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봄에는 체육대회로 즐겁게 왔지만, 여름엔 폭우가 내려 무거운 책임감으로 왔다.”
10월 17일,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올해만 다섯 번째로 가평을 찾았다고 밝혔다. 이번 방문은 단순한 일정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여름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가평은 여전히 복구의 시간을 보내고 있고, 김 지사는 그 복구의 전 과정에 발맞춰왔다.
올봄, 김 지사는 경기도체육대회 개막식에 참석해 지역 화합의 장을 함께했으며, 폭우가 쏟아진 7월에는 직접 수해 현장을 점검하고 자원봉사에도 참여했다. “자발적으로, 진심을 다해 복구에 나선 군 장병들과 주민들의 모습을 보며 저 또한 감명을 받았다”는 그의 말은 행정가이자 동료 시민으로서의 자세를 보여준다.
이번 가평행의 첫 일정은 맹호부대를 찾는 일이었다. 김 지사는 “수해 당시 두 팔 걷어붙여 복구에 나섰던 장병들의 헌신이 잊히지 않았다”며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당시 맹호부대는 침수된 마을 복구, 토사 제거, 도로 정비 등 가장 위험한 현장에서 주민들과 함께 땀을 흘렸다.
김 지사의 이러한 ‘감사 행정’은 단순한 의례적 방문이 아니라, ‘기억과 재방문’의 정치라는 평가를 받는다. 일회성 퍼포먼스가 아닌, 재난 이후의 후속 점검과 사람 중심의 회복을 중시하는 도정 철학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김 지사는 이날 점심시간을 수해 이후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이재민들과 함께 보냈다. 그리고 “일상생활이 여전히 불편할 텐데도 긍정적으로 지내시는 모습에 마음이 놓였다”며 “조속히 집으로 돌아가실 수 있도록 끝까지 살피겠다”고 말했다.
현장에 동행한 한 자원봉사자는 “지사님이 주민들과 나란히 앉아 도시락을 나누며 일일이 안부를 묻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며 “행정이 아닌 인간적인 온기가 느껴졌다”고 말했다.
가평은 이번 집중호우로 가옥 침수 50여 채, 도로·교량 유실 등 큰 피해를 입었다. 경기도는 특별교부세와 예비비를 활용해 긴급 복구에 나섰고, 현재 90% 이상의 피해 지역이 복구를 마쳤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주민은 임시 거주지에서 생활하고 있다.
마침 이날은 ‘가평군민의 날’이었다. 김 지사는 “올해 유독 자주 찾았던 가평이기에 더 정이 간다”며 “군민의 날을 여러분과 함께해 더 기쁘다”고 밝혔다.
수해로 인한 상처를 품은 지역에서 열리는 군민의 날은, 공동체가 스스로를 회복하는 상징적 행사다. 김 지사는 축제 현장에서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가평은 어려움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도는 언제나 여러분 곁에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군민의 날 행사에는 지역 사회단체, 복구 자원봉사자, 학생, 군 장병 등 3천여 명이 참여해 ‘함께 회복하는 가평’을 주제로 다양한 공연과 전시가 열렸다. 행사의 한 관계자는 “지사의 참석이 주민들에게 ‘잊히지 않았다’는 신뢰를 심어줬다”고 평가했다.
김 지사가 이날 타고 온 차량은 ‘달달버스’였다. 도가 운영 중인 ‘현장 소통형 정책버스’로, 김 지사가 직접 지역을 돌며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는 상징적 도구다.
달달버스는 ‘달려가서 달콤한 정책을 만든다’는 의미를 담았다. 도민의 삶의 현장을 찾아 목소리를 듣는다는 취지로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도정의 대표적 참여형 소통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
김 지사는 “가평의 이야기는 가평에서 듣고, 해답도 현장에서 찾는다”며 “도정의 중심은 언제나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동연 지사의 가평행은 단순한 방문이 아니라, ‘재난 이후의 회복력(Recovery)’을 정책의 핵심으로 삼은 지방행정의 새로운 모델을 보여준다.
김 지사의 도정 스타일은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첫째, ‘현장 중심’ 재난·복구·축제 등 지역의 모든 국면에서 현장을 직접 찾는다. △둘째, ‘감사 행정’ 맹호부대 방문처럼 공공과 민간, 군과 시민의 노고를 잊지 않는다. △셋째, ‘연대와 회복’ 행정의 끝을 복구가 아닌 ‘사람의 회복’으로 본다.
한편 김동연 지사의 다섯 번째 가평 방문은 행정의 성과보다 ‘사람’과 ‘관계’에 초점을 맞춘 현장의 정치였다. 김 지사의 발걸음이 잦은 이유는 단순한 일정이 아니라, 경기도가 표방하는 ‘사람이 중심인 도정’의 실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평의 가을 하늘 아래, 달달버스는 조용히 떠났다.
이코노미세계 / 김병민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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