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보증 10억원·이차보전 1억원 추진, ‘기관 이전’ 넘어 지역경제 활성화 시험대
[이코노미세계] 경기신용보증재단 본점과 남양주지점이 남양주시 다산동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남양주시가 경기북부 ‘정책금융 거점도시’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단순히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 하나가 주소를 옮긴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중소기업에 정책금융을 보다 가까이 연결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남양주시는 경기신보 본점 이전에 맞춰 특례보증과 이차보전 예산 편성에 나섰다. 공공기관 이전이라는 행정적 성과를 실제 지역경제 활성화와 기업 지원으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최현덕 남양주시장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기신보 본점과 남양주지점의 다산동 이전 소식을 전했다. 행사에는 김용민 국회의원과 장태환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장을 비롯한 도·시의원,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번 이전은 2021년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공공기관 이전 계획을 발표한 지 5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코로나19 장기화와 경기도지사 교체 등의 과정에서 일정이 지연됐지만, 남양주시 입장에서는 오랫동안 기다려 온 공공기관 이전이 마침내 현실화된 셈이다.
경기신보 본점의 남양주 이전이 갖는 의미는 단순한 공공기관 유치 실적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경기신보의 핵심 기능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금융 접근성을 지원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담보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일반 금융기관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사업자에게 신용보증과 정책금융은 사업 유지와 자금 운용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최 시장 역시 경기신보를 “우리 지역 골목상권과 중소기업을 위해 꼭 필요한 금융기관”이라고 강조했다. 경기신보 본점이 실제 이사를 진행하던 지난 7월 27일 현장을 찾아 직원들을 환영하고 격려했다고 밝혔다. 이사가 한창이던 사무실까지 직접 둘러보며 직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는 것이다.
그만큼 남양주시가 경기신보 이전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의미로 읽힌다. 하지만 본점 이전 자체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자동으로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기관 이전 이후다. 경기신보의 금융지원 기능과 남양주시의 기업·소상공인 정책을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그 혜택을 지역 현장까지 얼마나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느냐가 실질적인 성과를 가르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경기신보가 남양주로 왔다’는 사실보다 앞으로 ‘경기신보가 남양주 경제에 무엇을 가져왔는가’를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해진 셈이다.
최 시장이 경기신보 이전을 강조하면서 가장 먼저 꺼내든 문제도 골목경제였다.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 국가 차원의 산업 호황과 달리 거리와 골목상권에서는 경기 침체를 체감하고 있다며 경제 양극화 문제를 지적했다. 상가 곳곳에 ‘임대’ 표시가 붙어 있는 현실을 언급하면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중소기업이 겪는 어려움도 강조했다.
이는 경기신보 남양주 이전의 의미를 공공기관 분산이라는 차원을 넘어 지역경제와 민생 문제에서 찾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지역경제의 가장 아래쪽에는 소규모 자영업자와 골목상권이 있다. 이들이 흔들리면 지역 내 소비와 고용, 상권 유지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경기신보와 같은 정책금융기관이 지역경제 현장에서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남양주시가 경기신보 이전과 동시에 자체 금융지원 확대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는 9월 2차 추가경정예산안에 특례보증 10억원과 이차보전 1억원을 편성했다. 경기신보 이전을 행정적 이벤트에 그치게 하지 않고 실제 소상공인과 기업에 필요한 금융지원으로 연결하기 위한 첫 정책적 대응인 셈이다.
최 시장은 시의회 원 구성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황을 언급하면서도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을 위해 시가 적극적인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양주시가 내놓은 특례보증과 이차보전은 경기신보 본점 이전 이후 시와 재단 간 협력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주는 첫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례보증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활용될 수 있고, 이차보전 역시 금융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수단이라는 점에서 경기 침체기에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책의 속도와 체감도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기관의 규모나 이전 자체보다 실제 필요한 시기에 자금을 공급받을 수 있는지, 금융비용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정책지원 절차가 얼마나 편리한지가 더 직접적인 문제다. 때문에 앞으로 남양주시와 경기신보가 구축할 협력체계의 핵심 역시 ‘현장 접근성’에 맞춰질 필요가 있다.
