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 “일회성 넘어 교육·문화 활동 연계해야”

[이코노미세계] 쓰레기가 많은 곳에서는 무심코 버리게 되지만, 깨끗한 길에서는 쉽게 버리지 못한다. 이현재 하남시장이 사회행동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밝힌 이 말은 단순한 구호를 넘어 도시 관리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하남시는 최근 ‘깨끗한 거리 감일 만들기’ 운동을 통해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끌어내며 도시 미관 개선과 공동체 의식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이현재 시장은 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깨끗한 거리를 유지하려는 시민들의 쓰레기 줍기 봉사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시장의 발언은 단순한 감사 표현을 넘어, 시민 참여형 환경 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실제로 감일지구를 중심으로 펼쳐진 이번 봉사활동에는 지역 주민, 청소년, 자원봉사 단체 등이 대거 참여했다.
사회행동학 연구에 따르면, 주변이 깨끗하면 개인의 행동 역시 달라진다. 쓰레기가 방치된 공간에서는 ‘나 하나쯤은 괜찮다’는 심리가 작동해 무심코 버리게 되지만, 반대로 청결한 환경은 ‘깨끗함을 유지해야 한다’는 집단 규범을 강화시킨다. 하남시의 시도는 바로 이 지점을 정책에 반영한 사례로 평가된다.
하남 감일동에 거주하는 김모(42) 씨는 “아이와 함께 봉사에 참여했는데, 집 앞 거리가 깨끗해지니 스스로 쓰레기를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환경 교육 효과까지 있어 가족 단위 참여가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이모(58) 씨는 “그동안 지자체 청소에만 의존했는데, 직접 거리를 청소해보니 애착이 생겼다”며 “이제는 버려진 쓰레기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환경심리학을 연구하는 한양대 ○○ 교수는 “청결한 공간이 주는 심리적 억제 효과는 도시 관리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하남시의 사례는 단순한 청소 활동을 넘어, 시민의식을 전환시키는 ‘사회적 장치’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또한 “지속성을 확보하려면 일회성 캠페인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 교육·문화 활동과 연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깨끗한 거리는 단순히 보기 좋은 환경을 넘어, 도시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쾌적한 환경은 주거 만족도를 높이고, 외부 방문객에게 긍정적 이미지를 준다. 하남시는 이번 캠페인을 시작으로 매월 정기적인 거리 정화 활동을 추진하고, 참여 시민에게 봉사활동 시간을 인정하는 제도적 지원을 검토 중이다.
한편 하남시의 ‘깨끗한 거리 감일 만들기’ 운동은 단순한 환경 미화 활동이 아니다. 사회심리학적 근거에 기반해 시민들의 행동 변화를 유도하고,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는 새로운 도시 관리 모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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