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배우 박보경이 제5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자 경기 하남시도 함께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박보경과 남편인 배우 진선규가 하남시에 거주하는 시민이자 하남시 부부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배우의 수상이 개인과 가족을 넘어 그가 사는 도시의 기쁨으로 이어졌다. 유명인의 이름을 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에서 살아가는 시민의 일상과 도시의 이미지를 연결한 하남시의 홍보대사 전략도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이현재 하남시장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진선규 배우와 박보경 배우는 하남시 부부 홍보대사”라며 박보경의 수상을 축하했다.
이 시장은 두 배우를 집무실에서 처음 만났던 순간과 하남시 홍보 영상 촬영 현장을 찾았을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홍보 촬영 현장에 응원차 방문했을 때 밝게 웃으며 반겨주셨던 기억이 난다”며 “항상 좋은 기운을 뿜어내 주시는 두 분”이라고 했다.
이어 “박보경 배우님의 제5회 청룡시리즈어워즈 여우조연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밝혔다. 짧은 축하 메시지였지만 그 안에는 홍보대사와 지방자치단체의 관계를 넘어, 같은 도시에서 살아가는 시민의 성취를 함께 기뻐하는 의미가 담겼다.
박보경은 지난달 31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제5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레이디 두아’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작품에서 인물의 욕망과 결핍을 입체적으로 표현하며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상자로 이름이 불리자 박보경은 쉽게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할 만큼 놀란 모습을 보였다. 객석에 있던 진선규는 아내보다 먼저 눈물을 흘렸다. 무대에 오른 박보경이 긴장하자 진선규가 객석에서 “정신 차려”라고 외쳤고, 시상식장은 웃음과 박수로 가득 찼다.
박보경은 수상 소감에서 시상식을 볼 때마다 자신에게도 이런 순간이 올 수 있을지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오디션 기회만이라도 얻기를 바랐던 시간을 언급하며 작품 관계자와 가족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특히 연기 활동으로 생기는 자신의 빈자리를 채워 준 어머니에게 트로피의 영광을 돌렸다.
남편을 향해서는 프러포즈 반지를 잃어버린 뒤 부부가 함께 쓰는 물건을 갖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이어 같은 모양의 트로피를 갖게 됐다며 “여보, 오늘부터 1일”이라고 말해 진선규의 과거 수상과 이번 수상을 부부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연결했다.
박보경의 수상이 더욱 주목받은 것은 결과만큼이나 그 과정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오랜 무명 생활과 육아로 인한 활동 공백을 거쳐 다시 연기에 도전했고, 여러 작품에서 자신만의 존재감을 쌓아 마침내 시상식 무대의 주인공이 됐다.
화려한 수상 장면 뒤에 놓인 기다림과 도전의 시간이 대중의 공감을 끌어냈다. 수상 소감을 듣던 진선규의 눈물 역시 배우이자 남편으로서 그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의 진심으로 받아들여졌다.
진선규·박보경 부부와 하남시의 인연은 단순한 광고 계약에서 출발하지 않았다. 두 배우는 실제 하남시에 거주하며 지역의 자연과 생활환경을 누려 온 시민이다.
하남시는 지난해 4월 두 사람을 시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위촉 기간은 2년이다. 당시 두 배우는 “하남은 우리 가족이 함께 살아가는 도시이자 일상의 여유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라며 하남을 알리는 활동에 즐겁게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이 홍보대사로 발탁된 배경에도 ‘생활 속 하남’이 자리 잡고 있다. 진선규는 평소 지역의 달리기 코스와 자연환경을 소개하고, 박보경은 작품 활동과 일상을 통해 시민들과 친근하게 소통해 왔다. 부부가 하남의 공간을 실제 생활 무대로 삼고 있다는 점이 홍보대사 선정의 중요한 토대가 됐다.
일반적인 지방자치단체 홍보대사는 인지도가 높은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를 위촉해 지역 축제와 주요 행사에 참여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위촉식 당시에는 관심이 집중되지만 이후 활동이 행사 참석이나 홍보 사진 촬영에 머무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진선규·박보경 부부는 이와 다소 다른 사례다. 이들에게 하남은 홍보 촬영 때만 방문하는 장소가 아니라 가족이 생활하는 터전이다. 시민의 눈으로 바라본 도시의 모습과 배우가 지닌 대중적 신뢰가 자연스럽게 결합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특히 부부가 함께 홍보대사를 맡았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개인의 유명세뿐 아니라 가족·생활·공동체라는 이미지를 도시 브랜드에 담을 수 있어서다. 급격한 인구 증가와 도시 확장을 경험한 하남시가 단순한 주거도시를 넘어 가족이 정착하고 일상을 누리는 도시라는 이미지를 만드는 데도 부부 홍보대사가 상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도시 홍보의 중심은 시설과 개발사업을 나열하는 방식에서 사람과 경험을 이야기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교통망, 신도시, 공원, 문화시설과 같은 기반 시설은 도시의 경쟁력을 보여 주는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비슷한 기반 시설을 내세우는 도시가 늘면서 시설만으로 차별화하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누가 그 도시에서 살고 있으며, 그곳에서 어떤 일상을 경험하고 있는지가 도시 브랜드를 결정하는 새로운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유명인이 자신의 실제 생활을 통해 지역의 공간과 문화를 소개하면 전통적인 행정 홍보보다 높은 친밀감과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정해진 문구를 읽는 홍보 영상보다 가족이 함께 걷는 길, 자주 찾는 공원, 즐겨 이용하는 문화공간을 자연스럽게 보여 주는 콘텐츠가 시민과 외부 방문객에게 더 오래 기억될 수 있다.
