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미세계] 대한민국의 지방정부가 기후위기 시대에 걸맞은 외교와 협력을 위해 또 한 걸음을 내딛었다. 최대호 안양시장이 지난 6월 30일(현지시간) 코스타리카 수도 산호세를 방문해 스테판 브루너 제1부통령과 회동하며, 양국 간 지속가능성과 평화를 향한 공동가치를 확인하고 지방정부 간 협력의 물꼬를 텄다.
이번 방문에는 김보라 안성시장, 박승원 광명시장도 동행했다. 세 지방자치단체장이 함께한 일정은 새 정부 출범기를 맞은 코스타리카 정부와의 실질적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지방외교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상징적 자리였다.
브루너 부통령은 “서로 다른 조건 속에서도 한국과 코스타리카는 평화, 공존, 지속가능성을 향한 공통의 가치를 지향하고 있다”며 “지방정부 외교 채널을 통해 실질적인 협력이 사업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최 시장은 이 자리에서 안양시의 대표적인 스마트 생태도시 전략을 소개했다. 스마트도시통합센터 운영 사례와 사회적 경제를 기반으로 한 지속가능 정책, 그리고 생태와 기술이 조화를 이루는 도시 계획 등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그는 “안양시와 관내 기업들이 코스타리카와 교류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관심과 협력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코스타리카는 중남미에서 가장 평화로운 나라로 손꼽힌다. 군대를 두지 않는 국가로 잘 알려져 있으며, 친환경 정책과 생태 보전에서도 선도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등 첨단산업 분야로 외연을 확장하며 ‘작지만 강한 나라’로서의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 최 시장은 이에 대해 “코스타리카의 고유한 분위기와 정책 철학, 기술 기반 생태 전략은 매우 인상 깊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지방외교는 단순한 형식적 방문이 아닌, 현장 중심의 배움과 실행을 전제로 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이번 방문에 담겼다. 최대호 시장 일행은 주코스타리카 한국대사관도 방문해, 호르헤 발레리오 주한 코스타리카 대사, 전근석 주코스타리카 한국대사, 김광룡 공사참사관 등 외교관들과도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눴다. 안양시의 정책 방향성과 국제적 협업 가능성에 대해 실무적 공감대를 확대한 시간이었다.
최 시장은 귀국 후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일정은 단순한 외교가 아닌, 지방정부가 주도하는 지속가능한 발전 모델을 체감하고 배우는 여정이었다”며 “행정은 제도만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가치와 방향이 통할 때 실천이 시작된다. 안양은 자연과 기술, 사람과 미래가 함께 가는 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방정부가 중심이 되어 국제 협력과 정책 교류를 확대하는 ‘로컬 외교’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안양시의 이번 행보는 단순한 방문을 넘어, 지역이 세계와 연결되는 또 하나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코노미세계 / 이해창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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