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 북부 대표 도시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고양특례시가 ‘물 안전 도시’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급증하는 인구와 재개발 수요, 기후 위기라는 복합적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상수·하수 전반에 걸친 대규모 인프라 확충과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한 시설 보강을 넘어, 도시의 지속 가능성과 시민 삶의 질을 좌우하는 핵심 기반으로 ‘물 관리 체계’를 재정비하겠다는 전략이다.
고양시는 배수지 증설과 노후 송수관로 개량, 하수관로 정비 및 수질복원센터 개선을 축으로 하는 입체적 물 관리 정책을 추진 중이다. 특히 재개발과 맞물린 인구 증가를 고려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점이 특징이다. 이는 기존의 사후 대응 방식에서 벗어나 도시 성장 속도를 고려한 ‘예측형 행정’으로 평가된다.
고양시 물 정책의 핵심은 안정적인 수돗물 공급 체계 구축이다. 이를 위해 추진되는 대표 사업이 ‘주교배수지 증설’이다. 기존 2,800㎥ 규모였던 배수지를 7,200㎥로 확대하는 이번 사업은 단순한 시설 확장이 아니라 도시 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전략적 투자다.
주교·성사 일대는 원당재정비촉진지구 개발로 대규모 인구 유입이 예상되는 지역이다. 이에 따라 수요 증가에 대비하지 않을 경우 급수 불안정이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시는 2022년부터 기본 및 실시설계를 진행해왔으며, 총 488억 원을 투입해 올해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번 증설로 단순 공급량 확대뿐 아니라 비상 상황 대응 능력도 강화된다. 기후 변화로 인한 가뭄, 관로 사고 등 돌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급수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노후 송수관로 문제도 이번 정책의 중요한 축이다. 고양시는 30년 이상 사용된 송수관로를 대상으로 총 6.11km 구간 개량과 3.08km 복선화 공사를 병행 추진하고 있다.
복선화는 하나의 관로에 문제가 발생해도 다른 관로를 통해 물 공급이 가능하도록 하는 구조다. 이는 단수 사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또한 상수도 관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지방상수도 현대화 사업’도 병행된다. 지난해 1단계 사업을 통해 6개 급수 구역에서 블록 시스템 구축과 18.4km 노후 상수관 정비가 완료됐다. 올해는 2-1단계로 확대해 추가 구역 정비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 같은 블록화 시스템은 누수 관리와 수압 조절을 정밀하게 할 수 있어 물 손실을 줄이고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상수도와 함께 하수 인프라 개선도 동시에 추진된다. 특히 눈에 띄는 사업은 ‘원당 하수관로 정비사업’이다. 총 480억 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국비·도비·시비가 함께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해빙 이후 착공해 2029년 준공을 목표로 단계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사업 방식도 기존과 차별화됐다. 상가 밀집 지역과 민감 구간에는 맞춤형 설명과 현장 소통을 강화해 공사로 인한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분류식 하수관로 설치를 통해 오수와 빗물을 분리 처리한다. 이는 하천 수질 개선과 악취 저감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가져온다. 기존 개인 정화조 폐쇄도 병행돼 주거 환경 개선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고양시는 20년 이상 된 노후 하수관로 정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총 50km에 달하는 대규모 정비 사업이 단계적으로 진행 중이다. 3단계 사업(16.6km)은 실시설계가 완료됐고, 4단계 사업(34.3km)은 정밀조사 후 설계가 진행되고 있다.
노후 하수관은 단순한 시설 문제가 아니라 도로 침하, 싱크홀, 악취 등 도시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다. 이번 정비 사업은 이러한 잠재적 위험을 사전에 제거하는 데 목적이 있다.
하수 처리의 마지막 단계인 수질복원센터 개선도 병행된다. 일산수질복원센터는 성능 회복을 위한 단계별 개량 사업이 진행 중이며, 오는 5월 1단계 공사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벽제수질복원센터는 처리 용량 확대를 위한 3단계 증설 사업이 추진된다. 내년 착공이 목표다. 이들 시설 개선은 단순히 처리량 확대에 그치지 않는다. 고도 처리 기술 적용을 통해 방류 수질을 개선하고, 환경 규제 강화에도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은 물 관리 정책의 방향성을 명확히 제시했다. “기후 위기나 비상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급수와 배수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시설 확충과 개량을 통해 물 자원 이용 효율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고양시의 이번 정책은 단순한 기반시설 확충을 넘어, 미래 도시를 대비하는 장기 전략으로 읽힌다. 재개발과 인구 증가, 환경 문제까지 복합적으로 고려한 점에서 ‘종합형 물 관리 모델’ 구축의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관건은 시민 체감도다.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실제 생활에서 얼마나 변화가 느껴지는지가 정책 평가의 핵심 기준이 될 전망이다. 단수 없는 안정적 수돗물 공급, 악취 없는 하수 환경, 침수와 싱크홀 위험 감소 등은 시민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변화다.
고양시는 향후 재무 건전성과 운영 효율성도 함께 강화해 지속 가능한 물 관리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코노미세계 / 조금석 기자 press1@economyworl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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