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창민 하남시의회 의원(오른쪽)이 지난 7월 31일 하남경찰서를 방문해 경찰 관계자들과 감일지역 지구대 신설 및 주민 치안서비스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대규모 공동주택이 들어서며 인구 약 4만 명의 신도시로 성장한 경기 하남시 감일지역에 주민의 안전을 가까이에서 책임질 지구대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 인구만 약 1만 명에 이르는 젊은 도시지만, 지역의 성장 속도를 치안 기반시설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일지역은 아파트 단지와 학교, 공원, 상업시설이 빠르게 늘면서 독립된 생활권을 형성했다. 그러나 지역 내 거점 경찰관서가 없어 긴급 신고에 대한 신속한 대응과 야간 순찰, 학교 주변 안전관리 등에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하남시의회도 감일지역의 치안 여건을 주요 현안으로 보고 경찰과 협의에 나섰다. 조창민 하남시의회 부의장은 지난달 31일 정병용 의장, 김어진 의원과 함께 하남경찰서를 방문해 경찰 관계자들과 지역 치안서비스 개선 방안과 경찰 인력 운영 문제를 논의했다.
이날 협의에서는 미사강변지구대의 중심지역관서 운영에 따른 주민 우려와 함께 별도의 지구대가 없는 감일지역의 치안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시의회는 인구와 생활권의 변화를 반영한 경찰관서 배치와 순찰체계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감일지역은 대규모 공동주택 입주가 이어지면서 인구가 약 4만 명까지 증가했다. 하나의 소규모 도시와 맞먹는 규모다. 특히 전체 주민 가운데 아동 인구가 약 1만 명에 달한다. 주민 네 명 중 한 명가량이 아동인 셈이다.
아동과 청소년이 많은 지역에서는 일반적인 주거지역보다 세밀한 치안서비스가 요구된다. 등하굣길과 학교 주변을 비롯해 어린이공원, 학원가, 상업지역, 공동주택 단지 등을 중심으로 시간대별 순찰체계를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맞벌이 가정이 많은 신도시의 특성상 늦은 시간까지 학원이나 공원, 상업시설을 이용하는 어린이와 청소년도 적지 않다. 야간 귀갓길 안전과 학교폭력 예방, 실종·가출 신고, 교통사고 위험지역 관리 등 주민이 필요로 하는 치안서비스의 범위도 넓다.
그럼에도 감일지역에는 이러한 치안 수요를 상시 담당할 별도의 지구대가 없다. 신고가 접수됐을 때 현장까지 이동하는 시간뿐 아니라 지역의 특성을 잘 아는 경찰 인력을 안정적으로 배치하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조 부의장은 감일지역의 인구와 생활권이 빠르게 확대되는 상황에서 경찰관서와 인력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주민이 체감하는 치안서비스의 수준이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력이 미치기 어려운 공간과 시간대가 생기면 잠재적인 범죄 사각지대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조 부의장은 “감일지역은 인구가 약 4만 명에 달하고 아이들도 약 1만 명이 생활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안전을 가까이에서 책임질 지구대가 하나도 없는 상황”이라며 “지역의 성장 속도에 맞춰 치안 기반시설도 함께 확충돼야 한다”고 말했다.
감일지역의 사례는 도시 개발과 공공안전 기반시설 확충 사이의 간극을 보여준다. 대규모 택지개발이 이뤄지면 주택과 도로, 학교, 공원, 상업시설 등이 단계적으로 들어선다. 하지만 경찰관서 설치와 인력 증원은 인구 증가 속도를 곧바로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치안 수요는 단순히 주민 수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아동·청소년 인구 비율과 공동주택 밀집도, 상업지역의 발달 정도, 유동인구, 교통 여건, 인접 경찰관서와의 거리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감일지역처럼 짧은 기간에 인구가 크게 늘어난 신도시는 기존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설계된 경찰력 운영체계만으로 변화한 치안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 과거에는 인구가 많지 않았던 지역이라도 공동주택 입주가 본격화하면 신고 건수와 순찰 수요가 함께 증가하기 때문이다.
특히 주민이 일상에서 느끼는 안전은 범죄 발생 건수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늦은 밤 순찰차를 쉽게 볼 수 있는지, 위급한 상황에서 경찰이 얼마나 빨리 도착하는지, 학교 주변이나 공원에 안전관리 인력이 배치돼 있는지 등이 주민의 체감 치안을 좌우한다.
지구대는 범죄 신고 처리만 담당하는 시설이 아니다. 주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순찰과 범죄 예방, 분쟁 조정, 실종자 수색, 교통질서 유지 등 생활안전 업무를 수행하는 지역 치안의 거점이다.
지역에 지구대가 설치되면 경찰이 생활권의 구조와 주민 특성을 지속해서 파악할 수 있다. 학교와 자율방범대, 공동주택 관리사무소, 상인회 등 지역 공동체와의 협력도 강화할 수 있다. 문제가 발생한 뒤 출동하는 사후 대응을 넘어 위험 요소를 미리 찾아내는 예방 중심의 치안활동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감일지역의 치안 대책은 지구대 신설 여부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구대 설치가 이뤄지기 전까지 주민 불안을 줄일 수 있는 보완 대책을 마련하고, 지역 특성에 맞춘 순찰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어린이와 청소년의 이동이 많은 등하교 시간대에 학교 주변 순찰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공원과 산책로, 학원가, 상업지역, 공동주택 단지 사이의 주요 이동 경로를 분석해 순찰 인력을 배치하는 방안도 요구된다.
