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직자·자원봉사자 자발적 참여, SNS로 공유된 리더십

[이코노미세계] “땅이 무너지고 삶의 터전이 흔들린 그곳에 지금 안양의 진심이 닿고 있다.” 25일 아침, 최대호 안양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충남 예산군 수해 복구 지원 현장을 찾은 소식을 전하며 이 같은 문장으로 시민의 마음을 울렸다.
지난 집중호우로 예산군에는 다수의 주택이 침수되고 비닐하우스와 농작물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삶의 기반이 흔들린 현장에 안양시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 공직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자발적으로 지원에 나서며 지방정부 간 연대의 새로운 모범 사례를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더운 날씨에도 안양시의 움직임은 분주했다. 행정의 경계를 넘은 응급복구 활동에는 실무진뿐 아니라 현장 경험이 풍부한 자원봉사자들도 함께했다. 이들은 무너진 농가의 잔해를 치우고, 젖은 농작물을 정리하며 복구의 첫 단계를 밟았다.
최 시장은 “함께하신 공직자, 자원봉사자 한 분 한 분의 수고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오늘 이 땀이 회복의 물줄기를 만들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리고 현장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SNS를 통해 ‘진심’이라는 메시지를 시민과 공유하며 정신적 중심 역할을 수행했다.
실제로 현장에 참여한 공무원은 “지방정부 간의 협력은 단순한 행정이 아니라, 같은 국민으로서의 연대라는 사실을 체감했다”며 “고된 작업이었지만 그 어떤 행정보다 값진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이번 수해 복구 참여는 단순한 복구 지원을 넘어, 지역 간 공공외교의 의미까지 지닌다. 안양시가 예산군에 인력과 지원을 보내는 결정은 단기적 대응을 넘어 공동체 회복을 위한 장기적 연대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그 손길 하나하나가 이 땅에 다시 피어날 희망의 씨앗이 될 것입니다”라는 최 시장의 메시지는, 물리적 복구 이상을 지향하는 회복의 철학을 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움직임이 지방자치단체 간의 협력 강화를 넘어, 재난 대응 구조의 분산화와 유연화를 촉진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한국행정연구원의 김도현 박사는 “지방정부가 자율적이고 주체적인 판단으로 타지역의 위기에 손을 내미는 모습은 매우 고무적이다. 이는 중앙정부 주도의 일방적 구조보다 훨씬 탄력적인 재난 대응 시스템을 기대하게 한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점은 최대호 시장이 SNS를 통해 시민과 직접 소통한 방식이다. 수해 현장에 직접 동행하지 않았음에도,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참여의 상징성’을 확보하고 시민과의 정서적 거리를 좁혔다.
이는 정치적 PR을 넘어 시민사회의 공감대를 유도하고,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효과적이었다는 평가다. 특히 공직자와 시민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을 조명함으로써, 개인의 연대가 가진 공동체 회복의 힘을 강조한 메시지는 수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줬다.
이에 대해 지역 커뮤니티 활동가 한00 씨는 “시장 개인이 감정적으로 메시지를 전한다는 점은 그 자체로 리더십의 형태”라며 “시민은 정제된 보도자료보다 ‘그날 현장에서 누가 함께 있었는가’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안양시의 대응은 향후 지방정부 간 협력 체계를 정립하는 데 기초자료로 기능할 수 있을 전망이다. 행정안전부는 최근 재난 대응의 지역 단위 자율성 확대를 골자로 한 정책을 검토하고 있으며, 안양시 사례는 이에 대한 실천적 근거가 될 수 있다.
한편 안양시는 향후 예산군과의 교류 확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복구 이후에도 농산물 직거래, 인력 교류, 재난 대응 훈련 협력 등 다양한 공동 프로그램을 모색하며 ‘재난 연대’를 ‘상생 협력’으로 전환시키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단순한 위로 이상의 행동이 시민과 공무원, 리더의 손끝에서 이어졌다. 안양시가 보여준 이번 행보는 지방정부의 역할이 단지 관할 구역 안에서 끝나지 않음을 상기시킨다.
수해 복구 현장에서 묵묵히 흘린 땀방울 하나하나가 진심을 만들고, 그 진심이 곧 공동체를 회복시키는 힘이 된다는 사실. 이번 예산군 복구 현장에서 가장 뚜렷이 보인 것은, ‘땀은 말보다 진하다’는 교훈이었다.
이코노미세계 / 김병민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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