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축제·예술 활동 활성화 기대

[이코노미세계] 화성특례시가 자랑하는 노을 명소 궁평관광지로 가는 길이 한층 넓어졌다. 서신면 궁평리와 백미리를 잇는 연결도로 확포장 공사가 9년 만에 마무리되며, 화성의 문화·관광 인프라 지도가 새롭게 그려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교통 편익을 넘어, 이번 개통은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누릴 수 있는 문화 향유권 확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궁평관광지는 전국적으로 손꼽히는 일몰 명소다. 붉게 물드는 노을과 갯벌, 전통어촌의 풍경은 단순한 관광 자원을 넘어 화성의 문화적 정체성을 상징해왔다. 매년 수십만 명의 방문객이 찾지만, 교통 혼잡과 접근성 한계로 불편을 겪어왔다.
이번에 완공된 도로는 총 연장 4.5km, 폭 15m(2차로) 규모로, 총 사업비 846억 원이 투입됐다. 그동안 '찾기 어렵고 불편한 명소'였던 궁평관광지가 이제는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열린 문화 공간으로 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배정수 화성특례시의회 의장은 개통식에서 “궁평은 화성의 자연과 문화가 집약된 공간”이라며 “이번 도로 개통은 화성의 문화적 매력을 전국에 널리 알리는 계기”라고 강조했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과 관광객들은 도로 개통을 단순한 편리함 이상의 문화적 혜택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주민과 외부 관광객 모두 ‘편리함’에서 나아가, 지역 문화와 자연을 더 가까이 체험할 수 있는 계기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도로 개통을 화성 문화관광 산업 발전의 기폭제로 분석한다.
경기연구원의 한 문화관광연구위원은 “접근성은 관광 산업의 핵심 요소”라며 “궁평·백미리 일대가 서울과 수도권에서 한 시간 내외로 도달 가능한 ‘주말 문화 여행지’로 자리매김하면, 화성의 지역 문화 콘텐츠는 훨씬 더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화성시는 매년 궁평관광지에서 갯벌체험, 어촌축제, 지역 문화예술 공연 등을 이어왔다. 이제 더 많은 관광객이 쉽게 유입되면서, 지역 축제의 관람 인원 증가와 예술인들의 무대 확장, 전통문화 계승 활동 활성화가 기대된다.
하지만 과제도 남아 있다. 갑작스러운 방문객 증가는 곧 환경 훼손, 생활 쓰레기, 지역 생태계 교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주차난과 숙박·문화시설 부족 문제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이에 화성특례시의회는 교통·환경·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지속 가능한 관광 정책을 예고했다. 시의회 관계자는 “도로 개통은 시작일 뿐”이라며 “주민 참여형 문화 프로그램과 친환경 관광 관리 시스템을 마련해 화성의 문화적 가치를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궁평관광지 연결도로 개통은 단순히 ‘길을 낸 일’이 아니다. 그것은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문화를 누리는 권리, 화성의 문화적 정체성을 지켜내는 기반을 넓힌 사건이다.
앞으로 이 길을 따라, 화성의 노을과 갯벌, 그리고 마을 공동체가 어우러진 ‘문화도시 화성’의 미래가 더욱 선명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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