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명근 화성시장 “장애·비장애 함께 웃는 사회 만들 것”

[이코노미세계] 가을비가 내리던 10일 화성특례시 남양읍의 한 체육공원에서는 잔디 위로 구슬같은 공이 굴러갔다. ‘론볼(Lawn Bowl)’이라 불리는 이 경기는 ‘잔디 위의 컬링’이라 불리며,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생활체육이다.
이날 한국척수장애인협회 화성시지회가 주최한 ‘어울림 축제’ 현장에는 평균 연령 60세의 참가자들이 모여 구슬 같은 공을 던지며 웃음꽃을 피웠다. 비장애인뿐 아니라 척수장애인 선수들도 함께 구슬을 굴리며 승부를 즐겼다.
화성특례시 정명근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장애와 비장애, 세대와 세대를 잇는 자리가 되어 행복했다”며 “스포츠는 단순한 경쟁이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언어”라고 밝혔다.
화성특례시는 단순한 스포츠 행사를 넘어 ‘포용의 도시’라는 정체성을 정책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매년 ‘화성특례시장배 론볼대회’를 개최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경기 문화를 정착시키고 있으며, 장애 유형에 맞춘 종목을 지속적으로 발굴 중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전국 최초로 시각장애인 축구부를 창단한 지방자치단체라는 점이다. 화성시의 시각장애인 축구팀은 창단 이래 전국대회에서 꾸준히 입상하며 장애인 체육의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다. 이러한 실험적 시도는 단순한 복지 차원을 넘어 시민 모두가 함께 참여하고 응원하는 ‘사회 통합형 스포츠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화성시는 또 장애인 체육시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전용 론볼장, 보조 이동로, 저상 셔틀버스 등을 확충하고 있으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일하게 이용 가능한 ‘통합형 생활체육센터’ 건립도 검토 중이다.
정명근 시장은 “장애가 있더라도 스포츠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실제로 화성시의 장애인 체육 정책은 복지 차원의 ‘지원’에서 한 걸음 나아가, ‘참여와 문화’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복지의 수혜자’에서 ‘주체적 시민’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분석한다.
이러한 흐름은 시민들의 인식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화성시 체육회 관계자는 “과거엔 장애인 체육 행사가 열리면 관객이 거의 없었는데, 요즘은 가족 단위로 구경 오거나 직접 참여하는 시민이 많다”며 “장애인 체육이 지역의 ‘공동체 축제’로 자리 잡고 있다”고 전했다.
정명근 시장은 이날 행사에서 “앞으로도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함께 땀 흘리며 웃을 수 있는 화성특례시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 시장의 말처럼 화성시는 장애인 체육을 통해 단순한 복지를 넘어 공동체 회복의 장을 열고 있다.
시는 향후 ▲장애인 스포츠 지도자 확대 양성 ▲생활체육 프로그램 내 장애인 참여 비율 상향 ▲학교체육-장애인체육 연계 프로그램 신설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론볼·휠체어농구·시각축구 등 각 종목별 대회를 지역축제로 발전시켜, 시민 참여형 스포츠 축제 모델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도시는 인프라로만 완성되지 않는다. 함께 웃고 움직이는 시민이 있을 때 비로소 도시가 살아난다.” 정명근 시장의 이 발언은 단순한 행사 소감이 아니다. 그것은 화성시가 지향하는 ‘공감의 도시, 함께 사는 공동체’의 선언문에 가깝다.
비 오는 잔디 위에서 던져진 한 알의 론볼이 보여준 것은 승패가 아니었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함께 웃는 시민들의 얼굴이었다. 화성특례시는 지금 그 미소 위에 ‘포용의 도시’라는 이름을 새기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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