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보라 시장 “도움이 필요할 땐 ‘빠방’을 외쳐주세요”

[이코노미세계] 재난이 일상이 된 시대, 이를 빠르게 막고 방어하기 위한 시민 중심의 봉사 조직이 안성시에서 공식 출범했다. 이름하여 ‘안성맞춤 빠방단’. 이름처럼 재난 앞에서 ‘빠르게 방어하고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전문 재난봉사단체다.
김보라 안성시장은 28일 자신의 SNS(페이스북)를 통해 “안성맞춤 빠방단의 발대식을 개최했다”며 “코로나19부터 전국 폭설·수해 현장에서 함께 땀 흘린 봉사자들이 주축이 되어 구성된 만큼, 그 의의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분이 계셔서 든든하다. 이제 도움이 필요하면 ‘빠방!’을 외쳐달라”며 시민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이번 발대식은 형식적 의전 대신 실질적 현장 대응을 강조한 실천형 봉사단의 면모를 그대로 보여줬다. 발대식 직후 단원들은 곧바로 안전교육을 받은 후, 폭염 속에서 걷는 시민들에게 얼음물을 나누며 봉사의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더위에 지친 시민들은 “정말 고맙다”며 환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빠방단의 구성원들은 단순한 자원봉사자를 넘어, 실제 전국 곳곳의 재난현장에서 직접 활동해본 ‘현장형 인재’들로 채워져 있다. 안성시는 2020년부터 코로나19 대응에 앞장섰고, 이어 매년 반복되는 여름철 수해·겨울철 폭설 현장에서도 자발적으로 봉사자들이 모였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의료 봉사, 응급구조, 재난 물자 분배, 복구 작업 등 경험을 축적해온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어, 단순한 봉사활동 이상의 전문성을 갖춘 점이 특징이다.
빠방단은 단순한 공무원 주도의 행정 조직이 아닌, 철저히 시민 자율에 기반을 둔 구조라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안성시는 ‘공적 영역의 공백을 시민의 손으로 메우자’는 철학 아래, 다양한 분야의 시민 주도형 조직을 육성해왔으며, 빠방단은 그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김보라 시장은 “재난은 더 이상 예외적 사건이 아닌 상시적 상황이 됐다”며 “행정의 대응 속도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시민이 주도적으로 재난을 준비하고 대응하는 구조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철학은 조직 구성과 운영 방식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빠방단은 정기 훈련을 통해 현장 대응 능력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지역 내 취약계층이나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시민을 위한 맞춤형 활동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빠방단은 향후 지역 내 다양한 단체들과의 협업 체계를 통해 활동 반경을 더욱 넓힐 방침이다. 특히 학교, 교회, 아파트 관리사무소, 상인회 등 지역 생활권 내 조직들과 연계해 재난 발생 시 즉각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그리고 전문 구조 인력은 많지 않고, 행정의 손길은 모든 현장에 즉시 닿기 어렵다. 결국 재난 대응의 첫 관문은 시민의 참여와 준비다. 그런 의미에서 안성맞춤 빠방단은 시민이 시민을 지키는 ‘지역형 안전망’ 구축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한 단원은 “우리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단지 옆 사람의 손을 잡을 수 있는 마음을 가진 이웃일 뿐”이라며 “작은 손길이 누군가에게는 큰 울타리가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의 발걸음이 향하는 곳에선 앞으로 ‘빠방!’이라는 구호와 함께, 시민의 안전과 온기가 함께 울려 퍼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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