야간에는 인적이 드문 공간과 조명이 부족한 구간을 중심으로 순찰을 집중해야 한다. 주민 신고와 민원, 자율방범대 활동 과정에서 확인된 취약지역을 지도화해 경찰의 순찰 경로에 반영하는 것도 방법이다.
지역 거점 경찰관서가 없는 상황에서는 인접 경찰관서의 순찰차 운영과 출동체계를 보다 정밀하게 조정해야 한다. 긴급 신고가 접수됐을 때 감일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 순찰차와 경찰 인력을 상시 확보하고, 교통 혼잡 시간대와 야간 등 시간대별 출동 여건도 점검해야 한다.
미사강변지구대의 중심지역관서 운영에 대한 주민 우려 역시 이런 맥락에서 제기된다. 경찰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한다는 취지와 별개로, 특정 관서에 기능이 집중되면 다른 생활권 주민이 느끼는 치안서비스의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 인력 운영의 효율성과 주민이 체감하는 안전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과제다. 숫자상 경찰력이 유지되더라도 주민과 가까운 현장 인력이 줄거나 순찰 빈도가 낮아지면 치안서비스가 약화됐다고 느낄 수 있다.
감일지역에서는 자율방범대가 순찰과 범죄 예방 활동을 통해 치안 공백을 보완하고 있다. 주민이 지역의 위험 요소를 가장 잘 안다는 점에서 자율방범대는 경찰과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조 부의장도 지난 7월 감일자율방범대원으로 위촉됐으며 오는 9월부터 지역 방범 활동에 참여할 예정이다. 현장 활동을 통해 주민이 느끼는 불안 요인을 직접 살피고, 이를 경찰과 관계기관에 전달하겠다는 취지다.
조 부의장은 “지구대가 없는 상황에서 감일자율방범대가 주민 안전을 위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있다는 점에 감사드린다”며 “민간의 자발적인 방범 활동과 함께 전문적인 인력과 대응체계를 갖춘 경찰관서가 설치돼 보다 안정적인 치안서비스가 제공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자율방범대의 역할은 중요하지만 민간 방범 활동만으로 지역 치안을 책임지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자율방범대는 범죄 예방과 취약지역 순찰, 위험 상황 신고 등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지만 강제력을 행사하거나 범죄 현장에 전문적으로 대응하는 경찰의 역할을 대신할 수는 없다.
따라서 자율방범대의 활동을 활성화하는 동시에 전문 경찰 인력과 장비를 갖춘 경찰관서를 확충하는 방향으로 치안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경찰과 자율방범대가 취약지역 정보를 공유하고 합동 순찰을 확대하는 등 협력체계를 제도화할 필요도 있다.
하남경찰서 관계자는 감일지역의 인구 증가와 주민들의 치안 우려를 인지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역별 치안 수요와 경찰 인력 여건을 종합적으로 살펴 주민 안전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도 전달했다.
감일지구대 신설을 위해서는 지역의 치안 수요를 객관적으로 입증하고 관계기관의 협의를 끌어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인구 증가와 아동·청소년 비율뿐 아니라 신고와 출동 현황, 순찰 수요, 인접 경찰관서와의 거리, 향후 개발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경찰 인력 확보 역시 핵심 과제다. 건물만 신설하고 충분한 경찰관을 배치하지 못하면 주민이 기대하는 치안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 지구대 설치 논의와 경찰 인력 증원 계획이 함께 추진돼야 하는 이유다.
하남시와 시의회, 경찰은 감일지역의 장기적인 인구 변화까지 고려한 치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인구만을 기준으로 관서를 배치하기보다 추가 입주와 상권 확대 등 앞으로 늘어날 치안 수요까지 내다봐야 한다.
조 부의장은 감일지역뿐 아니라 감북·춘궁·초이지역의 치안 현황과 주민 의견도 지속해서 살필 계획이다. 생활권마다 인구 구조와 주거 형태, 교통 여건이 다른 만큼 지역별 특성에 맞는 치안대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감일지구대가 신설될 경우 인접 지역의 순찰체계와 출동시간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대로 특정 지역에 경찰력이 집중돼 다른 지역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권역별 인력 배치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조 부의장은 앞으로 감일지구대 신설과 순찰체계 강화를 위해 경찰과 관계기관에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할 방침이다. 주민 의견을 수렴해 취약지역과 필요한 치안서비스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경찰 인력 운영과 관서 설치 논의에 반영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도시는 주택과 도로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학교와 복지시설, 의료시설뿐 아니라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치안 기반시설이 함께 갖춰져야 온전한 생활권이 만들어진다.
감일지역의 인구는 이미 약 4만 명에 이르렀고, 이 가운데 약 1만 명이 아동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지역의 성장에 걸맞은 공공안전 체계다. 감일지구대 신설 요구는 단순히 경찰관서 한 곳을 늘려 달라는 민원을 넘어, 도시 개발 과정에서 뒤처진 치안 기반시설을 보완해 달라는 주민들의 요구로 읽힌다.
감일이 ‘살기 좋은 신도시’를 넘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도시’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경찰과 지방자치단체, 의회, 지역공동체가 함께 해법을 찾아야 한다. 촘촘한 순찰과 신속한 출동체계, 전문 경찰력이 배치된 지역 거점 관서 구축이 그 출발점이다.
이코노미세계 / 김은주 기자 sweetmom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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