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0억 규모 고품질쌀 유통활성화사업, 이천 농업 새 성장축 기대
[이코노미세계] “반도체가 이천의 내일이라면, 쌀은 이천의 뿌리다.” 성수석 이천시장이 자신의 SNS를 통해 이천 북부지역 6개 농협이 추진하는 ‘북부 통합 RPC(미곡종합처리장)’ 사업의 의미를 이같이 강조했다.
첨단산업인 반도체가 이천의 미래 성장동력이라면 ‘임금님표 이천쌀’로 상징되는 농업은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을 지켜온 근간이라는 메시지다.
성 시장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천농협 본점 대회의실에서 열린 ‘북부 통합 RPC 법인 창립총회’ 참석 소식을 전하며 이천 농업의 새로운 출발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성 시장은 SNS에서 “이천 북부의 여섯 농협이 하나가 됐다”며 이천·신둔·부발·호법·마장·대월 등 6개 농협의 통합 움직임을 소개했다.
이번 통합은 단순히 여러 농협이 하나의 시설을 공동 이용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그동안 농협별로 나뉘어 있던 원료곡 매입과 건조·저장·가공·유통 체계를 하나로 연결해 ‘임금님표 이천쌀’의 품질과 유통 경쟁력을 동시에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총사업비만 390억원 규모다. 계획대로 사업이 추진될 경우 이천 북부지역 쌀 산업은 농협별 분산체계에서 통합·규모화된 생산 이후 관리체계로 큰 변화를 맞게 된다.
성 시장이 SNS에서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통합’이었다. 이천·신둔·부발·호법·마장·대월농협 등 북부지역 6개 농협이 각각의 경계를 넘어 이천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하나의 방향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성 시장은 창립총회 현장의 분위기도 전했다. 6개 농협 조합장들과 나란히 앉아 악수를 나누면서 평생 쌀농사와 함께해 온 농업 현장의 시간을 느꼈다는 취지의 소회를 밝혔다.
그리고 “그 손들이 어제, 한 방향을 가리켰다”고 표현했다. 지역 농업을 둘러싼 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가운데 농협들이 개별적인 대응보다 공동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길을 선택했다는 의미로 읽힌다.
통합 대상은 쌀 산업의 핵심 과정 대부분을 아우른다. 원료곡 매입에서 건조와 저장, 가공을 거쳐 유통에 이르기까지 지금까지 농협별로 운영해 온 기능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한다.
성 시장은 SNS를 통해 그동안 이천쌀이 농협마다 별도로 건조되고 저장·판매됐다는 점을 짚었다. ‘임금님표 이천쌀’이라는 동일한 브랜드를 사용하면서도 실제 처리와 유통 과정은 나뉘어 있었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이를 ‘한 몸’처럼 움직이는 구조로 바꾸겠다는 것이 북부 통합 RPC의 구상이다.
사업의 핵심은 390억원 규모의 고품질쌀 유통활성화사업이다. RPC는 농민들이 수확한 벼를 매입해 건조·저장하고 도정과 선별 등의 과정을 거쳐 상품으로 만드는 핵심 시설이다.
따라서 RPC의 경쟁력은 쌀의 품질과 직결된다. 이번 사업에서는 정미기와 색채선별기 등 주요 가공시설도 최신 설비로 바꿀 예정이다. 사업 일정은 2028년 착공, 2029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성 시장 역시 당장 결과가 나오는 사업이 아니라는 점을 SNS에서 언급했다. 시간이 걸리는 사업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성 시장의 판단이다.
이는 이천 농업의 경쟁력을 단기간의 지원사업이 아니라 장기적인 농업 기반시설 구축 차원에서 접근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설 현대화와 농협 간 통합 운영이 제대로 맞물리면 원료곡 관리에서 가공·유통까지 보다 일관된 품질관리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농협별로 시설과 운영이 분산됐던 구조를 하나로 묶으면 중복 투자와 운영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규모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도 기대할 수 있다.
성 시장은 이천시의 역할도 분명히 했다. SNS를 통해 이천시도 사업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농민이 짊어져야 할 부담을 지방정부가 함께 나누는 것이 시정의 역할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북부 통합 RPC가 농협들만의 사업에 그치지 않고 이천시의 농업정책과 연결되는 지점이다.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개별 농민이나 농협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분야가 적지 않다.
