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을 책임지는 청소년지도자들이 낮은 임금과 고용 불안이라는 구조적 한계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기도 차원의 제도 개선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현장에서는 “청소년 정책의 질은 결국 지도자의 삶의 질에서 출발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기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김진명 의원은 3월 31일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경기도 청소년지도자 처우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고, 청소년지도자의 권익 보호와 처우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 대안을 모색했다. 이번 토론회는 경기도와 경기도의회가 공동 주최한 ‘2026년 경기도 정책토론회’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이번 논의의 핵심은 단순한 처우 개선을 넘어 청소년지도자의 전문성을 사회적으로 인정하고, 지속 가능한 청소년 정책 기반을 구축하는 데 있다. 학계 전문가와 현장 실무자, 공무원 등이 한자리에 모여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해결 방향을 논의했다.
토론회를 주재한 김진명 의원은 청소년지도자의 현실을 ‘사명감에 의존한 구조’로 진단했다. 그리고 “청소년지도자의 헌신을 언제까지 사명감이라는 이름으로만 보상할 수는 없다”며 “청소년의 행복한 성장을 위해서는 지도자의 삶이 먼저 안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현장의 상황은 이러한 문제 제기를 뒷받침한다. 주제발표를 맡은 장여옥 평택대학교 교수는 경기도 청소년지도자 4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직무 만족도는 5점 만점에 3.54점으로 낮은 수준이며, 특히 근무 지속 의지는 2.99점에 그쳤다.
이는 단순한 직업 만족도의 문제가 아니라 인력 이탈과 정책 지속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장 교수는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와 비교해 임금 수준이 낮고 고용 안정성이 부족하다”며 “제도적 보완 없이는 인력 유출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토론에서는 현장의 구체적인 어려움이 보다 생생하게 드러났다.
양은일 한국청소년지도사협의회 부회장은 “초임 기준 청소년지도사의 임금이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보다 월 16만 원 이상 낮다”며 “열정과 사명감만을 요구하는 구조는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청소년지도사를 전문직으로 인정하고 이에 걸맞은 보수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숙자 의왕시청소년수련관 팀장은 처우 개선의 핵심으로 ‘근무 환경’을 지목했다. 그는 “좋은 돌봄은 좋은 처우에서 시작된다”며 “경력에 따른 호봉체계 도입과 함께 과도한 행정 업무를 줄일 수 있는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특히 현장에서는 행정업무 과중이 주요 문제로 꼽힌다. 청소년 프로그램 운영 외에도 보고서 작성, 행정 대응 등 업무 부담이 커 전문성 발휘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청소년지도자의 잦은 이직이 청소년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김애영 부천시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팀장은 “지도자가 자주 바뀌면 청소년과의 신뢰 관계가 무너진다”며 “청소년을 지키기 위해서는 그 곁을 지키는 사람을 먼저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노동 환경 문제가 아니라 청소년 정책의 지속성과 직결되는 문제다. 청소년지도자의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프로그램의 연속성과 효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경기도는 제도 개선을 위한 정책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이선희 경기도 미래평생교육국 청소년정책팀장은 “관련 법률 제정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며 “실질적인 제도 개선을 위해 중앙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현재 청소년지도자의 처우는 지자체별로 편차가 크고 법적 기준이 미비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중앙정부 차원의 기준 마련과 함께 지방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진명 의원은 이번 토론회를 정책 변화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오늘 논의는 청소년지도자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되찾기 위한 시작”이라며 “국회에서 논의 중인 관련 법률과 연계해 경기도 차원의 조례 제정과 예산 확보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도자와 청소년 모두가 행복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번 토론회는 청소년 정책의 핵심 주체인 지도자 문제를 공론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정책은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과 시설 중심으로 설계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실제 정책의 성패는 현장에서 이를 수행하는 인력에 달려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조금석 기자 press1@economyworl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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