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귀농·귀촌 인구가 늘고 있다는 통계는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도시를 떠나 농촌으로 향하는 중장년층의 발걸음은 매년 이어지고 있지만, 이들이 모두 농촌에 정착하는 것은 아니다. 귀농 이후 수년 내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 사례 역시 적지 않다. 문제는 ‘귀농’ 자체보다 귀농 이후의 삶, 특히 안정적인 소득 구조에 있다.
이에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소속 김호겸 의원이 최근 대표발의한 '경기도 중장년농업인 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은 이러한 현실 인식에서 출발했다. 조례 개정의 핵심은 농업 경영이 여의치 않은 중장년 귀농인들이 새로운 영농 형태나 농업 연계 사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하자는 데 있다.
경기도 농촌은 빠르게 늙고 있다. 고령화는 생산성 감소로 직결되고, 이는 다시 농업 소득 정체로 이어진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중장년 귀농인은 농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잠재적 자원으로 평가받아 왔다. 실제로 정부와 지자체는 주거 지원, 영농 교육, 초기 정착 자금 등을 통해 귀농을 장려해 왔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김호겸 의원은 “그동안 귀농을 유도하는 정책은 일정한 성과를 거뒀지만, 농업 경영 실패 이후의 대안은 제도적으로 충분히 마련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농업 기술 부족, 판로 확보 실패, 기후 변화 등으로 소득이 불안정해질 경우, 상당수 귀농인은 버티지 못하고 농촌을 떠난다.
이번 개정안이 주목받는 이유는 농업 실패를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리지 않고, 정책이 개입해야 할 영역으로 본 점이다. 조례는 중장년 귀농인이 기존 농업 경영에서 벗어나 다른 영농 방식이나 농업 연계 사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근거를 명확히 한다.
김 의원은 “농업 경영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귀농 자체를 망설이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다양한 영농·영농 관련 사업으로의 전환을 쉽게 만들어 재도전이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복지성 지원을 넘어, 농촌 산업 구조의 다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체험형 농업, 농촌 관광, 가공·유통 연계 사업 등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도 안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정책의 취지는 분명하지만, 성패는 현장에서 갈린다. 경영 전환을 돕기 위해서는 단순한 교육이나 컨설팅을 넘어 실질적인 사업 모델, 판로 연계, 초기 전환 비용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조례는 선언적 의미에 머물 가능성도 있다.
김호겸 의원은 “조례가 원안대로 경기도의회 본회의를 통과한다면, 풍부한 농업 유산과 관광 자원을 가진 경기도 농촌으로의 귀농 장려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경기도의회가 이번 조례 개정을 통해 중장년 귀농인의 실패를 제도적으로 감싸 안을 수 있다면, 이는 단순한 농업 정책을 넘어 지역 소멸과 농촌 공동화에 대응하는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다. 귀농 이후의 삶을 제도 안으로 끌어안는 시도, 그 실험이 경기도 농촌에서 시작되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김병민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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