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북부가 오랜 규제의 굴레를 벗고 ‘K-방산’ 혁신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경기도가 27일 포천시 대진대학교 산학협력관에 ‘경기국방벤처센터’를 개소하면서 방위산업 생태계 조성의 첫 단추를 끼웠다.
이번 센터 개소는 단순한 지원기관 설립을 넘어, 경기도 차원의 방산 육성 전략이 제도에서 현장으로 옮겨간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경기도의회 이석균 의원이 대표 발의·제정한 '경기도 방위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가 실질적 정책 성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정치·행정적 함의도 적지 않다.
경기국방벤처센터는 포천시 대진대학교 산학협력관 4층에 설치됐다. 경기도와 포천시,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공동 운영하며, 연간 7억 원(도 3억5000만 원, 시 3억5000만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향후 국비 추가 지원도 예정돼 있다.
센터의 핵심 역할은 도내 우수 기술을 보유한 중소·벤처기업을 발굴해 방산기업으로 육성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방산 과제 발굴 ▲기술개발 지원 ▲판로 개척 지원 등을 통해 민간 기술의 군 적용 가능성을 높이고, 방위사업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날 개소식에는 김대순 경기도 행정2부지사, 김일동 방위사업청 차장, 손재홍 국방기술진흥연구소장, 백영현 포천시장, 윤은도 대진대학교 이사장, 김용태 국회의원, 이석균 도의원 등 주요 인사와 협약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행사는 현판 제막식과 협약기업 소개 순으로 진행됐으며, 방산 진출을 준비 중인 기업들의 기술 역량이 공개됐다.
이번 센터 설립은 이석균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경기도 방위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의 첫 가시적 성과로 평가된다.
해당 조례는 ▲방위산업 육성계획 수립 ▲지원사업 추진 ▲방위산업발전협의회 설치 등을 규정해 경기도 방산 정책의 제도적 토대를 마련했다. 그동안 경기도 차원의 방산 정책은 개별 사업 위주로 추진돼 체계적 전략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조례 제정을 통해 종합적 정책 프레임이 갖춰졌다는 평가다.
이 의원은 축사에서 “오늘은 단순한 개소식이 아니라 경기도 방위산업의 새로운 출발점”이라며 “조례 제정을 통해 마련한 제도적 기반이 현장에서 실질적 성과로 이어진 첫 사례가 바로 경기국방벤처센터”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책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예산과 조직, 사업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지방의회 입법 기능의 모범 사례로도 해석된다.
경기북부는 오랫동안 군사시설 보호구역과 각종 개발 제한으로 산업 발전에 제약을 받아왔다. 안보와 규제로 상징되던 지역이 이제는 방위산업이라는 특수성을 활용해 오히려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은 “경기북부가 첨단 방위산업을 통해 대한민국 미래 산업을 견인하는 중심지로 도약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경기북부는 군 관련 인프라와 시험·훈련 환경이 집적돼 있어, 방산 실증과 테스트베드 구축 측면에서 장점을 갖고 있다. 이를 민간 기술과 결합할 경우 지역 산업구조 전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도는 향후 방위사업청 공모를 통해 ‘경기방산혁신클러스터’ 지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센터 설립은 클러스터 공모의 필수 기반으로, 향후 AI·드론·반도체 등 경기도의 주력 첨단산업과 방산을 연계한 특화 전략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는 최근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기술 융합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인공지능 기반 지휘체계, 무인기·자율주행 드론, 위성통신·영상전송 기술 등은 민간 산업과 군수 분야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경기도가 보유한 반도체·ICT·모빌리티 산업 기반은 이러한 융합 전략에 유리한 조건을 제공한다.
이날 소개된 협약기업 가운데는 ㈜포스웨이브, ㈜쿠오핀, ㈜제노코 등이 포함됐다. 이들 기업은 항공우주, 위성통신, 초저지연 영상전송 등 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방산 분야로의 확장이 기대된다. 민간 기술을 군 수요와 연결하는 중간 플랫폼이 마련됨에 따라, 그동안 정보 부족과 절차 복잡성으로 방산 진입을 주저했던 중소기업의 참여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방산 생태계 조성이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다. 방위산업은 기술 인증과 보안 요건, 장기 계약 구조 등 진입 장벽이 높다. 센터가 실질적 성과를 내려면 ▲안정적 국비 확보 ▲전문 인력 배치 ▲국방부·방위사업청과의 유기적 협업 ▲국내외 판로 개척 지원 등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경기방산혁신클러스터’ 지정 여부는 향후 정책 동력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석균 의원은 “K-방산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지금, 경기도가 첨단산업 기반과 북부 군사 인프라를 결합해 방위산업 혁신의 중심지로 도약해야 한다”며 “경기국방벤처센터가 대한민국 방산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경기북부가 ‘안보의 공간’에서 ‘산업 혁신의 공간’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 경기국방벤처센터가 그 시험대에 올랐다. 제도와 예산, 기업과 기술이 맞물린 이번 시도가 지역경제와 국가 방산 경쟁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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