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정부 ‘포용적 공동체 정책’ 상징 행보
 
[이코노미세계] 추석 명절이면 대다수 가정은 가족이 모여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사회에는 홀로 쓸쓸히 명절을 보내는 이들도 존재한다.
김보라 안성시장은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안성 광복사에 모신 독립유공자와 안성추모공원에 안치된 무연고자를 위한 차례상을 마련했다”고 밝히며 “즐거운 명절일수록 외로운 이웃을 기억하자”고 전했다.
김 시장의 이번 행보는 안성문화원과 협력해 진행됐다. 안성문화원 관계자는 “무연고자 중 상당수는 사실상 가족이 있지만 경제적 이유, 오랜 단절 등으로 관계가 끊겨 명절에도 혼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며 “지역사회가 대신 기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무연고자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 구조와 경제적 격차가 만들어낸 상흔이다. 안성시 관계자에 따르면 무연고자 상당수는 생활고와 가족 내 갈등으로 인해 오랫동안 왕래가 끊긴 경우가 많다. 그 결과, 법적으로는 가족이 존재하지만 사실상 단절된 채 홀로 살아가거나 생을 마감한다.
김 시장은 “경제적 이유로 가족의 역할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현실은 너무 안타깝다”며 “명절만큼은 함께 기억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이 같은 현상을 사회적 안전망 부재의 단면으로 해석한다.
이번 추석 차례는 단순한 제례 행사를 넘어선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독립유공자는 국가를 위해 헌신했으나 여전히 일부는 널리 기억되지 못하고 있으며, 무연고자는 공동체와 단절된 이들이다. 두 집단을 함께 기리는 의식은 ‘공동체의 기억’을 되살리는 시도이자, 안성시가 추진하는 ‘포용적 공동체 정책’의 상징적 행보로 평가된다.
안성시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무연고자 돌봄 정책을 강화할 방침이다. 시는 추모공원 관리와 차례상 마련 같은 상징적 행사를 넘어서, 생활지원과 지역사회 연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 시장은 “명절에만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도 이웃을 돌보는 정책적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정책적·사회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역사회 자원봉사 활성화 ▲노인·저소득층 맞춤형 복지 프로그램 확대 ▲공영 장례 지원 등이 대표적인 방안이다.
김보라 시장은 “추석은 감사를 전하고 먼저 가신 분들을 기억하는 시간”이라며 “외로운 이웃에게도 따뜻한 손길이 닿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지역사회의 관심과 참여가 이어진다면, 명절은 단순히 가족 중심의 행사가 아니라 공동체 전체가 서로를 기억하고 돌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안성시가 보여준 이번 시도는 지방정부가 공동체 회복의 중심축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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