며 “더 많은 시간대에 확대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전세버스 투입은 단순한 노선 추가가 아니라, 의정부시가 수요자 중심의 교통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 시장은 “버스 이용 현황과 민원 데이터를 분석해 불편사항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반영한 맞춤형 정책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의정부시는 시민 불편 신고, 정류장별 탑승 인원, 혼잡도 등 실시간 자료를 기반으로 추가 노선 신설, 배차 간격 조정 등 교통 서비스 개선을 진행 중이다. 고산지구뿐 아니라 민락, 용현 등 다른 대단위 주거지역으로도 확대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시의 판단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전세버스 신설이 단기적 해법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보다 근본적인 광역교통 확충 방안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도시계획 전문가 이한주 교수(경기대 도시행정학과)는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전세버스는 좋은 보완책이지만, 결국 광역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 인프라 확대 없이는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의정부시는 GTX-C 노선의 조기 착공, BRT 노선 도입, 고산지구~서울 간 광역버스 직행 노선 증설 등을 정부 및 경기도와 협의 중이다.
김 시장은 “모든 정책은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며 “앞으로도 직접 시민 곁에서 의견을 듣고, 데이터 기반으로 빠르게 정책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매주 현장 점검을 실시하며 민생과 직결된 교통, 환경, 주거 분야의 세부 개선 과제를 발굴하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김나경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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