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미세계] 학교 수업을 마친 오후, 과천시 소재 국립과천과학관에 인근 4개 고등학교 학생들이 하나둘씩 모였다. 이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실험복을 갖춰 입고 실험 장비 앞에 섰다. 경기도교육청이 운영하는 ‘지역자원 연계 과학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학생들은 이곳에서 교과서 속 지식을 실험으로 체득하는 체험형 수업을 진행 중이다.
26일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자신의 SNS를 통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인근에서 버스로 두세 정거장 거리밖에 안 되는 가까운 거리임에도 빠짐없이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우수한 지역 자원을 교육과 접목하면 아이들은 더 넓고 깊이 있는 배움을 경험하게 된다”며 체험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프로그램은 매주 정기적으로 운영되며, 참여 학생들은 본인의 희망에 따라 과천과학관을 방문해 수업을 받는다. 교과 내용과 연계된 실험·관찰 중심의 수업은 학교생활기록부의 세부능력특기사항에도 기록돼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이점도 제공한다.
이날 수업에서는 ‘탄산이 포함된 광물에 구연산이 닿으면 어떤 반응이 일어나는가’라는 주제를 놓고 실험이 진행됐다. 탄산칼슘에 열을 가하는 과정을 통해 시멘트가 발견된 원리도 함께 탐구하며, 단순한 이론 전달을 넘어서 원리와 응용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시간이었다.
참여 학생들은 수업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과천고등학교 2학년 김서연(17) 학생은 “과학 시간에 배운 내용을 실제로 눈으로 보고 손으로 실험하니 이해가 더 잘 되고 흥미도 높아진다”며 “이런 수업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은 과천과학관뿐 아니라 도내 박물관, 생태공원, 연구기관 등 다양한 지역 자원과 연계한 수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임 교육감은 “지역에 숨어 있는 교육 자원은 무궁무진하다”며 “이를 최대한 발굴해 아이들이 학교 안팎에서 균형 잡힌 학습을 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이 같은 지역 자원 연계 수업이 공교육의 질적 향상을 이끄는 동시에,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 역량을 키우는 데도 효과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도심에 위치한 박물관이나 과학관, 연구기관 등은 접근성이 뛰어나 교육 활용도가 높다.
한 교육 전문가는 “학교가 지역 사회와 연결될 때 학생들은 책으로 배우기 어려운 실제의 세계를 접할 수 있다”며 “이는 단순한 체험을 넘어 미래 역량을 키우는 중요한 교육 방식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기도교육청은 올해 하반기에도 유사 프로그램을 확대해 더 많은 학생들에게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일방적인 지식 전달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스스로 탐구하고 체험하는 교육 환경 조성이 공교육의 새로운 방향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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