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오랜만에 학교 앞 골목 이야기를 나누며 웃었다. 이현재 하남시장은 13일 자신의 SNS에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시의 아라 나자리안(Ardy Nazarian) 시장 일행이 하남을 방문한 소식을 전하며 이렇게 적었다.
두 사람은 알고 보니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동문이었다. 단순한 외교적 만남을 넘어 같은 캠퍼스를 공유한 인연이 이번 협력 논의를 한층 더 자연스럽고 진정성 있게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렌데일시는 미국 캘리포니아 LA 카운티에 속한 중견 도시로, 월트 디즈니 컴퍼니,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등 글로벌 콘텐츠 기업이 집중된 산업도시다. 이날 방문에서 나자리안 시장은 “글렌데일은 세계 콘텐츠 산업과 기술기업의 중요한 거점”이라며 “하남과 콘텐츠·스마트도시 분야를 중심으로 장기적 협력 기반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 하남시의 설명이다.
하남시는 스타필드, 교산신도시 개발, 하남형 스마트 교통체계 등 미래도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도시 미래 산업 구조가 한국형 스마트도시 모델에 가깝다면, 글렌데일은 이미 산업 생태계를 갖춘 ‘성숙한 창조도시’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양 도시 간 협력은 단순 문화교류 수준을 넘어 산업 클러스터·인재 교류·콘텐츠 산업 연계 등 실질적 상생 구조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만남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 시장단 교류가 아니라, 미래 세대·교육 기반의 교류 가능성이 함께 언급됐다는 점이다.
USC 동문이라는 공통점은 상징적 의미를 넘어 두 도시가 공유 가능한 대학-도시 네트워크 기반의 협력 모델로 이어질 가능성을 만들었다. 하남시가 추진 중인 청년 창업 지원, 국제 교류 교육 프로그램, 초·중·고 글로벌 교육 활성화 프로젝트와 연결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하남시가 최근 강조하고 있는 콘텐츠 기반 교육 프로그램, 문화예술 교류, 해외 대학 인턴십 프로그램 구축 등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경우, 하남 청년층에는 새로운 진로·경력 로드맵이 열릴 수 있다.
과거 지방자치단체 간 국제 교류는 주로 자매결연, 축제초청, 문화행사 중심의 ‘상징 외교’에 머물렀다. 그러나 최근에는 글로벌 도시 간 경쟁 속에서 교류의 목적이 바뀌고 있다.
세계 주요 도시들은 기술·콘텐츠 산업·미래 교통·에너지 혁신 등을 중심으로 한 ‘도시 단위 국제 협력’을 통해 투자유치·산업생태계 강화·청년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하남과 글렌데일의 협력이 초기 단계지만, 양 도시의 산업 특성과 정책 방향이 맞물리는 만큼 중장기 전망은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하남시가 추진하는 ▲친환경 미래교통 ▲국제적 도시 브랜드 구축 ▲문화·콘텐츠 산업 육성 정책이 실질 협력에 포함될 경우, 이번 방문은 상징적 이벤트를 넘어 하남형 글로벌 도시 정책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
이현재 시장은 “양 도시간의 협력을 돈독히 쌓아가겠다”며 향후 추가 방문과 협약 가능성을 예고했다. 단순한 SNS 글 한 줄에서 시작된 이번 만남은, 하남의 도시 미래 전략을 가늠할 중요한 신호가 될 수 있다. 도시는 교류를 통해 성장하고, 협력을 통해 미래를 설계한다.
앞으로 하남시가 외교적 만남을 실제 정책과 산업 협력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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