지원정책을 마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떤 사업자가 지원 대상인지 적극적으로 알리고, 상담에서 보증과 금융지원까지 이어지는 과정의 문턱을 낮춰야 경기신보 이전 효과가 골목상권까지 전달될 수 있다.
특히 지역 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축적한다면 경기신보 본점 이전은 남양주시 경제정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경기신보 본점 이전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공공기관과 지역사회의 결합이다. 공공기관 이전 정책은 기관 건물이나 직원이 특정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이전 기관의 고유 기능이 해당 지역의 산업과 기업, 시민 생활에 얼마나 깊숙이 연결되느냐가 중요하다.
경기신보는 특히 지역경제와 직접적인 접점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공공기관과 차이가 있다. 소상공인·중소기업에 대한 보증과 금융지원이라는 기관의 기능 자체가 지역경제 현장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남양주시가 이를 제대로 활용한다면 경기신보 본점은 행정적인 의미의 ‘유치기관’을 넘어 지역경제 정책을 함께 설계하는 파트너가 될 수 있다.
남양주시 역시 이러한 방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최 시장은 경기신보 본점 이전을 계기로 남양주가 정책금융 분야에서도 경기북부의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시 차원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기신보가 제시하는 향후 청사진과 지역경제 효과가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함께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앞으로 남양주시와 경기신보의 관계가 단순한 ‘소재지 지방정부와 이전 공공기관’에 머물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경기신보 본점의 남양주 이전은 남양주시에 새로운 과제도 던지고 있다. 바로 경기북부 정책금융 중심도시라는 위상을 실제로 만들어내는 일이다.
본점이 남양주에 있다는 상징성만으로 정책금융 중심도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경기신보의 기능을 남양주시 경제정책과 연결하고, 그 효과를 지역 기업과 소상공인에게 확산시키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남양주시가 경기신보와 어떤 협력사업을 발굴할 것인지, 지역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정책금융을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어떤 전달체계를 만들 것인지도 앞으로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정책의 성과 역시 구체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지원받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얼마나 되는지, 실제 금융 접근성이 개선됐는지, 정책금융 지원이 기업 경영 안정과 골목상권 회복으로 연결되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살펴야 한다.
그래야 경기신보 이전 효과를 시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다. 특히 남양주시가 편성한 특례보증 10억원과 이차보전 1억원은 그 출발점이라는 의미가 있다. 향후 정책 집행 과정과 현장 수요에 따라 금융지원 정책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운용할 것인지가 중요해졌다.
경기신보 본점의 다산동 이전은 5년에 걸친 기다림 끝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러나 지역경제 측면에서는 오히려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공공기관 이전이라는 성과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 번째 성과로 연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남양주시는 특례보증과 이차보전 예산을 통해 첫발을 내디뎠다. 이제 경기신보의 전문성과 남양주시의 지역경제 정책을 어떻게 결합하느냐가 관건이다.
정책금융의 최종 목적지는 기관의 사무실이 아니라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과 골목의 사업장이어야 한다.
경기신보 본점이 남양주에 자리 잡았다는 사실이 지역 소상공인에게는 보다 가까워진 금융지원으로, 중소기업에는 경영 안정과 성장의 기회로 이어질 때 공공기관 이전의 의미도 완성될 수 있다.
최 시장이 경기신보 이전 소식을 알리며 마지막으로 남긴 메시지도 지역경제의 현장을 향했다. “남양주 소상공인, 중소기업인 여러분 힘내십시오.”
5년 만에 현실이 된 경기신보 본점 이전. 이제 남양주시가 풀어야 할 과제는 분명하다. ‘경기신보가 있는 도시’라는 상징을 넘어, 경기신보를 활용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실제 변화를 체감하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남양주가 경기북부 정책금융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앞으로 만들어낼 ‘지역경제의 숫자와 현장’에 달려 있다.
이코노미세계 / 김은주 기자 sweetmom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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