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수혜자에서 도시 미래 함께 설계하는 주체로
청년 정착·도전 기반 확충, 화성의 지속성장과 연결
[이코노미세계] 도시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 ‘청년’은 빠지지 않는다. 그러나 청년을 단순히 정책의 지원 대상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도시의 변화를 함께 만드는 정책 주체로 인정할 것인지에 따라 청년정책의 방향은 크게 달라진다.
화성특례시가 청년정책의 무게중심을 ‘지원’에서 ‘참여’로 넓혀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청년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행정이 검토해 정책으로 연결하는 구조를 만들어 청년을 시정의 파트너로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동탄 센트럴파크에서 열린 화성특례시 청년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사실을 전하며 청년정책의 방향을 밝혔다.
정 시장은 매년 9월 셋째 주 토요일인 ‘청년의 날’의 의미를 언급하면서 청년의 권리를 보장하고 청년 발전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 시장이 이날 주목한 것은 ‘청년정책 아이디어 공모전’이었다. “올해 특히 뜻깊었던 순간은 청년정책 아이디어 공모전 시상식이었다”며 “청년 여러분께서 직접 제안해 주신 소중한 아이디어가 정책으로 이어지고 우리 화성의 변화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어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짧은 메시지지만 여기에는 화성특례시가 지향하는 청년정책의 한 축이 담겨 있다. 행정기관이 정책을 설계하고 청년이 혜택을 받는 일방향 방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청년이 직접 자신의 문제를 제안하고 정책 형성 과정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정 시장은 이날 “청년은 우리 화성의 현재이자 미래”라고 강조했다. 청년정책을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로만 바라보지 않고 현재 도시를 움직이는 핵심 구성원을 위한 정책으로 접근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청년 문제는 취업이나 창업 한두 분야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청년들이 실제 생활에서 마주하는 문제는 일자리와 주거, 교육, 문화, 교통, 결혼과 출산, 사회적 관계 등 생활 전반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방정부의 청년정책 역시 단순한 지원사업의 숫자를 늘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청년들의 실제 요구를 얼마나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시정에 반영하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청년정책 아이디어 공모전은 의미가 있다. 청년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 방안을 제안할 수 있는 통로이기 때문이다. 정책을 만드는 사람과 정책을 이용하는 사람이 분리돼 있던 기존 행정구조에서 벗어나 정책 수요자가 정책 제안자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정 시장 역시 청년들이 직접 제안한 아이디어가 정책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공모전의 의미는 시상 자체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청년들의 제안 가운데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행정이 검토하고, 실제 정책으로 발전시키며, 그 결과를 다시 청년들과 공유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때 참여형 청년정책으로서 의미가 커질 수 있다.
정 시장이 이날 내놓은 메시지에서 눈에 띄는 또 하나의 대목은 ‘청년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겠다’는 부분이다. 정책 현장에서 ‘소통’은 익숙한 표현이다. 문제는 소통 이후다.
청년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얼마나 많이 마련했는가보다 중요한 것은 그 의견이 실제 정책에 어느 정도 반영됐느냐다. 간담회와 토론회, 공모전 등을 통해 수렴된 의견이 행정 내부 검토를 거쳐 정책과 예산, 제도 개선으로 연결돼야 실질적인 참여행정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화성특례시가 청년정책 아이디어 공모전을 통해 보여준 방향 역시 이 지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청년들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불편과 필요를 직접 제안하고, 행정은 이를 정책 가능성의 관점에서 검토하는 것이다. 현장의 경험과 행정의 실행 능력이 결합하는 구조다.
특히 청년정책은 당사자의 목소리가 중요하다. 같은 청년층이라고 하더라도 취업준비생과 직장인, 대학생, 자영업자, 창업자 등이 처한 환경과 필요한 정책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청년정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행정이 청년을 하나의 동일한 집단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삶의 조건을 가진 시민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청년정책의 핵심 질문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청년에게 무엇을 지원할 것인가’가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청년이 도시의 의사결정에 어떻게 참여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가 될 수 있다.
정 시장이 청년정책 아이디어 공모전을 특별히 언급한 이유도 이런 변화와 맞닿아 있다. 청년의 참여는 정책의 현실성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행정이 파악하기 어려운 청년들의 생활 속 문제를 당사자가 직접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책을 실제 이용하는 사람의 경험이 정책 설계 단계부터 반영된다면 정책과 현장의 간극을 줄이는 데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공모전이나 의견수렴이 일회성 행사에 머물 경우 한계도 분명하다. 청년들이 제안한 아이디어가 어떤 검토 과정을 거쳤는지, 실제 정책으로 이어진 제안은 무엇인지, 반영되지 못한 제안은 어떤 이유 때문인지 등을 지속적으로 공유하는 후속 과정이 중요하다.
아이디어 제안에서 정책 검토, 사업화, 평가까지 이어지는 체계가 마련될수록 청년들의 정책 참여도 역시 높아질 수 있다.
