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미세계] 가을의 문턱에서 안성의 들녘이 분주해졌다.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는 옛말처럼, 잘 가꾼 농산물이 저마다의 빛깔과 향으로 시민 앞에 선보였다.
김보라 안성시장은 9월 19일 자신의 SNS를 통해 “바람의 냄새가 달라졌습니다. 가을이 왔나 봅니다”라는 글을 남기며 본격적인 수확철의 시작을 알렸다.
추석이 예년보다 늦게 찾아오면서 햇과일과 햇곡식이 제수용·선물용으로 제격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안성시 새농민회가 주관한 농산물 품평회는 바로 그 풍성한 가을을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안성시 새농민회 연찬회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품평회에는 한우, 배, 포도, 오이, 양파, 가지, 마늘, 쌀 등 지역 대표 농산물이 전시됐다.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운 농산물은 소비자와 생산자 간의 신뢰를 확인하는 자리가 되었다. 특히 품질 좋은 배와 포도는 안성 특산물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품평회에는 다육이와 야생화도 함께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참가자들은 “꽃이 주는 아름다움과 달리, 들꽃과 다육이는 묵묵히 생명력을 보여준다”며 안성 농업의 다채로움을 실감했다.
이날 품평회는 단순히 농산물 전시를 넘어 지역 공동체의 자부심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생산자들은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소비자들은 안성 농산물의 품질을 체험하며 ‘안성맞춤’의 가치를 직접 느꼈다.
농업경제학자인 경기대 박성민 교수는 “지방 농산물의 경쟁력은 ‘품질’과 ‘브랜드화’에서 갈린다”며 “안성은 수도권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살려 고급 과일과 한우 브랜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품평회와 같은 행사는 단순한 축제를 넘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직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안성시는 농업의 6차 산업화를 추진하며 가공·체험·관광과 연계한 복합 농업 모델을 모색 중이다. 농산물 품평회는 이러한 전략을 시민에게 보여주는 실질적 장이 되고 있다.
이번 품평회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단순한 판매를 넘어섰다. 내용에는 △직접효과에는 농산물 판매 증대, 직거래 활성화, △간접효과에는 관광객 유입, 지역 이미지 제고, △파급효과에는 농업인 소득 안정, 지역 브랜드 가치 상승이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청년층의 농업 참여 저조, 기후위기로 인한 생산 불안정, 대형 유통망과의 경쟁 등이다. 김보라 시장은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해 시 차원에서 청년 농업인 지원과 스마트팜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추석을 앞둔 안성의 가을 들녘은 풍성함과 따뜻함으로 물들어 있다. 농민의 땀방울, 지역의 자부심, 시민의 신뢰가 어우러진 농산물 품평회는 안성 농업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비추는 장이었다. ‘안성맞춤’이라는 이름처럼, 안성의 농업은 전통과 혁신이 조화를 이루며 또 한 번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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