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고양특례시 문화예술 생태계의 중심축을 담당해 온 고양문화재단이 지역 예술가 지원과 시민 문화 향유 확대를 목표로 ‘2026 고양문화다리 모든예술31-고양’ 사업을 본격화한다. 단순한 공모사업을 넘어 지역 예술의 흐름을 재편하고 시민 일상 속 문화 접점을 넓히는 핵심 정책으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
재단은 올해 사업 공모에서 총 130건의 프로젝트를 접수한 뒤 3차에 걸친 엄격한 심사를 통해 공연·시각·전통·문학 등 전 장르를 아우르는 20개 프로젝트를 최종 선정했다.
이번 선정 과정은 단순한 지원금 배분이 아닌 ‘예술적 완성도’와 ‘지역 연계성’, ‘시민 참여 가능성’을 중심으로 평가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장르 간 균형을 고려하면서도 실험성과 확장성을 갖춘 프로젝트를 선별했다는 점에서, 기존의 지원사업보다 한층 정교해진 구조를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4월 18일 고양어울림누리에서 열린 오리엔테이션은 선정된 단체와 개인 예술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향후 사업 방향과 협업 가능성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는 단순한 사업 안내를 넘어 참여 예술가 간 네트워크 형성과 공동 창작 기반 구축이 강조됐다.
올해 사업의 가장 큰 변화는 기획 프로그램인 ‘예술로 물드는 고양문화다리 예술주간 ‘누리’’의 확장이다. 기존에는 공연과 전통예술 중심으로 운영됐지만, 올해부터는 시각예술 분야까지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
이는 단순한 장르 추가를 넘어, 문화 향유 방식 자체를 확장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공연 중심의 ‘시간 기반 예술’에서 전시 중심의 ‘공간 기반 예술’까지 포함함으로써 시민들이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예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문화예술계에서는 이번 변화가 “지역 예술 생태계의 구조적 전환”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정 장르에 편중된 지원 체계를 넘어, 예술 간 융합과 협업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는 8월 28일부터 9월 6일까지 약 열흘간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과 갤러리누리 일대에서는 공연과 전시를 아우르는 ‘예술주간’이 펼쳐진다.
이 기간 동안 고양시는 하나의 거대한 문화 플랫폼으로 기능할 전망이다. 공연, 전시, 참여형 프로그램 등이 복합적으로 운영되며 시민들은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예술을 접하게 된다.
특히 ‘누리’ 사업은 단순 관람을 넘어 체험과 참여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기존 문화행사와 차별화된다. 관객이 소비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창작 과정에 일부 참여하거나 예술가와 직접 교류하는 구조가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김백기 고양문화재단 문화예술본부장은 “매년 높아지고 있는 예술인들의 관심에 부응하기 위해 지원사업을 더욱 확산하겠다”며 “시각 분야까지 확대된 ‘누리’ 사업이 예술가와 시민을 잇는 단단한 가교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이번 사업의 핵심 방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단순한 창작 지원을 넘어 ‘연결’과 ‘확장’을 중심 가치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예술가에게는 창작 기회를 제공하고, 시민에게는 문화적 경험을 제공하며, 나아가 도시 전체의 문화 역량을 끌어올리는 구조다.
이번 사업은 지방 문화정책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모든예술31’이라는 경기도 단위 사업과 지역 특화 프로그램인 ‘고양문화다리’를 결합한 점에서 정책적 실험 성격이 강하다.
다만 향후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단발성 행사로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생태계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참여 예술가들의 창작 결과물이 지역 문화 산업으로 확장될 수 있는 후속 지원 체계도 필요하다.
최근 지방자치단체 간 경쟁에서 문화예술은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단순한 행사 유치나 시설 확충을 넘어, 도시 정체성과 브랜드를 형성하는 요소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고양시는 이미 공연장과 문화시설 인프라를 갖춘 도시로 평가받지만, 이번 사업을 통해 ‘참여형 문화도시’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물리적 인프라 중심에서 콘텐츠와 경험 중심으로 정책 방향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6 고양문화다리 모든예술31-고양’ 사업은 단순한 지원 프로그램을 넘어, 예술과 시민, 장르와 장르, 공간과 경험을 연결하는 ‘문화 플랫폼’으로 기능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향후 이 사업이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지역 문화 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그리고 고양시가 문화도시로서 어떤 정체성을 구축해 나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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