정 시장은 이날 청년들에게 보다 큰 틀의 메시지도 내놨다. “청년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고 청년들이 마음껏 도전하고 꿈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여기서 주목되는 단어는 ‘환경’이다. 청년정책을 특정 지원금이나 개별 사업으로만 한정하지 않고 청년들이 자신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도시환경을 만들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년이 한 도시에서 미래를 계획하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이 맞물려야 한다.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하고 생활 기반을 구축할 수 있어야 하며, 교육·문화·여가 등 삶의 질과 관련된 도시 인프라도 중요하다.
지방정부 청년정책이 개별 사업을 넘어 종합적인 도시정책과 연결돼야 하는 이유다. 특히 청년이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문제는 실패를 감당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과도 연결된다. 취업과 창업, 새로운 직업 선택 등 청년들이 다양한 가능성에 도전할 수 있도록 정책의 폭을 넓혀가는 것이 지방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가 될 수 있다.
청년정책은 복지정책의 한 분야만으로 보기 어렵다. 청년이 어느 도시에서 일하고 생활하며 미래를 설계하느냐는 장기적으로 도시의 활력과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청년이 머물 수 있는 도시는 경제활동 인구와 지역사회 활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지고, 청년이 떠나는 도시는 지역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고민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청년정책은 일자리 정책인 동시에 주거정책이고, 산업정책이면서 문화정책이며, 도시의 미래를 결정하는 인구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화성특례시가 청년정책을 도시의 미래전략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가 중요한 이유다. 정 시장이 청년을 “화성의 현재이자 미래”라고 표현한 것도 청년정책을 단순히 특정 연령층을 위한 정책으로 한정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볼 수 있다.
청년이 지역에서 기회를 찾고 정착하며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는 과정이 도시 성장과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번 청년의 날 행사에서 청년정책 아이디어 공모전이 주목받았지만 정책적 관점에서는 시상식 이후가 더욱 중요하다. 제안된 아이디어가 실제 행정에 적용될 수 있는지 검토하고 필요한 경우 기존 사업과 연결하거나 새로운 정책으로 구체화하는 과정이 뒤따라야 한다.
무엇보다 정책 제안자와 행정이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청년이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행정이 결과를 결정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책을 구체화하는 과정에도 청년이 참여한다면 정책 참여의 수준은 한 단계 높아질 수 있다.
정책 시행 이후 효과를 평가하는 과정에서도 청년들의 의견을 다시 들을 필요가 있다. ‘제안→검토→정책화→실행→평가→개선’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정착된다면 청년정책 아이디어 공모전 역시 단순한 행사성 프로그램을 넘어 시민 참여형 정책 플랫폼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청년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 가운데 하나는 결국 ‘체감도’다. 아무리 많은 사업을 추진하더라도 정작 청년들이 정책의 존재를 모르거나 자신의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느낀다면 정책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책을 만드는 것만큼 청년들이 쉽게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전달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책이 실제 청년들의 요구를 반영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과정 역시 필요하다.
정 시장이 강조한 ‘청년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겠다’는 약속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청년정책은 한 번 만들어 놓으면 끝나는 정책이 아니다. 경제 상황과 고용환경, 주거 여건, 청년들의 가치관과 생활방식이 계속 변하기 때문에 정책 역시 변화에 맞춰 조정돼야 한다. 행정이 청년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야 정책과 현실 사이의 거리를 좁힐 수 있다.
청년의 날은 청년의 권리와 청년 발전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날이다. 그러나 기념일의 의미는 행사 당일보다 이후 행정에서 확인된다.
청년들이 제안한 아이디어 가운데 무엇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는지, 청년 참여가 일상적인 시정 구조로 정착할 수 있는지, 그리고 청년들이 정책 변화를 실제 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지가 앞으로 살펴봐야 할 부분이다.
화성특례시가 청년의 날을 계기로 던진 메시지는 분명하다. 청년을 단순한 정책 수혜자로 두지 않고 도시의 미래를 함께 만드는 주체로 바라보겠다는 것이다.
정 시장은 “청년과 함께 성장하는 젊은 도시,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도시 화성특례시를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결국 관건은 ‘함께’라는 말이 행정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느냐다. 청년에게 필요한 정책을 행정이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과 청년이 직접 정책 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다르다. 청년의 목소리를 듣는 것과 그 목소리가 실제 정책과 예산, 사업에 반영되는 것 역시 다른 문제다.
화성특례시가 청년정책 아이디어 공모전을 통해 시작한 참여형 정책의 흐름을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행정 시스템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과제다.
청년이 자신의 삶을 설계하면서 동시에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의 미래까지 함께 설계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면 청년정책의 의미는 한층 넓어진다. 정명근 시장이 제시한 ‘청년과 함께 성장하는 젊은 도시’ 구상 역시 결국 여기에서 평가받게 된다.
청년의 아이디어가 제안서에서 끝나지 않고 정책이 되고, 정책이 청년의 삶을 바꾸고, 그 변화가 다시 도시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느냐는 것이다.
올해 화성특례시 청년의 날에 던져진 화두는 그래서 단순하지 않다. ‘청년에게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넘어 ‘청년과 어떤 도시를 함께 만들 것인가’. 화성특례시의 청년정책이 앞으로 답해야 할 질문이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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