특히 대규모 저장·가공시설과 유통망 구축에는 상당한 재원이 필요하다. 개별 농가가 감당하기 어렵고 농협 역시 단독 투자에는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지방정부와 농협, 농업인이 역할을 분담하는 구조가 중요하다.
성 시장이 SNS를 통해 시의 지원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도 북부 통합 RPC를 이천 농업의 주요 기반사업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총사업비가 390억원에 달하고 2029년까지 장기간 추진되는 만큼 사업비 확보와 일정 관리, 참여 농협 간 역할 조정, 통합 이후 운영방식 등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통합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통합 이후 실질적인 효과다. 농민들의 생산비와 유통 부담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품질관리가 얼마나 개선되는지, 그리고 그 효과가 농가소득과 ‘임금님표 이천쌀’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는지가 사업 성공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
이천쌀은 오랜 기간 이천을 대표하는 지역 브랜드로 자리 잡아왔다. 그러나 농산물 시장의 경쟁은 과거와 크게 달라지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만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기보다 생산에서 저장·가공·유통까지 안정적인 품질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소비자가 같은 브랜드 제품을 구입할 때 일정한 품질을 경험해야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북부 통합 RPC 사업은 ‘임금님표 이천쌀’이라는 기존 브랜드 가치에 현대적인 유통 시스템을 결합하는 작업으로 볼 수 있다.
농협별로 분산됐던 원료곡 관리와 건조·저장·가공·유통을 통합하고 최신 가공시설까지 구축하면 이천쌀의 품질관리 방식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결국 이천쌀의 경쟁력을 ‘명성’에서 ‘시스템’으로 확장하는 것이 이번 사업의 핵심 과제다.
성 시장의 SNS 글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반도체와 쌀을 함께 언급한 부분이다. 업무협약서에 서명하면서 “뿌리가 튼튼해야 내일도 있다”며 “반도체가 이천의 내일이라면, 쌀은 이천의 뿌리”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천이라는 도시의 산업적 특성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표현이다. 이천은 첨단산업과 전통 농업이 공존하는 지역이다.
미래 성장산업을 육성하면서도 오랫동안 지역경제와 공동체를 지탱해 온 농업의 경쟁력을 유지해야 하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반도체 산업이 이천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는 한 축이라면 농업은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 농촌경제를 지탱해 온 또 하나의 축이다.
따라서 북부 통합 RPC는 단순한 농업시설 건립사업이라는 관점보다 이천의 전통산업을 미래형 산업구조로 전환하는 사업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특히 첨단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농업에 대한 투자가 상대적으로 뒤처지지 않도록 하는 지방정부의 균형 있는 정책도 중요하다. 성 시장이 ‘내일’과 ‘뿌리’를 함께 강조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북부 통합 RPC는 이제 첫걸음을 뗐다. 법인 창립총회에서 출발해 2028년 착공과 2029년 준공이라는 목표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남아 있다.
성 시장 역시 SNS에서 “이제 첫걸음”이라며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6개 농협의 통합을 실제 경쟁력으로 연결하는 일이다.
최신 시설을 구축하는 것만으로 사업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농협별로 달랐던 운영방식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통합 이후 원료곡 매입과 품질관리를 어떤 기준으로 운영할 것인지, 농업인들이 실제로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를 구체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390억원이라는 대규모 투자가 농업 현장의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 시설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농민들의 부담이 얼마나 줄어드는지, 이천쌀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이 얼마나 높아지는지다.
성 시장은 SNS에서 임금님의 수라상에 올랐던 이천쌀을 다음 세대의 밥상에도 자랑스럽게 올리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과거의 명성을 지키는 데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생산·가공·유통 시스템을 구축해 이천쌀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다.
이천 북부 6개 농협의 통합은 이제 시작됐다. ‘각자’에서 ‘함께’로, 생산 중심에서 가공·유통 경쟁력까지. 390억원 규모의 북부 통합 RPC 사업이 이천 농업의 체질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성수석 이천시장이 SNS에서 던진 한 문장이 자리한다. “반도체가 이천의 내일이라면, 쌀은 이천의 뿌리다.”
이코노미세계 / 조금석 기자 press1@economyworl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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