진선규·박보경 부부는 대중에게 성실한 배우이자 서로의 도전을 응원하는 부부로 알려져 있다. 박보경의 수상 순간에 진선규가 보인 눈물과 응원은 두 사람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 줬다. 이러한 진정성과 친근함은 하남시가 강조하려는 가족친화적이고 따뜻한 도시 이미지와도 맞닿아 있다.
박보경의 이번 수상은 하남시 입장에서도 홍보대사가 지닌 문화적 영향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배우의 성취가 도시의 품격과 곧바로 같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지역에 뿌리를 둔 문화예술인의 활약은 시민에게 자긍심을 주고 도시를 외부에 알리는 긍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
이 시장이 공식 보도자료가 아닌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축하의 뜻을 전한 것도 이런 관계를 보여 준다. 행정기관과 홍보대사라는 형식적인 관계보다, 하남에서 함께 생활하는 시민의 성취를 시장이 직접 축하하는 모습을 부각했다.
과제도 있다. 유명인의 화제성이 곧바로 지속 가능한 도시 브랜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일시적으로 쏠린 관심을 시민 참여와 지역 문화 활성화로 연결하는 후속 기획이 필요하다.
우선 두 배우가 실제로 경험한 하남의 일상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미사호수공원과 한강변 등 자연환경은 물론 전통시장, 골목상권, 문화시설, 생활체육 공간을 부부의 시선으로 소개한다면 기존 관광 안내와 다른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도 검토할 만하다. 배우가 일방적으로 도시를 소개하는 데서 벗어나 시민이 추천한 산책길과 맛집, 문화공간을 직접 체험하거나 시민들과 공동으로 지역 이야기를 발굴하는 형태다. 이는 홍보대사를 행사의 얼굴이 아니라 시민과 행정을 잇는 소통의 매개자로 만드는 방법이다.
문화예술 분야와의 연계도 중요하다. 박보경의 수상을 계기로 지역 청소년과 신진 예술인을 위한 대화 행사나 연기·공연 관련 프로그램을 마련한다면 개인의 성취가 지역 문화 생태계에 새로운 동기를 제공할 수 있다.
진선규 역시 오랜 무명 시절을 견디고 대중에게 인정받은 배우다. 두 사람이 걸어온 도전과 성장의 과정은 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이나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시민에게 현실적인 메시지가 될 수 있다.
다만 홍보대사의 선의와 인지도에만 기대서는 안 된다. 활동 목표와 일정, 시민 참여 방식, 콘텐츠 활용 계획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고 성과도 꾸준히 점검해야 한다. 홍보 영상 조회 수와 행사 참석 횟수뿐 아니라 시민의 도시 인지도 변화와 지역 방문 효과 등을 살펴야 한다.
홍보대사 활동을 특정 인물의 인기에 의존하는 단기 사업이 아니라 지역 문화와 관광, 생활정책을 연결하는 장기적인 도시 브랜드 전략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의미다.
박보경의 청룡시리즈어워즈 여우조연상은 배우 개인에게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값진 결실이다. 동시에 하남시에는 시민이자 홍보대사의 성장을 함께 축하할 수 있는 특별한 장면이 됐다.
이현재 시장이 기억한 두 배우의 모습은 화려한 시상식 무대가 아니라 홍보 촬영 현장에서 밝게 웃으며 사람들을 반기던 순간이었다. 이 같은 친근함은 진선규·박보경 부부가 하남시 홍보대사로 지닌 가장 큰 경쟁력일 수 있다.
도시를 알리는 힘은 거대한 건축물이나 화려한 구호에서만 나오지 않는다. 그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느끼는 애정과 일상의 경험이 더 진솔한 홍보가 되기도 한다.
박보경의 수상을 계기로 하남시는 시민의 성취를 도시 공동체가 함께 기뻐하는 모습을 보여 줬다. 이제 필요한 것은 축하를 넘어 두 배우의 이야기와 하남의 매력을 지속적인 콘텐츠로 연결하는 일이다.
하남에 사는 배우 부부가 자신들의 언어와 경험으로 하남을 이야기하고, 시민들이 그 과정에 함께할 때 ‘부부 홍보대사’라는 이름도 비로소 도시 브랜드의 자산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이코노미세계 / 김은주 기자 sweetmom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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