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미세계] “평택의 녹색길은 단지 나무가 많은 곳이 아니라, 시민이 숨 쉴 수 있는 도시의 허파이다.”
정장선 평택시장이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평택시 바람길숲’이 산림청이 발표한 ‘산책하기 좋은 도시숲 10선’에 선정됐다는 사실을 알리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선정은 평택시가 도시숲 조성에 쏟아온 노력과 정책의 성과를 대외적으로 인정받은 사례로, 특히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바람길숲은 평택시 전역을 잇는 약 70km 길이의 초대형 녹색 네트워크로, 단순한 숲길을 넘어 테마형 산책로, 맨발 걷기길, 쉼터, 야간 조명 등 다양한 콘텐츠를 품고 있다. 시민의 건강과 휴식, 도심 열섬현상 완화, 대기질 개선 등 환경적·생활적 측면에서 다각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평택시는 전체 면적 중 산림 비율이 16.9%로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겉으로 보기엔 녹색 정책을 펼치기 어려운 도시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조건 속에서도 ‘숲의 도시’라는 별칭을 얻기까지는 시의 전략적이고 장기적인 정책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정 시장은 민선 7기 출범 이후 ‘도시의 미래는 녹색에 있다’는 기조 아래, 대규모 공원 조성과 바람길숲 조성 사업을 핵심 의제로 삼아 정책을 추진해 왔다. 바람길숲은 시 전역을 관통하며 도시의 열기를 식히고, 도심 사이사이에 생태적 완충지대를 형성해 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시민의 이용 편의를 고려해 접근성 높은 위치에 조성돼 있으며, 일부 구간은 야간에도 안전하게 산책할 수 있도록 조명을 설치했다.
시민들은 자연스럽게 도시 속 걷기 문화를 체험하고, 아이들은 숲 체험 교육과 함께 자연과 친숙해지는 기회를 누릴 수 있다.
지구 평균기온이 상승하고, 도심 열섬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도시숲은 ‘녹색 인프라’로서 재조명받고 있다. 산림청 관계자 역시 “이제 숲은 단순한 조경의 개념을 넘어 도시 생존을 위한 구조물”이라며, 도시숲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바람길숲은 미세먼지 저감, 기온 완화, 생물다양성 확보 등 기후변화 대응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 시장은 “기후 위기는 단기적 처방으로 해결할 수 없다. 도시 곳곳에 숲을 연결하고, 녹색 통로를 확보해 지속가능한 생태 도시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평택시는 현재 ‘그린웨이 30년 계획’이라는 중장기 프로젝트를 통해 향후 30년간 녹지와 도시계획을 유기적으로 연계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이 계획은 단발성 숲 조성 사업이 아닌, 도심 전체를 생태적으로 설계하는 종합적인 마스터플랜으로 평가받고 있다.
도시 주변의 공원, 하천, 유휴지 등을 연결해 숲과 길이 하나의 생태 네트워크로 작동하도록 만들고, 시민들이 일상에서 손쉽게 자연을 접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핵심이다. 이를 위해 평택시는 국비 확보와 민간 참여 확대 등 다각적인 행정 지원을 추진 중이다.
정 시장은 “숲은 시민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도시의 숨결을 이어주는 생명선”이라며 “평택형 녹색도시는 단순한 환경정책을 넘어 삶의 질을 바꾸는 시정 철학”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시민 김은정(38·서정동) 씨는 “야간에 바람길숲을 산책하는 것이 하루 중 가장 편안한 시간”이라며 “아이들과 주말에 가볍게 걷기에도 좋고, 무엇보다 안전하게 조성돼 마음 놓고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숲을 통한 평택의 변화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녹지의 양적 확대를 넘어 질적 고도화를 이루기 위한 시의 노력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도시의 기온을 낮추고, 시민의 건강을 지키며, 세대 간 자연을 잇는 공간. 그것이 바로 ‘평택 바람길숲’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도시의 풍경이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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