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미세계] 성남시가 청년 창업을 지역 경제 활성화의 동력으로 삼고 있다. 모란과 성남동 일대 골목에만 지난해 20여 개, 올해 33개 점포가 새롭게 문을 열며 ‘청년 창업 거리’가 조성되고 있다.
이에 신상진 성남시장은 “제2의 성수동 같은 젊음의 거리를 만들겠다”며 청년 창업 지원에 강한 의지를 밝혔다.
성남시는 전통적 상권 침체와 청년 일자리 부족이라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었다. 그러나 소규모 점포 창업 지원사업을 통해 청년들에게 창업 기회를 열어주면서 골목 풍경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실제로 모란·성남동 골목에는 카페, 쌀국수 전문점, 수제 맥주집, 디저트 숍 등 50여 개의 점포가 성황리에 운영 중이다. 특히 지난해 1호로 문을 연 청년 창업 카페는 장사가 잘돼 인접 점포를 확장할 정도로 성장했고, 쌀국수집 역시 손님이 몰려 또 다른 공간을 확보하며 ‘맛집’ 반열에 올랐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1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청년이 창업하고 청년이 찾는 젊음의 거리를 조성하겠다”며 “상권 활성화를 통한 지역경제 부흥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청년 창업자들과 직접 점심 식사를 하며 소통했고, 현장의 목소리를 시정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서울 성수동은 카페와 공방, 디자인 스튜디오 등이 몰리며 청년 창업의 상징적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성남시가 이를 모델 삼아 모란·성남동 골목을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성수동은 오랜 기간 축적된 창작·문화 자산이 기반이 됐다는 점에서 단순 모방만으로는 어렵다”며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성남시 정책연구원 이모 박사는 “청년 창업 거리로 성장하려면 단순히 점포 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정체성과 연계된 창업 아이템 발굴, 문화·관광 요소와의 결합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지역 상권 전문가들은 성남시의 청년 창업 활성화가 중장기적으로 다음과 같은 경제적 효과를 낳을 것으로 분석한다. 내용을 본다면 △소비 인구 유입 확대, △지역 고용 창출, △세수 증대 등이다.
특히 ‘청년 창업 거리’가 브랜드화될 경우, 인근 부동산 가치 상승과 더불어 문화·관광 자원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쌀국수 전문점을 운영하는 20대 창업자는 “시의 지원 덕분에 초기 자금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며 “손님이 늘어 확장을 계획 중인데, 이런 성공 경험이 다른 청년들에게도 용기를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인근 주민 김모(58) 씨는 “예전엔 골목이 어둡고 썰렁했는데, 요즘은 젊은 사람들이 찾아오면서 활기가 돌고 있다”며 “동네 이미지까지 좋아진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창업 거리의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창업 이후 경영 교육 및 컨설팅 △임대료 상승 억제 장치 △지역 사회와의 상생 구조 마련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성남시는 이를 위해 청년 창업자 대상 멘토링 프로그램, 임대료 안정화 대책, 문화축제와 연계한 상권 홍보 방안을 추진 중이다.
청년 창업을 앞세운 성남시의 실험은 이제 막 시작 단계다. 그러나 활기를 잃었던 골목에 다시 불이 켜지고, 청년들의 도전이 지역 경제의 새로운 희망으로 자리 잡는 모습은 분명 긍정적이다.
이코노미세계 / 김병민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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