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미세계] 도시경쟁력의 핵심은 문화이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이 18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꺼낸 화두다. 김 시장은 의정부가 군사도시 이미지를 벗고 ‘문화중심도시’로 자리 잡기 위해 3대 전략과 12개 실행과제를 담은 ‘의정부 문화혁신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번 발표는 단순한 행정 계획을 넘어, 의정부의 미래 비전을 결정짓는 기로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 시장은 의정부의 미래를 설명하며 두 가지 질문을 던졌다.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인가(경제·일자리), 그리고 어떻게 살 것인가(문화향유).” 그리고 국가 경쟁이 아닌 도시 간 경쟁의 시대가 도래했으며, 도시 경쟁력을 완성하는 열쇠가 문화라고 강조했다.
의정부는 군사도시라는 낙인을 넘어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김 시장의 인식이다. 이는 단순한 이미지 개선을 넘어 시민 삶의 질과 도시 브랜드 경쟁력으로 직결된다.
이번 로드맵은 △도시 정체성 강화 △시민 접근성 확대 △문화기반 산업 확장, 세 가지 전략으로 요약된다.
의정부는 ‘군사도시’를 넘어 ‘문화도시’로의 전환을 꾀한다. 올해 첫 선을 보이는 ‘태조·태종 의정부 행차 행사’, ‘의정부 기록공유관 조성’, 국제행사 유치 등이 추진된다. 역사와 스토리가 담긴 도시 브랜드를 재창조하는 작업이다.
첫 시립미술관인 의정부시립백영수미술관 건립, 신상호 갤러리 조성, 의정부문화원 신축 등 문화 인프라가 본격 확충된다. 또 문화예술인과 콘텐츠, 공간을 연결하는 ‘문화공유플랫폼’을 통해 시민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
단순한 향유 차원을 넘어 ‘문화로 먹고 사는 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도 병행된다. 의정부문화관광재단 설립, 문화산업 스타트업 지원, CRC디자인클러스터 조성 등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청년층 중심의 일자리 창출과 관광산업 발전이 기대된다.
김 시장은 “문화는 행정만으로는 결코 이룰 수 없다”며 시민·예술인과의 협업을 강조했다. 그리고 “문화 잠재력이 큰 의정부가 역사·문화 자원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경기북부 문화 중심도시로 우뚝 설 수 있다”고 말했다.
문화정책 전문가들도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한국문화정책연구원의 한 연구원은 “문화 인프라 확충과 산업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전략은 균형 있는 도시 발전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의정부가 제시한 문화혁신 로드맵은 단순한 문화행정이 아닌, 도시 미래 전략이자 시민 삶의 방식에 대한 비전이다. 군사도시에서 문화도시로의 전환은 도시 경쟁력 확보와 더 나은 시민 삶을 보장하는 길이 될 수 있을까. 관건은 ‘행정’이 아닌, 시민과 예술인의 참여다. 의정부가 긴 호흡으로 시민과 함께 걸어갈 문화혁신의 여정이 이제 막 첫발을 뗐다.
이코노미세계 / 김병민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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