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낡은 골목, 예술과 공동체로 채워지는 미래
- 시민이 만드는 새로운 문화 지도

[이코노미세계] 20년 가까이 잊힌 듯 방치됐던 수원 영화동이 드디어 깨어난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영화 문화관광지구를 도시재생 혁신지구로 최종 확정하면서, 낡은 동네는 이제 문화와 공동체의 무대로 다시 빛을 발할 준비에 나섰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영화지구를 글로벌 문화관광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며 주민들과 희망을 나눴다.
영화동은 수원화성과 맞닿아 있으면서도 오랫동안 도시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었다. 좁은 골목과 노후 건물, 줄어드는 상인들, 그러나 바로 그 세월이 고스란히 켜켜이 쌓여, 영화동은 이제 ‘시간의 흔적을 품은 문화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했다.
문화학자들은 영화동의 가치를 “사라진 옛 도시의 시간을 시민과 공유할 수 있는 드문 무대”라 평가한다. 단순한 개발이 아닌 역사와 문화의 복원, 그리고 공동체의 재탄생이 이번 혁신지구 지정의 진짜 의미다.
영화동 재생 프로젝트는 단순히 건물을 새로 짓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전통과 현대의 공존, △주민 중심 생활문화, △공동체 회복등이 필요하다.
이 시장은 “영화지구를 소상공인과 주민이 함께 살아가는 공간,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도시재생의 모범사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수원시민 박모(70) 씨는 “폐허처럼 남아 있던 거리에 드디어 사람이 다시 모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뛴다”고 말했다.
영화동에서 작은 서점을 운영하는 김모(42) 씨도 “책방은 늘 손님이 드물었는데, 문화거점으로 탈바꿈하면 지역 청년과 아이들이 다시 찾아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경기대 문화정책연구소 정유리 교수는 “영화동 도시재생은 단순히 낡은 공간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수원의 정체성을 재구성하는 문화적 사건”이라며 “지역 예술가, 주민, 소상공인이 함께하는 ‘참여형 문화정책’이 실현돼야 진정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영화동은 수원화성과 세계문화유산 관광지의 관문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향후 국내외 관광객에게 한국 도시재생의 대표적 문화 모델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화동의 변화는 곧 문화와 공동체의 재발견이다. 오랜 세월의 멈춤은 이제 시민의 참여와 문화적 상상력으로 채워질 것이다.
이재준 시장은 “20년의 기다림 끝에 시작된 도약을 시민 여러분과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다짐했다. 골목마다 다시 살아날 노랫소리와 웃음소리, 그리고 그 안에서 다시 태어날 공동체의 이야기가, 영화동을 진정한 문화의 무대로 만들어갈 것이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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